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마저 잊게 하는 여성의 극한 복수

2018.1.26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 추위마저 잊게 하는 여성의 극한 복수에 관한 이야기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여성이 직접 복수하는 이야기부터 저주를 이용해 복수하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복수 방법을 만날 수 있는 이번 큐레이션은 각종 범죄와 폭력, 그리고 사회의 병폐들을 꼬집으며 묵직한 메세지를 던집니다. 읽을 때는 고통스럽지만 읽고 나면 통쾌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냉랭한 겨울바람이 스며드는 작품들을 한파 경보가 내린 지금 만나보세요.


“침입이 발생했습니다. 주변을 순찰해 주십시오.”

불편한 팔다리를 대신하여 입는 로봇 ‘파워 로드’와 집 안팎의 기계를 이용해 집에 침입한 괴한들을 물리치는 SF 스릴러 「힘」은 부조리한 폭력에 노출된 여성 장애인이 이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과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전개를 통해 장애 등급제와 부양 의무제의 모순, 장애인 수용 시설의 성폭행 등 묵직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복수를 하고 싶어요.”

회식 자리에 참석했던 직장 동료 중 누군가에게 성폭행을 당한 그녀는 범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사건 현장인 모텔에 찾아가 직원을 탐문합니다. 하지만 단서가 될 만한 발언을 듣지 못해, 고등학교 동창인 지수가 소개해준 한 남자에게 범인 색출 작업을 의뢰합니다. 서로 다른 목적을 품은 인물들의 서사가 맞물리며 한순간에 폭발하는 작품 「그는 탐정이 아니다」에서 범인의 정체와 놀라운 반전을 함께 확인해보세요.

 

“자, 회를 뜰 시간이야.”

오랜만에 회가 몹시 먹고 싶어 배달 주문을 한 그녀는 광명수산의 배달원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합니다. 하지만 성범죄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식에 불신을 품고 신고하는 대신 직접 복수하기로 합니다. 그때, 190이 넘는 거구의 남성을 제압하고 복수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그녀에게 어떤 목소리가 들려오는데요. 장르의 변주가 신선한 작품 「회」는 현실의 생생한 공포가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내게 최고의 남자예요.”

자동차 사고로 생긴 인연으로 연인 관계까지 발전한 두 사람. 목표 없이 전과자로 허송세월하던 남자는 자신에게 과분한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며 만나는 탓에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남자는 숨겨왔던 자신의 과거를 모두 고백하려고 결심하지만, 그녀의 사랑한다는 말에 일부는 덮어두기로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는 남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다이어트’를 부탁하는데요, 반전이 있는 「최고의 남자」에서 그 이유를 확인해 보세요.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내가 왜!!!!!!!”

과거에 대학 동창을 성폭행한 범죄를 술자리에서 자랑처럼 늘어놓은 중년 남성이 납치를 당하는 공포 단편 「당신의 두 입술이 죄를 짓는다면」은 이해할 수 없는 폭력적인 상황에 범죄자를 던져놓고 그의 언행을 역설하는 과감한 시도가 엿보이는 작품입니다.

 

“임신 확률 중 13% 여성분이 져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바이오메이어사에 입사한 서연은 생리 주기를 조절하는 약의 부작용을 바탕으로 개발된 신약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듣게 됩니다. 이성간 성관계 시 여성이 임신할 확률이 반대로 남성에게 적용되는 이 약은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성도 임신할 수 있으며, 오히려 임신할 확률이 남성이 더 높은데요.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고 낳아서 기를 환경도 되지 않지만 임신과 출산 시 피험자로 참여하는 수당 외에도 많은 보조금이 지급된다는 말에 서연은 남자친구 우석에게 알리지 않고 임상 시험에 참여합니다.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관해 시사하는 바가 큰 「토끼 밖 세상」에서 가난한 두 연인의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확인해보세요.

 

“오늘 진짜 번개하는 겁니다. 목동 스타벅스 2시”

여성이 여성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학창 시절 은영이 주도한 집단에게 따돌림을 당한 트라우마로 고통받던 은채는 우연히 트위터에서 은영의 계정을 알게 됩니다. 하나는 아름다운 외모로 ‘대박’을 하나 낚아 보려는 계정이었고, 다른 하나는 은영이 야한 사진을 올리는 계정이었는데요. 이를 알게 된 은채는 오프라인 모임에서 은영을 망신 줄 계획을 짭니다. 은채의 복수 계획은 성공할까요? 「대박」에서 확인해보세요.

 

“혹시 원할 살만한 일을 하셨거나, 주변에 적이 있는지요.”

저주라는 다소 간접적인 방식으로 보복하는 익살스러운 판타지 호러 단편 「엥폴리테 사람들 : 혓바늘리즘」도 있습니다. ‘혓바늘리즘’이라는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혓바늘로 인한 통증과 공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데요. 반전으로 느껴질 수 있는 통쾌한 결말을 지금 만나보세요.

 

“엄마는 마음을 돌리셨어. 나 때문에 여기 남기로 결심한 거야. 그러니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어.”

바다를 끼고 있는 한 소도시, ‘나’와 ‘장’은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에서도 축구부원으로 친하게 지냅니다. 그러던 3학년의 어느 날, 재단 이사장의 아들이 코치로 새로 부임하여 욕설과 구타를 일삼고, 특히 동남아 혼혈이라는 이유로 ‘장’을 집요하게 괴롭힙니다. 희생양이었던 장은 코치의 폭력에 혼자 항의하여 축구부에서 쫓겨나고, 머지않아 자살한 채로 발견됩니다. 그러나 ‘장’의 어머니가 찾아와 자살이 아니라며 ‘장’을 죽인 사람에게 복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는데요. 인종차별, 학내구타, 사학비리 등 한국 사회가 가진 병폐들을 강하게 꼬집는 「11월의 마지막 경기」입니다.

 

“우리도 진짜 어른이구나.”

학창 시절 다투고 화해하지 못했던 두 사람은 어른이 되어 놀이공원에서 만납니다.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작은 놀이기구 배를 탄 두 사람. 배는 흘러 시작 지점으로 되돌아옵니다. 두 사람을 둘러싼 과거의 진상은 드러나지 않아 아쉬우나 극적인 결말과 훌륭한 밀실로 탈바꿈한 놀이기구가 인상적인 엽편 「통과의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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