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란 무엇인가?

2020.1.17

2020년은 하얀 쥐의 해, 경자년(庚子年)입니다.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의 그날이 밝았건만 만화가 담아냈던 초월적인 일상보다는 매일매일의 크고 작은 과업들이 여전히 같은 자리를 지키는 시간이네요. 신년이 되면 또 저희를 찾아오는 가장 큰 이벤트가 있지요. 민족의 대명절, 바로 설날입니다. 만감이 교차하는 그 시간을 예비하는 마음으로 ‘명절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어지는 브릿G 작품들을 한데 모아 봤습니다. 2020년 올 한해도 함께 브릿쥐! 하실 거죠?

 

“그러니까, 결혼 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었다. 덧붙여 처음으로 찾는 시댁이기도 했다.”

결혼 후 처음 맞는 명절에 맞춰 시가를 처음 방문하게 된 주인공 숙경 씨. 도시에서 태어나 줄곧 도시 생활만 해왔던 숙경 씨는 남편의 근사한 시골 고택을 방문한다는 것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골로 내려가기로 한 당일, 기차 시간에 맞춰 출장에서 복귀하기로 한 남편과 갑자기 연락이 닿지 않고, 기다리다 못한 숙경 씨는 홀로 시가를 찾게 되는데요.(저런!) 그리고 숙경 씨는 이내 알게 됩니다. 그 집에 첫발을 들인 그 순간, 자신이 생지옥에 입성해 버렸다는 사실을요. 툭하면 귀신처럼 나타나 버럭대는 시모, 음침한 얼굴로 묵묵부답 일만 하는 형님들, 썩은 냄새가 풍겨오는 방, 게다가 남편의 안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 수상한 일가친척들까지……. 며칠 내내 제사 준비에 시달리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탈출을 감행하기로 한 숙경 씨는 과연 무사히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인류 최후의 전쟁은 제사 없애기!”

이번 명절에도 불공평한 가사 노동을 떠맡게 된 동료 여성들을 구하기 위해 어김없이 출동한 ‘제사 없애기 운동본부’ 본부장 요한나. 그런데 다음 날, 그의 집 거실에 좀비가 된 시모가 나타나 살아 있을 때와 똑같은 패턴으로 잔소리 폭격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2년 전 사망한 시모가 이혼한 며느리 집에 떡하니 앉아 있는 상황을 당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전 지구적으로 촉발된 미지의 현상으로 인해 방방곡곡에서 ‘꼰대 오브 꼰대’들이 되살아나는 대환장 파티! 그 아찔하고 아스트랄한 결말을 함께 확인해 보세요!

 

“안주 가져오라고 시킨 게 댁들이냐고.”

선거, 국경일, 주말과 모두 겹친 탓에 국가에서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이번 명절. 여느 때보다 많은 친척들이 모인 덕분에 재훈은 용돈을 두둑이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들떠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안주나 더 가져오라던 남자 어른들의 외침을 뒤로하고 아이들 방에 모여 놀던 재훈은 잠시 후, 흉흉한 기세로 방문을 벌컥 열어젖히는 낯선 여자를 발견합니다. 알고 보니 직업군인으로 임관했다던 사촌 형의 약혼자였는데, 씩씩거리며 들고 있던 그릇을 집어 던지더니 급기야 허리춤에 걸려 있던 무시무시한 ‘그 도구’를 빼 드는데……. 어딘가 씁쓸하면서도 통쾌한 반전을 만날 수 있는 어느 시대의 명절날 풍경을 담은 이야기 「파국」입니다. 작품을 다 읽고 난 뒤 첫 문장과 제목을 다시 보면 이렇게 절묘할 수가 없네요!

 

“여전히 여자는 만들기만 했고 남자는 먹기만 했으니 그렇게 남자에게 밥을 먹이는 데 여자는 평생의 삶을 소진해야만 했다.”

한 남자의 인생이 흘러가는 시간 동안 바라본 어떤 가족의 풍경들이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밥상, 특히 명절 밥상의 풍경을 중심으로 평생 누군가를 위한 밥을 끝도 없이 만드느라 자신의 허기를 채울 생각도 못 했던 이들의 사연을 애처로이 톺아 봅니다. 왜 남자들만 한데 앉아 밥을 먹는지, 가족은 그저 모이면 싸우는 사람들인 것인지, 왜 외가에 갔던 기억이 거의 없는지 등등 질문이 많던 아이는 살아가며 누군가 감내해야 했던 고된 삶의 면면들을 직면하게 됩니다. 모든 이야기가 한 문단 안에서 시작하고 끝을 맺는 것처럼, 깊은 설움을 가쁜 호흡으로 내뱉는 이야기 「삶으로 지은 밥」입니다.

 

“너가 이번 설에 손주들이랑 며느리랑 내려온다고 해서 니 좋아하는 곶감이랑 애기들 선물도 다 사놨다. 근디 언제쯤 내려오냐?”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각자의 명절 풍경들도 가지각색으로 다양하겠죠. 모처럼 본가를 찾는 자식들을 위해 본인이 마련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차려 나가는 노모의 일상을 담은 짧은 이야기 「설」입니다.

 

“그래, 앞으로 제사는 누가 지낼 거야?”

3일 동안의 할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난 마지막 날. 한데 모인 가족들이 저녁밥을 준비하던 중, 장독에서 누군가의 시체가 발견되어 모두가 충격에 빠집니다. 그러나 충격도 잠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너무 시골이라 오는 데만도 2시간이 걸린다는 통보에 가족들은 다시 분분한 대화를 이어가기 시작하는데요. 소금에 절여진 시체의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제사며 조상이며 가족이며 명절이며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를 주고받는 가족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풍경과 감춰진 가족의 비밀을 스릴감 넘치게 담아낸 작품 「독」입니다.

 

“춘절(春節). 니엔이 오는 날이다. 매년 이날 단 하루 열차의 문이 열리고, 니엔을 비롯한 고대의 손님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번엔 중국의 대명절 춘절이 배경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니엔을 비롯한 온갖 고대의 손님들이 쏟아져 나오는 날인 춘절, 여러 인파로 붐비는 역사에서 갑자기 니엔에게 공격을 당한 주인공 때문에 일대 소란이 생깁니다. 주인공의 정체를 감지해 나갈수록 감탄이 절로 나오는, 중국의 춘절 신화를 배경으로 한 섬세한 사유가 빛나는 SF입니다.

 

“혼 여러분, 지금까지 귀문이 열리는 날이 한 해에 며칠이나 되었습니까? 고작해야 제삿날과 차례를 지내는 명절, 그리고 정월대보름 밤 정도가 아니었습니까?”

명절 특집이니 양국의 명절 핼러윈도 빼놓을 수 없겠죠. 집으로 가던 중 안국역 부근에서 허공을 나는 가마를 보고 놀란 주인공은, 그 가마에 탄 인물의 얼굴을 보고 더욱 놀라고 맙니다. 쇄국정책을 주도하고 척화비를 세운 인물로 수없이 교과서와 교재에서 봤던 바로 그 인물이었던 것. 이윽고, 주인공은 이국의 명절인 핼러윈을 정식으로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고국 귀신들의 토론회가 벌어지는 난장 속에 참여하게 되는데……. 넘치는 상상력과 예스러운 문체 덕분에 배가되는 재미는 덤! 귀신들의 토론 결과를 함께 확인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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