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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다독다작다상량을 소개합니다

분류: 수다, 글쓴이: 창궁, 2시간 전, 댓글2, 읽음: 36

다독다작다상량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왕도 중의 왕도지만, 실제로 이걸 실천하는 방식은 100명의 글쟁이가 있다면 100명 다 다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적는 와타시의 다독 다작 다상량.

 

 

다독

비문학을 거의 안 읽고 문학 위주로 읽습니다. 국내와 해외를 구분 지어서 읽고 있고요. 해외는 철저하게 흥미 위주로 읽습니다. 재미있어 보이는 작가들이 너무 많아서 보통 한 작가 작품 읽으면 그 이상으로 안 읽다 보니 대표작 내지는 제일 평가가 좋은 작품 위주로 읽습니다. 단편집은 1권으로 대충 치면 그러해요.

근데 읽다보니 고전 위주로 읽게 되는 건 쩔 수 없는 듯합니다. 제 취향이 그런 쪽이이에요.

예외적인 경우(쥐스킨트, 위고, 위어, 러브크래프트, 웰스, 아시모프, 세이시, 로보텀, 디킨스, 에코 등등)는 제가 그만큼 더 재미있게 읽었거나 주위에 그거 관련으로 떠들 수 있을 때… 정도? 물론 재미만 있다면 더 읽지만, 요즘엔 하도 읽을 게 쌓여서 추가로 읽진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는 수상작 위주로 읽습니다. 사유는 등단 때문에…… 근데 이젠 등단했으니 수상작 위주로 읽을 필요가 없어져서…… 국내는 SF 관련으로 계속 소비할 의향은 있지만 국내 역시 흥미 위주로 ‘발굴 작업’을 계속 거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국내 원로 작가들 책들도 흥미 위주로 픽해서 읽을 듯합니다.

하여튼 중요한 건 재미있어서 읽든, 까는 재미로 읽든, 어느 쪽이건 독서의 원동력이 ‘흥미’라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의무감으로 읽은 것들 솔직히 기억도 안 나고요. 국문과라서 193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한국작가 단편선들 쫙 읽는 수업이 있었는데 거기서 작가 이름 몇몇 개 기억나는 거 빼면 내용 거의 기억 안 납니다ㅋㅋㅋ

그러니 무조건 흥미를 따라가고, 흥미로 읽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대신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웬만해서 내려놓는 일 없이 끝까지 다 읽는 것도 포함이에요.

 

 

다작

많이 쓰기 위해선 자주 써야 합니다. 이 심플한 원칙을 고수하는 게 제일 어렵죠.

기본적으로 단편은 한 달에 한 편, 장편은 최소 2개월~길어도 반 년 안에 쓰는 걸 목표로 잡습니다. 초고 작성이 아니라 완성 기준이고, 장편은 사실 말이 반 년이지만 분량에 따라 달라지니 대충 1년 안쪽이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중요한 건 집필의 감각을 언제라도 유지하는 겁니다. 한 번 쓰기로 했고, 쓰기 시작했다면 그때부터 제 모든 가용 정신력은 창작에 투자됩니다. 밥 먹고 씻고 잘 때 그 어느 때나 다음에 어떤 내용을 쓰고 어떻게 서술하고 어떤 대사를 쓸지 고민한다는 것. 그래서 책상 앞에 앉을 땐 심상이 거의 완전하게 자리잡고 있어 두드리기만 하면 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겁니다.

그리고 초고 쓸 때는 초고가 나오는 걸 보면서 어떻게 퇴고할지 감을 잡아둡니다. 그래서 퇴고의 간격을 좁혀두는 것도 포인트. 초고 완성 후 짧으면 이틀, 길면 일주일의 간격을 두고 퇴고합니다. 이건 제가 기본적으로 다작 그 자체를 추구하기 때문에 작품 하나를 오래 붙들고 있기 싫어서 그런 거지만, 작품 퀄리티의 질적 향상을 보다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아마 기겁할 방식이 아닐까 싶네요ㅎㅎ;;

퇴고까지 마쳤다면 하루이틀은 쉰 뒤, 다음에 뭐 쓸지 새롭게 고민하며 근시일 내에 새 작품 집필에 들어갑니다. 핵심은 쉬는 시간이 어느 때건 2주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겁니다. 집필의 감각을 끊임없이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죠. 만약 2주 이상 쉬어야 한다면 그 쉬는 기간 동안 창작은 못하더라도 작문은 해야 합니다. 집필의 감각을 어떻게든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2주 이상 쉬었으면 손풀기도 반드시 해줘야 하고요.

장편 같은 경우 최상의 사이클은 낮에 하루치 분량(대략 4~5천자)을 쓰고, 저녁에 독서하고 다음날 콘티를 짜는 겁니다. 이걸 주말 제외 한 달만 굴려도 10만자 장편은 한 달 안에 뚝딱 써요.(실제 웹소설 작가에 비하면 가내수공업 수준이지만요)

근데 이건 군대 때나 가능한 최상의 사이클이라, 지금은 다시 사이클 최적화를 거치긴 해야 합니다. 단편은 내킬 때마다 써도 일주일이면 초고를 다 쓸 수 있지만, 장편은 그게 안 되니 최적화가 반드시 필요하더라고요.

쓰지 않을 때 위기의식이 생기는 수준이면 다작을 충분히 잘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당연하지만 이건 철저하게 저에게 최적화된 겁니다…!)

 

 

다상량

기본적으로 ‘이전에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을 추구합니다. 기존의 작품들과 비교해서 ‘별 다를 게 없는 작품’은 되도록 지양한다는 뜻이에요. 외부 작품과의 차별성보다는, 나의 작품들과의 차별성을 더 중요시 여깁니다.

이전에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의 범주는 구조, 인물상, 플롯, 전개, 반전, 연출, 분위기, 감성 등등 그 모든 겁니다. 보통은 이 ‘새로운 시도’가 메인이 되는 쪽으로 구상하지만, 때때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새로운 시도’가 여럿 겹쳐서 한꺼번에 시도될 수도 있어요.

어차피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저만의 레퍼토리가 나오기 마련인지라, 이런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또 새로운 탈피형 시도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기존의 파악된 나’에게서 벗어나면서도 그 과정에서 파악되는 ‘나’의 울타리를 파악하는 구조인 셈이죠.

어쨌든 중요한 건 ‘익숙한 창작’을 하지 않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나 자신을 알아야 하니, ‘리뷰’ 활동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작품 소재나 서사 같은 건 창작할 때 모든 신경을 창작에 쏟아붓는 것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기 위한 베이스는 나올 때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재미있겠다고 느낀 것들이 때때로 찾아오면 절대 놓치지 않고 메모해두는 것도 필수!

그러나 무엇이 됐든 ‘재미있는 이야기’를 쓸 때엔 두 가지 질문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인가?’ ‘구체적으로 어떤 흥미가 이곳에 있는가?’ 전자는 주제의식, 한 줄 요약을 묻는 거고, 후자는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체적인 셀링 포인트를 말합니다. 재미는 너무 포괄적이고 층위가 다양하기 때문에, 쓰는 본인부터가 어떤 재미를 추구하는지 명확히 해야만 독자도 그걸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퇴고 직전까지 생각하는 거라 작품 완성한 이후에 작품을 쓸 때 무슨 생각했냐는 다 휘발되어 없어진다는 게 함정.

초고를 쓸 때나 퇴고할 때나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합목적성’입니다.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다양한 층위의 목적에 있어서 합당하게 쓰고 있는가? 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통과해야 합니다. 바꿔말하면 제가 글쓰면서 의식할 수 있는 모든 요소는 이러한 합목적성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는 겁니다.

저의 대표적인 목적 중 하나는 ‘직관적인 문장’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 번 읽었을 때 두 번 읽을 필요가 없이 이해하게 되는 문장”이고, 추가로 이 범주 안에서 나름대로 미학을 추구하고자 해요. 아포리즘까진 아니어도 압축/함축을 추구하고 있고요. 미니멀리즘이랑은 또 묘하게 궤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간결체를 베이스로 만연체까지 확장할 수 있는 ‘직관성’의 한계치를 시험하는…? 문장 자체에 대한 원칙은 ‘극단’만 배제하는 선에서 ‘직관적이기만 하다면’ 뭐든 허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이러니나 극단과 관련된 목적도 있고, 다양한 목적이 작품 하나를 통해 추구되는 만큼 균형 있게 추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 번 정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니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고요. 생각을 멈추면 안 돼요. 늘 정진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이러한 다상량이 탁상공론에서 끝나지 않기 위해선 다작을 통해 증명해야 하고, 다상량이 더욱 확장되기 위해선 다독을 통해 견문을 넓혀야 합니다. 다상량이 근간처럼 보여도, 사실 셋이 서로가 근간이 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라 뭐가 더 중요하다! 라고 할 수 없네요.

결국 한쪽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셋을 균형감 있게, 그리고 조화롭게, 자신에게 맞는 최적화된 방식으로 추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근데 그래도 굳이 중요한 거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저는 다독을 얘기하려고요. 합목적성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책을 쓰고자 한다면, 재미있는 책을 먼저 아는 게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재미있는 책을 먼저 읽어야겠죠! 씀 이전엔 늘 읽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빌어먹을(…) 합목적성 때문에 코즈믹호러 장편을 연재 중인 저는 대가리가 계속 깨지고 있습니다… orz

여러분의 다독다작다상량은 어떤가요? 댓글로 얘기해주셔도 좋고, 따로 게시글을 파주셔도 좋아요! 이야기를 한 번 듣고싶네요!

창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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