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어물 도매상을 운영하는 형식은, 우연히 출근길에 과거에 알고 지낸 한 사내를 만난다. 행색이 남루하고 정신을 반쯤 놓은 듯한 그 걸인은, 과거 A시의 광장시장에서 만물 슈퍼를 운영하던 안 씨였다. 같은 시장 상인이었기에, 그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의문을 품은 형식은, 광장시장에서 알고 지내던 정육점 주인인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그간의 이야기를 전해듣게 된다.
<헬메이커>는 한 재래시장 상권을 두고 벌어지는 분란을 소재로 하고 있다. 만물 슈퍼 안 씨를 너무 극단적으로 만들어놓은 게 아닌가 싶긴 하지만, 국가 이권을 보고 갑자기 끼어든 이들과 골목 상인들 간의 복잡한 신경전과 이로인해 상권이 몰락해 가는 과정은 풍자극이라기보단 다큐에 가깝다고 하겠다. 장르적 색채가 강하진 않지만 흥미롭게 읽히는 작품이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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