표면적으로는 입을 것,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 남자 뭔가 묘했다. 2% 부족한 느낌이랄까?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느낌. 100조각짜리 퍼즐 조각 중 반개 정도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말로 정확히 딱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슬아슬하고 불안한 느낌을 주었다.
남자는 빵을 들었다가 놨다를 반복했다. 어떤 빵은 들고서 한참을 유심히 관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또 뭔가를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미친 사람인가 싶어 다시 보았는데 다행스럽게도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었고 나지막하게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듯했다. 아니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나는 오늘 아침부터 일진이 안 좋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 보니 보니 오늘 벌이도 시원치 않았다. 평소에 잘나가던 인기 상품마저 오늘은 시들했다. 아침부터 그 건물주 할망구를 마주친 것부터가 운 없는 날인지도 몰랐다. 막판엔 저 미친 사람까지. 나는 저 남자가 빵을 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어떻게 말하면 젠틀하게 쫓아낼 수 있을까?
남자는 어느새 카운터 옆 진열대까지 왔다. 카운터 옆에는 케이크가 진열되어 있었는데 케이크를 꼼꼼하게 하나하나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름과 가격표를 외울 작정인지 너무나 뚫어져라 보고 있어 케이크가 녹아내리는 거 아닌가 걱정이 들 정도였다.
그러다 나는 보고 말았다. 아래쪽에 있는 케이크를 보려 남자가 허리를 구부릴 때, 허리 뒤쪽 그러니까 엉덩이 쪽에 불쑥 솟아 나와 있는 기다란 형상을.
‘저건 뭘까? 허리춤엔 무얼 꼽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