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근황 겸 긴 주저리주저리

분류: 내글홍보, 글쓴이: 카찌, 2시간 전, 댓글4, 읽음: 30

하하, 안녕하세요. 자유게시판에 소일장 참여 글이 아니라 다른 글을 적어보는 건 오랜만이네요. 반년 만인가…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힘들었습니다 진짜. 하하하.

 

작년 이맘때가 떠오릅니다. 재수를 말아 먹었는데 논술 추가 시험 때문에 가고 싶었던 행사를 못 가고, 심지어 독감에 걸리기 까지! 아니 소설에서만 보던 머피의 법칙 같은 상황을 직접 겪으니까 진짜로 우울하더라고요. 안 좋은 일이 3개나 겹치다니…

그래도 숨통이 트이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응모했던 제 6회 황금드래곤 시상식에 초대되었거든요! 추첨 같은 건 붙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정말 기뻤습니다. 현장에 가자 훨씬 놀라웠습니다. 브릿g에서 닉네임으로 보던 작가님들이 눈 앞에 있어!!!

그 시상식에서 일월명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일월명 작가님 소설은 브릿g에 와서 항상 재미있게 읽고 있어서, 명함을 받았을 때는 정말 감격했습니다. 그 때 작가님께 이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장편 소설을 쓰고 있어요! 아마 곧 연재를 시작할 것 같아요.”

작가님은 기대된다며(내용도 살짝 알려드렸습니다)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님께 기대를 받다니, 그 동안의 억까가 씻겨나가는 느낌이었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삼수가 결정되었고 다시 펜을 내려놓았습니다. 장편을 쓸 여유는 없었습니다.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동안 내가 여기 와서 뭘 했지?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내가 자유게시판에서 설칠 입장이 되나? 막 소일장도 열고 다녔는데, 너무 삼수 생활이 우울하고 심심해서 그랬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소일장이 마무리 되고 나니 생각이 더욱 짙어지더라고요. ‘니가 왜 소일장을 열어? 너가 뭔데? 단편 몇 개 쓰고 위세 부리니 좋냐?’ 그래서 한동안은 브릿g를 떠났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세 번째 수능을 보고, 다시 브릿g에 돌아와 타자기에 손을 올려놓았을 때, 생각했던 소설이 써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좋지? 진짜 나는 이대로 글을 포기하는 걸까?’ 꽤 우울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작년에 그 우울함 끝에 황금드래곤 시상식이 왔듯이, 이번에도 치유의 과정은 왔었어요.

저랑 소설 이야기를 자주 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준비하던 장편 판타지 소설을 올릴 곳을 찾는 다기에, 제가 브릿g로 납치(?) 해 왔어요! 그러다가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제가 그 판타지 세계관의 스핀오프 단편을 하나 맡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논픽션에 연애라는 비현실요소만 넣은 호떡 소일장 글을 빼면, 정말 오랜만에 바닥부터 써보는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 부담감 없이 즐겁게 썼어요.

이 글입니다. 이렇게 하나를 쓰고 나니, 뭔가 혈이 뚫린 듯이 다시 제 몸에 생기가 돌아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때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래, 일단 써 보는 거야!”

그래서 미뤄두던 소설 중 하나를 다시 가져왔습니다. 원래 장편이었던 그 글을, 차라리 중편으로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원래는 제목이 ’12’였고, 헤라클레스 신화를 동양풍으로 각색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장편소설에서, 프롤로그 파트를 때와 중편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제 브릿g 첫 작품이었던 ‘파도’ 이후 오랜만에 원고지 100매가 넘어가는 글을 써냈습니다.

눈물이 나더라고요.

글을 포기하려던 순간도 있었는데, 결국엔 글 쓰는 재미를 다시 느끼고 돌아왔다는…해피엔딩?입니다. 엔딩은 아닐 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쓰고 싶은 글들이 많거든요.

브릿g의 모든 작가님들…힘내세요! 저 같은 지망생도 이런 고민을 하는데, 작가님들의 고민이 얼마나 깊을 지 저는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보다 훨씬 훌륭한 작가님들이니, 혹시 힘드시더라도 극복해내실 수 있을 거에요. 항상 응원합니다!

그럼 전 이제…다시 돌아 가보겠습니다. 다음번에 올 땐, 첫 장편을 완결 낸 후 후기로 돌아올게요!

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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