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혹

작가

2023년 1월 편집장의 시선

“기차, 기차가 오고 있어.”

대입수능을 한 달 앞두고 친구와 함께 학교 자습을 빼먹은 채 산책을 나온 나는,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급히 철도교 아래로 비를 피한다. 그러던 중 문득 고양이들의 울음 소리를 들었다는 친구의 말에 사다리를 타고 다리 위 기찻길에 올라섰다가, 다리에 발이 끼여 애처롭게 우는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는데.

「미혹」은 과거를 회상하는 화자의 이야기로 시작과 끝을 맺는다. 별다를 게 없어 보이는 이야기지만, 전개는 예상과 달리 강렬하고 잔혹한 방향으로 흐른다. 최대한 절제하는 듯 보이면서도, 자연스레 트라우마를 풀어내는 저자의 이야기 솜씨가 흥미롭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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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에 자동 응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