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성의 머리는 귀밑 10센티미터를 넘지 아니한다’
30년째 경찰 제복을 입고 ‘장발 속에 숨긴 불법 장비로 국가 전복을 꾀하는 종북 빨갱이 색출’을 업으로 살던 내게 어느 날 한 청년이 다가온다. 어딜 봐도 내사과에서 파견된 검열관으로 보이는 청년은, 내게 색출 과정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데.
일종의 SF 블랙코미디처럼 읽히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화자의 여유롭고 따분한 일상을 따라간다. 『화씨451』을 떠올리게 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때문인지, 유머러스하고 넉살좋은 화자의 서술 이면에 숨긴 칼날은 날카롭고 섬뜩하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편집장의 관심을 끈 새 작품 혹은 새 작가를 찾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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