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친구이자 앱 개발자인 사내 동료 유경에게 인공지능 챗봇 테스트를 요청받은 재은. 유경은 챗봇에게 가급적 ‘연인처럼’ 대해달라고 부탁하고, 재은은 챗봇에 ‘유경’이란 이름을 붙이고, 그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유경에 대한 속마음을 챗봇에게 얘기한다. 그런데 주변에서 챗봇을 통해 개인정보를 빼간 사건을 얘기해 주자 퍼뜩 의심이 드는데.
「나의 서투른 유경에게」는 54매의 짧은 로맨스 단편소설이다. 로맨스의 외피를 두르고는 있지만 작중 제3자의 입을 타고 지나가듯 언급된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대화 내용을 훔쳐본 사건’이 극 전체의 분위기를 아우르고 있다. 챗봇이라는 독특한 매개체를 통해 이성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건, 현재의 디지털 문명에서도 바로 눈앞에 닥쳐온 현실로 느껴져 자못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이러한 설정을 지렛대삼아 대화라는 진정한 사람간의 소통에 대한 저자의 목소리가 잘 전달되기도 한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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