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중앙에 있는 묘광산에 산신이 입정한 지 900년에 이르렀을 때, 산신인 일광은 자신의 뒤를 이어 묘광산의 산신이 될 ‘각관’을 만난다. 보랏빛 유성을 타고 아이로 내려온 각관은 금세 성장하지만,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만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쟁터에서 죽을 상처를 입고 산에 들어선 한 사내가 각관에게 큰 결심의 기회를 던진다.
『각관전』은 하나의 중심이 된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으로 나선 각관이 바라본 이야기의 연속인 옴니버스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포송령의 <요재지이>를 떠올리듯 여러 불가해한 기담을 이어 붙이되, 각관을 서사의 중심으로 가져오려고 노력한다. 문체에서 풍기는 고유의 분위기가 매력적이고, 각기의 이야기도 흥미로워 쉼 없이 읽을 수 있는 장편 연작이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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