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으로 같을 곳을 도는 정체구간인 우주 순환로에서 일상을 무료하게 살아가는 이들 중 하나인 나는, 시를 쓰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정체구간을 돌며 생기는 집단우울증에 옮아버린 지금은, 시 한자조차 쓸 수 없고 오로지 비싼 티켓을 얻어 이 순환로를 빠져나가는 것만이 희망이 되었다. 그런 내게 누군가가 접근하는데.
개성 넘치는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기력한 화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스피디하지는 않지만 끈기 있게 따라 읽어나갈 수 있다. 유쾌한 느낌이지만, 순환로라는 소재에서 보듯 이 우주 속 이야기는 현대인들의 자화상 같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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