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내게 예비신부인 켈리는 집요하게 결혼계약서에서 ‘건상상의 이유로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라는 문구를 넣자고 요구한다. 신체 스캔소에서 개인의 신체 스캔 항목 중 ‘커피와 같은 다량의 카페인 음료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40세 이후 심각한 위장 소화기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분 때문이었다.
「결혼 계약서」는 사실 커피에 관한 이야기보다 이를 다루는 세계관이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SF란 장르답게 작가의 상상력은 작품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온라인으로 결혼 후원을 받고 디지털 아바타로 참석하는 하객들의 공증을 받는 결혼문화, 가상의 업무공간의 묘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커피’라는 기호식품에 대한 시대의 변화를 담아낸 논쟁까지 작품을 읽다보면 구석구석에서 하나씩 튀어나오는 상상들은 작품의 흡인력을 높인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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