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2020.5.15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을 지나 개인 위생에 보다 집중하는 생활 방역 체제로 전환되었지만, 긴장을 다시 바싹 조여야 하는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생활 속에서 철저한 거리 두기가 필요한 지금, 온라인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브릿G에서도 작품을 추천받고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추천하는 방구석 독서 릴레이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는데요.(여기 클릭!) 이처럼 집에서 하는 각종 온라인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한 요즘, 브릿G에서 만날 수 있는 집과 방에서 일어나는 수상쩍은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봤습니다. 큐레이션에 소개된 작품들뿐만 아니라 번뜩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로 더 많이 추천해 주세요. 자추도 가능!

 

“그럼 나한테도 말 걸지 말아줄래? 이거 불편해서 원. 내 집 화장실 들어올 때마다 신경 쓰이잖아?”

월세가 싼 이유가 있는 괴물 같은 집의 화장실에 둘 요량으로 5천 원을 주고 사온 제습제 겸 방향제. 인공적이지만 상쾌한 산림욕 향을 토해내는 다분히 기능적인 이유로 구매했을 뿐인데, 어느 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나에게 방향제가 문득 말을 걸어옵니다.(그 전에 녀석이 냄새를 참다가 조금 콜록거렸던 것 같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식사가 불규칙하고 야채 섭취가 부족하다는 등 점점 자신의 역할을 넘어서는 조언까지 건네기 시작하네요. 이어 자신들이 지구에 태어난 사명을 거창하게 늘어놓더니, 진짜 산림욕장에 자신을 데리고 가 줄 수 있냐는 열망에 찬 요구를 피력하기 시작합니다. 다 읽고 나면 멜로디는 몰라도 “피톤치드는 없어도~♪ 나는 살균~ 널 멸균~♪”이라는 노랫말이 맴돌게 되는, 인공 방향제와의 황당하고도 귀여운 일화를 만나 보세요.

 

“문이 열렸다. 그리고 호랑이가 올라탔다.”

긴 야근의 여파로 피로에 절어 들어온 아파트 현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으로 향하던 여자. 7층에서 멈춰선 엘리베이터에 누군가 올라타는데, 검은색, 흰색, 주황색이 고루 섞인 감각적인 줄무늬를 자랑하며 선명한 금안을 빛내는 호랑이를 마주합니다. 네, 리얼 호랑이를요. 그것도 같은 층에 내려 자신의 바로 옆집으로 들어가네요. 과로한 탓이려니 생각하며 잠에 들었다가 깬 다음 날에도 여전히 호랑이를 마주친 나는 급기야 기절하고 마는데…… 알고 보니 사연 있는 이 호랑이, 어쩌다 도심 한복판의 아파트에 살게 된 걸까요?

 

“죄송한데요. 지금 제 원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안 파는 물건이 없는 만물상회 고객센터에 접수된 문의 하나. 한 고객이 타로카드를 주문했는데 12번 카드 속 거꾸로 매달려 있던 남자가 갑자기 지워졌으니 교환을 요청한다는 내용입니다. 고객센터의 재빠른 응대 속 문의 글을 올렸던 고객의 집에 만물상회에서 보낸 기사님이 방문합니다. 말만 그런 줄 알았더니 진짜로 반짝이는 갑옷을 입고 나타난 기사님은 타로카드를 이용한 전후 상황을 세세히 캐묻기 시작하더니, 이어서 매달린 남자의 실종에 얽힌 거대한(?) 사건의 진상을 깨닫게 됩니다. 불량 타로카드인 줄 알았던 제품 하나 때문에 자신의 집을 봉쇄하고 급기야 세상의 혼란을 막기 위한 온갖 수단이 동원되는 상황이 기가 막히기만 한데……. 실제 타로카드 그림이 등장하며 매달린 남자 실종 사건의 전말을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방구석 판타지의 결말을 확인해 보시길. 이어서 주인공의 다음 활약이 펼쳐지는 만물상회 고객센터 시리즈 「키보드」편을 함께 읽어 보셔도 좋습니다!

 

“처음 그 손을 보게 된 건 이른 새벽 주방이었다.”

그런 날이 있습니다. 이상하게 평소보다 일찍 눈이 뜨이고 하루를 빨리 시작하게 되는 날이 있지요. 그날이 그런 날이었는지, 눈이 절로 떠지는 바람에 커피라도 마셔 볼 요량으로 주방으로 가던 중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됩니다. 도둑인가 하고 봤더니, 허공에 웬 손 두 개가 덜렁덜렁 떠 있지 뭡니까. 심장이 거세게 뛰는 충격도 잠시, 나는 손의 기묘한 장기를 목격하며 어느새 손의 행동(?)에 흠뻑 빠져들고 마는데요……. 그렇게 손과 기이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 이상한 집 지하실의 이야기와 그 최후의 결말을 만나 보시죠.

 

“이렇게 저는 냉장고 안에 갇힌 여성, 귀자 씨와의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귀.보.동. 일명, 귀신을 보는 사람들의 동아리 부원인 나는 목소리로 귀신과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기질이 있습니다. 주변에 커피숍을 개장한 후 거주할 집을 물색하던 나는 동아리 부원들 사이에서 ‘찐’이라며 추천받은 에덴아파트에 입주하게 됩니다. 계약할 때부터 냉장고 안에 갇힌 여자 귀신이 보이던 나는, 귀자 씨라 이름 붙인 그와 함께 살기로 결심하지요. 그렇게 이사 온 첫날, 귀자 씨는 넷플릭스 시리즈 「타이요노우타」 피날레 시즌을 보고 성불할 예정이니 아이패드를 빌려 달라고 요청하는데……. 그렇게 시작된 귀신과 인간의 좌충우돌 동거생활이 궁금하다면, 에덴아파트로 놀러 오세요. 이들이 함께 즐긴 넷플릭스 리스트를 얻어가는 것은 덤.

 

“세상에 완벽한 집은 없다.”

낡았지만 괜찮은 조건이 들어맞아 이사를 오게 된 아파트에서 옆집에 사는 영미 씨와 마음이 맞아 친하게 지내게 된 나. 같은 주부라는 공감대로 영미 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매일매일이 그저 즐거울 따름이지만, 단 한 가지 사실이 늘 마음에 걸립니다. 처음 이사 와서 떡을 돌릴 때부터 공손히 거절하더니, 그 이후로도 영미 씨가 통 무언가를 먹는 모습을 보지 못했고 항상 저녁 6시가 되면 칼같이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탓에 함께 식사를 나눌 기회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서 크게 다투는 소리를 들은 나는 가정폭력을 의심해 부랴부랴 경찰에 신고하게 됩니다. 옆집에 사는 이웃에 대한 호기심으로 범람하는 무궁무진한 상상력 속에서도 한줄기 다정함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아이고, 정말 1402호에 사람이 들어 왔네. 여기 빈집으로 꽤 오래 있었거든.”

결혼 후 딱 일 년 동안만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으로 결정하고 시가에 들어온 ‘나’는 지난날의 결정을 뼈저리게 후회하는 중입니다. 시어머니의 각종 기행에 시달리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이사 나갈 집을 백방으로 찾아다니던 주인공은, 일 년 동안만 계약해서 살 수 있는 집을 우연히 발견합니다. 해외 연수를 간 집주인의 짐이 담긴 방 하나가 잠겨 있어 방 세 개 중 한 개는 못 쓴다는 조건이 조금 찜찜하긴 했지만, 다시 없을 것만 같은 기회를 놓칠세라 바로 계약을 하고 맙니다. 그렇게 얻어낸 자유의 달콤함도 잠시, 닫혀 있는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하는데……. 점점 증폭되는 서사를 드러내는 효과적인 장치인 일기라는 형식에 더해, 인물이 변화하는 과정이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충격적인 결말로 인도하는 이야기입니다.

 

“칙칙한 집 안에서 거실 탁자 위에 놓인 장미의 붉은 색만이 선연했다.”

무려 36년 동안이나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가 연락을 해 왔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아버지가 직접 보낸 손편지에 적힌 주소를 따라 도착한 곳은 외진 산중의 낡은 조립식 주택. 그러나 막상 도착한 집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고, 기다리다 못해 들어간 집에서는 온통 새빨간 장미가 강박적으로 곳곳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36년 전의 그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데…… 빨간 장미들이 도사리고 있는 그 집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러브크래프트의 단편을 읽은 것처럼 기괴하고 독특한 여운이 짙게 남는 작품의 결말을 직접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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