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자동화된 미래, 아날로그적인 모든 것들이 몇몇 계승자를 제외하고 남아 있지 않는 시대인지라 글씨를 손으로 직접 쓰는 ‘천명필’은 장인이자 명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손글씨의 느낌을 살린 로봇이 나왔다는 뉴스에 긴장하게 되는데.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이 작품의 중심 문장처럼, 미래의 세계는 현재의 사고로는 이해될 수 없는 수많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녹차」는 그 의미를 가장 잘 살린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다 할 특별한 사건이나 구성 없이 단지 세계관과 그 안에 녹아든 일상의 이야기를 토대로 독자에게 미래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것이 이 작품이 가진 커다란 미덕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