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 보기.
저 하늘 끝에서 발끝까지 눈동자를 서서히 세로로 내립니다. 가로로 찢어진 눈을 가진 인류의 구조 상 ‘세로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위로 볼 땐 이맛살을 접어야 하고, 아래로 볼 땐 눈깔 아래가 뻐근합니다.
어느 날, 시선을 사무실 천장 모서리에서 발끝까지 세로로 쑥 당깁니다. 그사이 꾸깃꾸깃 버려진 메모지가 눈에 띕니다. 그렇게 갈등은 시작됩니다.
‘주워서 버릴까? 다른 직원이 버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