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4월에 추천하는, 결혼에 관한 색다른 견해

2019.4.5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던 3월이 지나고, 꽃들이 서서히 망울을 터뜨리는 4월이 돌아왔습니다. 올해는 여의도 벚꽃축제가 4월 5일부터 시작되는 등, 작년보다는 벚꽃 개화 시기가 이르다고 합니다. 전국에서 여러 꽃 축제 소식이 들려오네요. 마음에 살랑살랑 바람이 부는, 봄맞이 새단장의 계절 4월이군요! 바야흐로 날이 풀리며 사람뿐만 아니라 바닷가 갈매기도, 번데기 속 나방도 짝짓기에 나서는 계절이죠. 그리하여 브릿G에서 준비하였습니다, 말랑말랑해지려는 여러분의 마음을 차갑고 냉철하게 단련시켜 드릴 이야기들! 바로 결혼에 관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럼 우선은 프로포즈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해 볼까요.

 

“교회 다닌다는 건 강유 씨 부모님께 잘 보이려고 거짓말한 거예요.”

시작은 이 이야기로 열면 좋겠군요. 원고지 19매의 초단편인 이 작품은, 결혼을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대하는 지독히도 현실적인 여자, 소정이 꿈(?)을 실현하는 내용입니다. 왕자님을 꿈꿔 왔던 소정이 맞닥뜨린 결혼의 과정이 썩 나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어쨌거나 두 사람이 원하는 합의점이 맞았기 때문이겠지요. 앞으로 만날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이 두 사람의 결혼은 그럭저럭 순탄할 것 같은 예상도 드네요. 그나저나 ‘커피로 치자면 카페라테도 아메리카노도 아포가토도 아닌 에스프레소에 사약을 탄 듯한’ 진한 키스 장면, 저도 한번 구경해 보고 싶어요. 후후훗.

자, 프로포즈의 단계는 지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시작부터 아내의 부재에 관한 작품 두 편을 연속으로 소개하게 되었네요.

 

“크리스마스에 나는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내가 원하는 건 오로지 당신뿐이에요.”

Oo 작가의 「안드로이드」에는 안드로이드와 함께 살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내의 죽음 이후 아내를 닮은 안드로이드와 함께한 지도 1년, 남자는 살아 있던 아내에게 해 주지 못했던 친절이나 관심을 안드로이드에게 비치지만 기계 인간의 무표정한 얼굴에는 생전의 아내가 보이던 다정한 표정들이 떠오르는 법이 없습니다. 아내와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있을 때 잘해”라는 해묵은 조언이 떠오를 수밖에 없네요. 결말에 이르면 촘촘하고 영리한 설정에 자연스럽게 놀라게 되실 겁니다.

 

“아내분이 실종되셨다고요?”

아내의 부재에 관한 이야기는 「월요일에 돌아올게」에서도 이어집니다. 서른넷, 결혼 3년차 동갑내기 부부, 이제 막 돌을 지난 예쁜 아이가 있는 이 평범한 맞벌이 부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토요일 오후, 평소처럼 동네 카페를 갈듯 신발을 신던 아내는 “월요일에 돌아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선 뒤, 행방이 묘연해집니다. 그날 밤까지 아내와 연락이 닿지 않자, 불안해진 남편은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하지요. 월요일에도 아내가 연락이 없자 남편은 아내의 회사와 친구를 찾아가 아내의 행방을 수소문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편은 자신이 그동안 아내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폰에는 아이 사진만 가득하지 아내의 사진이 하나도 없고, 아내의 관심사와 현재의 마음에 대해 하나도 들은 바가 없습니다. 극단적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무심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또 있을 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비단 아내뿐이 아니라, 같이 살고 있는 가족들에 대해서, 우리는 실제로 얼마만큼 잘 알고 있을까요?

자, 결혼 생활 이야기라고 하면, 이 주제 빼먹을 수 없죠. 바로 시댁 이야기입니다. 다음은 시댁 이야기에 관한 호러 작품 두 편을 소개할게요.

 

“엄마. 아직도 현진이가 싫어요? 엄마, 현진이가 아직도 미워요?”

아들에게 평범함을 강요하시던 주인공의 어머니는 ‘잘난 사람에게는 마귀가 산다’는 생각을 한평생 신념으로 삼고 살아온 범상치 않은 분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강박적인 열등감을 아들의 결혼에도 적용해서, 예쁘고 능력 있는 며느리를 맘에 안 들어 하지요. 저 애는 언젠가 너를 떠나게 될게다, 저 애는 언젠가 네게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게 될게다…… 처음에는 그런 시어머니를 이해해 보려던 아내였지만 점차 아내와 어머니의 사이에 벽이 생기고, 어머니의 마음을 달래려고 강아지를 키워 보자던 아내의 제안은 우연한 사고와 함께 독이 되어 돌아옵니다. 극단적인 결말은 충격적이고 입맛이 쓰다 못해 아릴 지경이지만 흡인력이 대단한 작품입니다.

 

“어머니 죽으면 장사 지내 줄 사람도 없어. 부탁해, 솔이 엄마…….”

다시는 문지방을 넘고 싶지도 않았던 곳이었건만, 혈혈단신으로 중병에 걸린 시어머니를 부탁하던 남편의 유언에 철천지원수가 되어 떠났던 시댁으로 며느리는 7살 딸과 함께 찾아옵니다. 하지만 아파 드러누운 시어머니는 7년 전과 변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백정의 딸이니 집안에 들일 수 없다며 방안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고, 심지어 임신한 며느리를 마루에서 밀어 떨어뜨리더니, 몰래 아이를 불법 입양 보내려고까지 했던 독하디 돗한 시어머니. 하지만 운신도 못하고 자리에 누워서 악담만 퍼붓는 시어머니는 이제 우습게만 여겨질 뿐입니다. 그러나 그런 기분도 잠시, 집안에는 차츰 불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아들을 낳지 못하면 무가치하게 여겨지던 시절의 광기를 무시무시한 필력으로 그려낸 시댁 공포물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마지막 보너스는 빠질 수 없는 육아 이야기입니다. 시댁 이야기만 무서우란 법 있나요. 육아도 사실 만만찮게 무섭거든요.

 

“애가 밤에 깨서 안 잔 게 한두 번이야? 육아 처음 해?”

오, 이건 정말 겪어 본 사람만이 아는 공포일 거예요. 밤중에 아이 울음과 함께 잠을 깨 본 이만이 느낄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육아의 공포…… 작가님이 육아 유경험자일 것이라고 의심하는 건 꽤나 합리적으로 여겨질 만큼 이 작품은 현실감이 넘칩니다. 더불어 작품 말미에 작가 코멘트까지 소오름…….

 

“4월이니까, 결혼!”이라며 핑크빛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큐레이션 준비는 결국 또 이렇게 슬픈 결말을 맞고야 말았다는 전설……. 그래도 꽃망울 방울방울 따사로운 날씨, 만끽하시는 봄이 되기를 빌어 봅니다. 피쓰!

제목 작가 장르 이벤트 독자반응
작품정보 중단편
Oo
일반
17년 12월
작품정보 중단편
설령
일반
기타
18년 10월
작품정보 중단편
매도쿠라
호러
기타
17년 4월
작품정보 중단편 추천 에디터
공포문학 단편선
호러
17년 6월
작품정보 브릿G계약 중단편
해도연
호러
추리/스릴러
17년 6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