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공포 특집 3탄! 사람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2017.7.28

10월까지 지속된다는 무시무시한 폭염에 외출도 두려워지는 날들입니다. 더위도 잊게 만드는 다채로운 공포 소설들을 각 주제별로 모아 전달해드리는 여름 공포 특집 큐레이션 마지막 3탄, 이번에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그 어떤 초자연적 현상이나 괴이한 존재보다 더 무서운 사람, 그 영원한 미스터리에 대하여.

“나 아까부터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처음 무서운 얘기하자고 한 게 누구야?”
한 선배의 초대로 낚시 축제에 놀러가기로 하고 지방으로 내려간 세 명의 대학생. 낚시 축제에서 놀던 중 세 명 모두 호수에 빠뜨려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송송 뚫린 낚시 구멍 사이로 발을 빠뜨려가며 놀고 있는데, 선배가 갑자기 정색하더니 물귀신 얘기는 농담으로도 꺼내지 말라며 경고합니다. 낚시 축제에서 매년 물에 사람이 빠져 죽는 사고가 발행하자 물귀신을 달래기 위해 사람 모양으로 짚을 삼아 물속에 넣어둔다는 것. 말이 씨가 된다며 호통을 치던 선배는 지인의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시내로 떠나 돌아오지 않고, 해가 질 때까지 현장에 남아 있던 세 친구는 끝내 선배를 만나지 못하고 밤길을 걸어 기차역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런데 마침 기차역 광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남성이 하룻밤 잘 데가 있다며 남루한 쪽방으로 그들을 이끕니다. 어딘가 수상쩍고 음침한 방에서 쉽사리 잠들지 못하던 그들은 번갈아 가며 귀신 이야기를 하기로 하는데… 물귀신, 낚시 축제, 사라진 휴대폰 등 내내 기묘한 분위기로 일관하는 과정은 물론 후반부에서 몰아치는 일격의 반전이 강렬한 작품 「가장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제발 혜진이를 찾게 도와주십시오.”
일거리가 없어 한가롭게 마작을 하고 있던 중국의 한 사무소에 초췌한 행색의 한국인 남성이 방문합니다. 신혼여행으로 왔던 상하이에서 택시기사로 위장한 남자에게 아내가 납치됐는데, 기사의 얼굴을 알고 있으니 찾을 수 있게 도와만 달라며 막무가내로 간청하기 시작합니다. 납치를 한 일당이 유명 조직원이라는 소문이 나 있는 터라 공안들도 함부로 손을 못 대고 있는 사건이었는데, 남자의 간절한 부탁과 이루 말할 수 없는 행색에 동정을 느낀 ‘유하’는 여자의 행방을 찾는 일을 도와주기로 합니다. 다음 날부터 거리의 유흥가를 돌며 여자의 외모와 행방에 대해 집요하게 탐문하기를 반복한 끝에 드디어 아내가 납치된 사건의 실마리가 잡히기 시작합니다. 아내를 잃고 헤매는 남자의 절박한 여정의 끝에 도사리는 있던 냉담하고 처참한 현실, 그 비정한 풍경을 가감 없이 담아낸 도시 괴담 「로스트」입니다.

“이봐요. 아가씨. 정신 차려요.”
어두운 밤길을 가로지르며 운전하는 선영. 별 하나 없이 어두운 밤인 데다, 주파수도 잘 잡히지 않는 도로변 갓길에 비스듬히 정차되어 있는 승용차를 목격하고는 의아함을 느낍니다. 시동은 꺼져 있고 사람도 보이지 않는 와중에, 천천히 지나며 차를 살피는데 차 뒤편에 찌그러진 흔적을 발견하고는 오싹한 한기를 느낍니다. 한참을 달리던 끝에 발견한 휴게소에서 음료와 먹을 것을 사는데, 한 남자가 집요하게 쳐다보는 불편한 시선을 느끼고는 부랴부랴 차에 올라탑니다. 그러나 찰흙 같은 밤의 어둠을 닮은 승용차를 탄 남자가 그녀를 따라 나서고, 이윽고 싸늘한 어둠 속에서 강렬하게 쏘아대는 헤드라이트로 선영의 운전을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남자가 본색을 드러내는 장면은 「악마를 보았다」의 결정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중의 반전을 거치는 마무리까지 거침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괴담 「헤드라이트」입니다.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
2주 전 옆집에 이사 온 남자. 허름하게 생긴 빌라에 살 것 같지 않은 호쾌한 태도며, 호구조사를 하는 것처럼 이웃집 사람들에게 배달 음식을 시켜주는 등 수상쩍은 행동을 보여 왠지 모를 경계심을 느낍니다. 그런데 더 수상쩍은 것은, 칼같이 밤 10시 반이 되면 나가서 새벽 2시 반에 돌아오는 남자의 행동 습관이었는데, 돌아와서는 거의 30분 동안을 요란하게 씻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옆집 남자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던 주인공은 여지없이 밤에 외출하는 옆집 남자를 따라가 보기로 하는데, 한밤중엔 남자들도 가길 꺼려하는 공원으로 향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이웃집 남자의 행적을 쫓을수록 살 떨리는 두려움이 엄습하는데… 일상에서 마주하는 극한의 공포를 직면하게 된 남자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표현 방식이 인상적인 작품 「409호 남자」입니다.

“확실히 사람 기분을 더럽게 만드는 이빨 자국이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오자, B가 나를 불러 세우더니 얘기 좀 하자고 붙잡습니다. 갑자기 바지를 걷어 올리고 다리를 들이밀더니, 다리에 난 흔적이 뭐 같아 보이냐고 묻습니다. 다리는 물론 발목부터 무릎까지 빙 둘러 다섯 개가 나 있었던 것은, 한결같이 살을 물어 떼고야 말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느껴지는 이빨 자국이었던 것. B는 자고 일어나면 어김없이 이런 이빨 자국이 수두룩 남아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습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고 스티븐 킹과 스즈키 코지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초자연현상 전문가로 소문이 나버린 주인공이었기에, 이런 게 뭔지 잘 알지 않겠냐며 도움을 청해왔던 것. 마지못해 하룻밤을 같이 보내기로 하고 B의 원룸에서 잠을 청하는데 늦은 새벽 ‘지익-딱’ 하고 신발 끄는 소리가 복도 끝에서 들리기 시작합니다. 두 남자의 하룻밤이 지난 뒤 밝혀진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특히, 결말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이빨 자국의 형태를 상상할수록 기괴함이 더해지는 작품 「이빨 자국」입니다.

“날 왜 이렇게 싫어하니.”
한창인 새벽 2시 40분, 잠에서 깬 아이가 고막이 찢어질 듯 울기 시작합니다. 집에서 살림을 도맡아하는 남편은 아내가 깰까 봐 서둘러 준비된 모유를 줘 달래보지만, 아이는 여전히 싫은 기색만이 역력합니다. 왜 이렇게 자신을 거부할까 싶어 고민에 빠진 남편은 지난번 산책을 나갔을 때 아이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사고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아내가 출근하고 아이를 다시 재우려는데, 두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노려보는 아이의 잇몸 위로 바늘 같은 송곳니가 잔뜩 늘어선 형상을 본 것만 같습니다. 남자는 자신의 아이의 울음소리가 점점 더 두려워지기 시작하는데… 화자의 입장이 순식간에 교차되는 구성이 놀랍도록 자연스럽고 반전의 묘미가 이중의 공포를 불러오는 작품 「이른 새벽의 울음소리」입니다.

‘이 부고는 사실인가?’
평판 좋은 고등 교사로 평생을 근무했던 ‘난’ 씨는 막내딸에게 전화를 걸어 외국에 나오기 전 거주했던 집에 자꾸만 편지가 쌓인다고 말합니다. 제자들이 손으로 직접 쓴 편지라고 하니 확인을 부탁하는 동시에, 자신도 집에 들러 편지를 직접 확인해보기로 합니다. 가지런한 묶음으로 정리된 편지를 보고 있자니 어딘가 모르게 불안정하고 껄끄러운 기운이 들지만, 처음 뜯어 본 편지의 내용은 아끼던 제자 그중 한 통의 편지를 뜯어보니 교사 시절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제자 김 군이 동창회 소식을 전하는 초대 편지였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 열어본 편지는 모두 연이은 제자들의 부고 소식을 알리는 내용이었는데… 누가 이런 편지를 보낼 수 있는지 고민에 잠겼던 난 씨는, 불현듯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던 한 학생의 존재를 떠올리며 주체할 수 없는 오싹함을 느낍니다. 차곡차곡 배달되어 오는 낯선 편지를 매개로, 전직 교사와 한 학생 사이의 오래된 관계를 돌아보며 원한의 굴레를 섬뜩하게 표현해 낸 「부고추정」입니다.

‘당신의 미소도 경쟁력입니다.’
바야흐로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미소’를 파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등장한 시대. 며칠째 이어지는 지독한 독감으로 며칠째 일을 쉬었던 수아는 오랜만에 나간 일터에서 술자리를 거들며 억지 미소를 지어 보이는 데에 굉장한 피로감을 느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여성인 민아와 실랑이가 벌어져 크게 다툰 수아는 그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주사기 하나를 발견해 몰래 숨깁니다. 자신의 주사기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 민아는 심하게 절규하고, 수아는 이튿날 민아가 야반도주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됩니다. 처음엔 단순히 보톡스라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일이 커지자 낯선 주사기에 찝찝함을 느끼던 찰나, 사라진 민아와 자꾸 비교되는 주변의 평판에 시달리다 못해 주사기의 정체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미소 렌탈 서비스의 주사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퇴물이 된 채 이대로 업계에서 밀려날까 두려웠던 수아는 광고로 접했던 미소 렌탈 서비스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하는데… 다소 익숙한 소재지만, 외모에 대한 광적인 집착이 불러오는 공포를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 「미소 렌탈 서비스」입니다.

“당신은 항상 혼자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죠.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데 말이에요.”
아내를 목 졸라 죽이고 집밖을 뛰쳐나온 남자, 그런데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온통 뒤로 걷기 시작합니다. 극도의 스트레스 때문에 환각을 본 건가 싶어 집으로 돌아오지만, 죽었던 아내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남자를 맞이합니다. 너무나도 태연한 아내의 태도에 남자는 다시 한 번 아내를 난도질하고, 다음 날 출근한 뒤 주말에 남은 시체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도 이상한 일은 반복되고 시체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심하며 집에 돌아온 찰나, 다시 한 번 아내가 남자를 맞이합니다. 이상했던 하루의 일과를 점검한 남자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는 시간의 기준을 파악하게 되는데… 치밀하게 짜인 타임 루프 속에서 살인을 반복하는 남자와 주변 인물들의 치밀한 생존 분투가 인상적인 작품 「뒤로 가는 사람들」입니다.

“사람 좀 찾아주세요. 서너 명쯤. 죽으려는 사람이요.”
건강이 좋지 않아 외할아버지가 쓰던 별장에 요양차 머무르기로 하고 내려간 주인공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짐승의 숨결과 닮은 어떤 냄새를 맡고 죽음을 모면한 사실을 알게 된 후, 그 냄새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주인공은 냄새를 맡기 위한 실험에 필요한 자살자들을 모집하는데… 죽기 전에 맡을 수 있다는 기묘한 냄새의 정체를 확인하려는 부잣집 도련님의 무모하고 냉담한 실험의 과정과 욕망이 내밀한 공포로 다가오는 작품 「냄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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