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편집장의 시선

“악마는 절망을 먹고 일어난다.”

피닉스 왕가의 마지막 생존자 이멜린 공주는 자신의 왕국을 멸망에 이르게 한 사내가 묻힌 동굴에 당도한다. 오직 복수라는 일념으로 자신의 왕국을 파멸시켰으나, 이젠 죽음에 이른 자를 부활시키고 그와 함께 복수의 길을 나서기로 한 것이다.

「검은 공주와 죽음의 기사」는 정통 판타지의 궤를 따르는 작품이다. 흥미롭게도 악마의 계약을 한 둘의 초창기 모습은 어둡다기보단 오히려 흥미로운 버디무비 속 인물을 떠올리게 한다. 왕국의 ‘멸망’과 그 후손의 ‘복수’라는 소재는 뻔하기까지 하지만, 저자가 우직하게 마지막까지 써내려간 이야기는 식상함을 넘어서는 단단함이 있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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