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what you eat

You are what you 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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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동안 목이 잠겼나? 나는 눈을 뜨자마자 목청을 가다듬은 뒤 구성지고도 우렁차게 오, 오오! 하고 외쳤다. 난데없이 이게 무슨 일이람.

그리고 다시금 배가 고팠다. 그런데 그제 밤에 계란을 너무 많이 먹은 반작용이었는지 밥을 먹고 싶었다. 정확히는 쌀이. 그리고 야채를 먹고 싶었다. 육식동물인 나한테 이런 일이? 희한한 감각이었다.

눈에 잔뜩 낀 눈곱을 떼어내려 눈을 비비는데 뭔가 이상했다. 내 손이 손이 아니고, 무슨 천? 혹은 겹겹이 쌓인 니트? 같은 것이 나풀나풀 움직이며 내 얼굴을 쓸고 있었다. 엥? 다시 보니 내 팔에 깃털이 가득했다.

깃털! 깃털이라고! 그랬다, 깃털. 이거 꿈인가 싶어 머리를 흔드니 이마와 턱 아래에 붙은 뭔가가 출렁였다. 이건 또 뭐냐. 날개를(!?) 당겨서 만져보니 물컹한 살덩어리가 이마에 한 개, 턱 아래에는 두 개가 달려 있었다.

거울, 거울을 봐야 해! 나는 두 날개를 펼쳐 푸드덕거리며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그제야 아래를 내려다보니 내 발은 동네 시장에서 빨간 양념을 발라 좌판에 진열해 놓은 닭발, 영락없는 닭발이었다.

재빨리 욕실로 달려갔으나 작아진 내 키로는 거울을 볼 수가 없었다. 날개가 있잖아. 날아 봐! 하지만 내가 날아오를 수 있는 높이는 고작 변기까지. 그곳에서 젖 먹던 힘을 다해 위로 또 위로 점프하며 날개를 휘저어 봤다.

거울까지 오를 때마다 얼굴 위아래로 빨간 볏이 달린 수탉 한 마리가 얼굴을 빼꼼, 빼꼼 내밀고 있었다. 뭐야, 저게 나라고?!

— 본 작품은 유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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