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슨 냄새지?
막 태양이 높은 빌딩 사이로 떠올랐다. 프랭클린이 사무실에서 밤샘을 한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는 새로운 날에 여전히 전날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피곤해졌다.
졸린 눈을 비비고 다시 업무에 집중하려는 순간, 어떤 이상한 냄새가 풍겨왔다.
프랭클린에게 그 냄새는 좋고 나쁨을 떠나, 낯선 종류의 것이었다. 언뜻 느끼기에 코를 괴롭히는 듯하면서도 은근 중독성 있는. 달콤하면서도 쓴, 상큼하면서도 눅눅한 냄새.
그는 반사적으로 탕비실로 눈을 돌렸지만 그곳은 이미 아까 전부터 불이 꺼져있어 어둑어둑했다. 탕비실은 신입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코딱지만 한 공간이다.
‘당연하지, 이런 시각에. 아마 착각일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프랭클린은 눈을 감고 코를 벌름거렸다.
그러던 중 아직 업무가 제법 남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억지로 컴퓨터로 고개를 돌렸지만 여전히 눈이 침침했다. 눈을 비비거나 부릅뜨는 것만으로 나아질 피로감이 아니었다.
순간 더욱 무거운 피로가 어깨를 짓눌렀고, 다시금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냄새는 맡으려고 하면 달아나고, 일에 몰두하려고 하면 신경을 건드렸다. 피로감이 극에 달한 터라 사소한 일인데도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당장 10분 안에 업무를 마무리한다고 해도 앞으로 한 시간가량 밖에는 눈을 붙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로펌의 신입들은 파티션으로 나뉜 개인 사무공간을 사용한다. 겨우 파일 두어 개를 펼쳐 놓을 만한 비좁은 책상에서 종일 일한다.
프랭클린은 신입이 아니었지만 여전히 공용 사무실을 사용했기에, 그가 일하는 사무 공간에 사람이 없다면 로펌 전체가 비었다는 뜻이었다. 어쨌거나 냄새는 잠시 후 다시 사라졌고, 프랭클린은 컴퓨터로 눈을 돌려 단숨에 업무를 끝냈다.
그는 얼마 후 다시 그 냄새를 맡게 된다. 청년은 몰랐다. 그 희한한 냄새가 자신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