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음식의 세계로오오오! 맥락 없이 펼쳐 보는 전방위 간식(?)의 향연

2019.12.6

 

오늘은 브릿G로 떠나는 미식 기행을 준비했습니다. 스토리랑 상관없이 읽다가 보니 순간적으로 입맛을 다시고 말았다! 딱, 거두절미하고 음식의 한 장면만을 소개해 드릴까 하는데요. 원래는 겨울철 간식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찾다가 좀 더 확장해서, 읽다 말고 편집자를 당장 맛집 서칭으로 빠트린 바로 그 장면들을 모으게 되었답니다. 음, 이게 무슨 간식이야?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제 기준 밥 먹고 나서도 또 먹을 수 있는 녀석으로 골랐다는 점을 밝혀 둡니다. 그럼 들어가 볼까요, 미식의 세계로?

우아하게 전채 요리부터 출발해 볼까요. 중국어로는 첸차이, 프랑스어로는 오르되브르, 영어로는 애피타이저, 러시아어로는 자쿠스카라고도 하는 전채 요리는 코스 메뉴에서 식욕을 돋우기 위해서 나오는 적은 양의 음식을 말하죠! 보통은 신맛과 짠맛으로 입안의 침샘을 자극하여 식욕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요. 오늘의 전채는, 이미 성큼 다가온 겨울에 제일 잘 어울리는 간식으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바로바로바로 군고구마!

 

“재를 들추니 구수한 고구마가 불을 품고 있었다. 노란 속살은 흰 숨결을 흘렸고 나무에게 양해를 구한 뒤 푸릇푸릇한 잎에 고구마를 얹어 친구들에게 건넨다.”

겨울철 간식하면 1번으로 떠오르는 녀석이죠. 따뜻한 바닥에 배 깔고 누워서 김치 쭉쭉 찢어서 얹어 먹는 군고구마는 단연코 찐 고구마보다 200배 맛있다고 외쳐 봅니다. (옆에 브릿G 앱이 깔린 핸드폰은 필수!) 물론 그 고구마가 숯에 구운 군고구마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죠. 다만, 이 글을 클릭하자마자 시각 테러를 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일단 남겨 둡니다.(작가님 왜그러셨쉐여 흙흙흙.) 자, 따끈따끈 김이 솔솔 오르는 노오란 속살의 군고구마로 식욕이 살짝 돋으셨다면 본격적으로 한국적인 분식의 향연으로 넘어가 보죠.

 

“지금은 어느 분식집에서나 먹을 수 있는 쫄면은 저 동인천, 신포동 쪽이 원조다. 실수로 잘못 뽑았다는 쫄깃쫄깃한 면에 초고추장을 얹어서 한 그릇 먹고, 남은 국물에 찐만두를 같이 먹어도 죽여주지. ……이 신포만두에서 만들어낸 또 기막히게 좋은 것이 비빔만두였다. 튀겨낸 만두와 쫄면, 야채를 초고추장으로 비벼 먹는 것인데, 원래 만두가 전문이었던 가게에서, 그 동네가 원조인 쫄면을 얹어서 내어 왔으니, 맛있는 것에 맛있는 것을 더해 두 배 맛있어진 결과를 낳았다.”

여러분! 배고픈 작가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전혜진 작가가 출출해서 썼다는 이 작품은 온갖 메뉴를 다 파는 김반천국이 배경으로 등장하기에, 온갖 음식이 등장하여 사람을 괴롭게 만들죠. 그나저나 분식에 맛없는 메뉴가 있기는 한가요? 순대, 떡볶이, 오뎅, 쫄면, 김밥, 만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나오는, 맛없기 힘든 메뉴들이네요. 이 작품은 한때 전국에 안 보이는 곳이 없었던 신포ㅇㄹ만두와 ㅈ우동 같은 체인점 추억을 소환시켜 줍니다. 작중 등장하는 인천항 인근 신포동의 신포국제시장은 쫄면과 닭강정 등 수없이 많은 먹거리를 탄생시킨 이색 먹거리의 고향인데요, 1971년 문을 연 신포만두의 경우 거의 5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쫄쫄한 쫄면과 비빔만두 먹으러 인천 출동해야겠군요.(다음 번 테이스티 공모전 열리면 다시 한 번 편집자들이 출동하는 작품 속 맛집 기행 이벤트 안 하려나요? 그 핑계로 출동 좀 하게.) 매콤하고 새콤한 쫄면을 만나 보셨으니, 이번에는 뜨뜻한 국물과 함께 속까지 뜨듯해지는 음식, 잔치국수를 만나 보실까요.

 

“하얀 그릇에 담긴 국수는 우리가 익히 아는 단출한 모양새였다. 연한 갈색 국물에서는 진한 멸치 육수의 향이 났다. 아마도 다시마와 멸치로 기본 맛을 내고 파뿌리와 양파를 넣어 단맛을 더한 뒤 마지막에 디포리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내어 육수를 낸 것이리라. 면발은 소면보다는 조금 더 굵고 중면보다는 얇았다. 직접 반죽을 해 기계로 뽑으면서 면의 두께를 조정하는 듯 했다. 소면보다는 두꺼워 씹는 맛이 있을 것이나 너무 두껍지 않아 목 넘김은 부드럽게 넘어갈 것이다. 고명으로는 계단 지단과 볶은 호박 그리고 조미김이 올라갔다. 간장 양념 없이 이대로만 먹어도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일 것 같았다. 사내는 들었던 젓가락을 내려놓고 조심스레 그릇을 들어 국물을 먼저 한 모금 마셨다. 호로록- 소리와 함께 뜨끈한 국물이 식도를 타고 꿀꺽꿀꺽 흘러내려갔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렵다고나 할까요.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잔치국수는 그 간단한 레시피로 인해 어디서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메뉴이지만, 적절하게 깊이 있는 국물 맛, 적절하게 탄력 있게 삶은 국수 면발, 적절한 소금 간의 조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것을 만나기란 참으로 어렵지요. 비 오는 하루, 우직하게 한 자리에서 국수만을 삶아온 부부의 식당에서 벌어지는 짧은 사건글을 읽다 보니 잘 만든 잔치국수 한 그릇에 대한 열망이 문득 끓어오릅니다. 자, 어서 다음 차례로 가야겠어요. 이번에는 좀 묵직한 음식, 국민 간식 치킨과 관련된 두 편을 연달아 소개해 볼게요.

 

“나름 전문가라면 전문가죠. 페리카나, 비비큐, 비에치씨, 굽네, 육십계 치킨, 노랑통닭,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맥시카나, 지코바 치킨, 타바 두 마리 치킨, 푸라닭, 땅땅치킨, 처갓집 치킨, 피자나라 치킨공주, 아주커, 오븐에 구운 닭, 구워 좋은 닭, 에디슨, 부어치킨, 썬더치킨, 호치킨, 호호 맛있닭 뭐 더 많은 치킨집이 있는데 여기까지만 할게요.”

평생 닭목만 먹게 된다든가, 평생 앞으로 먹을 치킨이 눅눅할 거라는 저주가 난무하는 걸로 봐서 fehe 작가님은 치킨 마니아임이 틀림없군요!(그 끔찍함을 겪어 본 자만 아는 저주라고요…….) 보세요, 모든 부위에 대한 이 철저한 예찬론……. “쫄깃쫄깃하고 부드럽고 그립감도 좋은 닭다리랑, 작은 것 같지만 뜯어 먹는 맛이 풍부한 닭날개랑, 퍽퍽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환장하는 고소한 껍질로 자신을 숨기고 있는 닭가슴살까지…….” 치느님 가라사대 내가 너희를 살찌우고 너희의 위장과 입안을 즐겁게 할지니, 부위 취향이 겹치는 자와는 겸상하지 말지어다.

 

“주먹밥 안에 양념 치킨을 잘라 넣었군. 후라이드가 아니라 양념 치킨을 사용한 건 눅눅해져도 맛을 잃지 않기 때문이겠고……. 거기다 양념이 일반 치킨 양념보다 달아. 주먹밥 안의 양념의 맛을 강하게 해서 고기를 적게 넣고도 맛의 균형을 잡는 방법을 사용한 것인가! ……거기다 밥도 그냥 간을 한 것이 아니야. 이건 틀림없이……, 그래. 닭백숙 국물 맛이 배어 있군.”

“예. 처음에는 소금 간만 했는데 가장 중요한 닭의 맛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닭백숙을 만들어 국물에 응축된 맛을 밥에 섞어 봤습니다. 닭비린내가 안 나는 지점을 찾기 위해 조금 고생을 했습니다.”

성스러운 ‘치느님’을 대하는 치킨교의 진지 터지는 요리사들을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단연코 이 작품을 보셔야겠어요. 다양한 치킨 요리들을 열정적으로 만들어 내는 요리사들의 기름내 튀는 대결이 유머러스하게 펼쳐집니다. 한 장면만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매번 메뉴마다 웃음과 식욕이 솟구친다는 점도 매력이네요. 요리왕이 등장하던 모 만화의 캐릭터들이 생각나는 요리평들도 재미있습니다. 헉, 갓 튀긴 치느님 영접하고파요……. 치느님을 칭송하는 두 작품을 만나보았으니, 이제는 마지막 고비, 라면으로 가 보실까요?

 

“도와주면, 이번에는 마크 정식을 먹여 줄게. 마크 정식이라는 건 말이야. 그야말로 트렌디한 라면의 상징 같은 거지. 아이돌 그룹 갓세븐의 멤버인 마크의 이름을 땄을 정도니까. 라면계의 아이돌이랄까. 우선 편의점에서 냉동 떡볶이를 사서 소스와 물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주지. 동시에 인스턴트 스파게티에도 뜨거운 물을 부어. 그럼 3분 후에 나란히 익거든. 그러고 나면 떡볶이에 스파게티와 소스를 넣고 비비는 거야. 마지막에 소시지랑 스트링 치즈를 올리면 완성! 기다릴 필요도 없어! 진짜 5분이면 완성되지. 상상해 봐. 붉은 스파게티 위에 하얗고 쫀득쫀득한 치즈가 보드랍게 녹아 있는 거야. 그걸 뒤섞으면 열기가 확 올라오는데, 그게 걷힐 무렵 면발 사이사이에 숨은 통통한 소시지들이 보이지. 베어 물면 육즙이 팍 터져 나올 것 같은 소시지들이 말이야. 그럼 참을 필요 없어. 젓가락으로 치즈와 면발을 버무린 다음 그걸로 소시지를 돌돌 감아 입안에 집어넣고 콕 씹는 거야. 어때. 군침 당기지 않아?”

이상,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지갑을 들고 편의점으로 뛰어간다.)

(15분 후)

(입가를 닦으며) 마지막으로 가볍게 입가심할 디저트를 소개할게요.

 

“그때 밀푀유를 한 입 깨물었습니다. 어찌나 완벽하게 깨물었던지 부스러기 하나 입에 묻지 않았어요. 그리고 바삭 부드럽게 으스러지는 한없이 많은 결들 사이로 농밀하고 달콤한 크림이 솜사탕처럼 퍼져가며 녹았죠. 그 순간을 말로 표현하자면 밝음 그 자체였습니다.”

밀푀유, 몽블랑, 초코파이……. 달콤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디저트들로 가볍게 오늘 간식 투어의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생명, 누군가에게는 즐거움, 누군가에게는 행복, 누군가에게는 위로. 음식을 통해 우리는 정을 나누고 추억을 쌓고 삶을 이어갑니다. 오늘은 브릿G 맛집 투어를 통해, 그 기쁜 여정을 함께 나누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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