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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일장 개최 안내 (2025/06/16~2025/06/28)

글쓴이: cedrus, 7일 전, 댓글7, 읽음: 172

부쩍 날씨가 무더워진 6월입니다. 외출할 때면 뜨거운 햇볕에 정신을 못 차리겠어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최근 브루노 야시엔스키의 <나는 파리를 불태운다>를 읽었어요. <저주토끼>로 유명한 정보라 작가가 직접 번역한 책이에요. 20세기 초, 파리에서 전염병이 확산되는 동안 사회가 분열되고 체제가 무너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혁명 이후 파리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자리잡았지만, 그로 인해 또다른 ‘계급’이 만들어진 사회입니다. 그곳에서 노동자들은 너무나도 쉽게 굶주림으로 내몰리고 말지요. 공장에서 해고된 어느 노동자가 수압관리탑에 흑사병 세균을 부어 넣으며 파리는 커다란 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도시는 오래전부터 그랬듯 영원한 밀물과 썰물로 들썩거렸다. (브루노 야시엔스키, <나는 파리를 불태운다>, 37쪽)

방역경계선 안쪽,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파리는 인종과 종교, 이념에 따라 조각조각 분열되기 시작해요. 흑사병이 창궐한 도시에서 생존하려는 시도가 2부에서 다양하게 전개됩니다. 군상극의 형태로요.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특히 저를 사로잡았던 것은 도시 곳곳을 흐르는 물결의 이미지였어요. 

옆문에는 수없이 많은 까만 군중이 서로 밀고 밟으며 떠들썩한 물결이 되어 몰려왔다. 피에르는 언젠가 이 무리를 본 적이 있고 자신도 그 안에 파묻힌 한 부분이었던 적 있었던 것 같았다. (브루노 야시엔스키, <나는 파리를 불태운다>, 39쪽) 

따뜻한 물결이 조그만 나뭇조각 같은 그를 덮쳐 나침반도 목적지도 없이 휩쓸어갔다. (브루노 야시엔스키, <나는 파리를 불태운다>, 53쪽) 

거대한 인파는 마치 파도처럼 도시를 휩쓸고 다녀요. 자동차 신사 숙녀 자본 욕망 일상은 파도가 되어, 혹은 파도에 휩쓸려 이곳저곳 흘러갑니다. 

아래쪽의 물은 디젤 모터 피스톤이 돌아갈 때마다 박자를 맞춰 출렁거리며 거대한 심장 판막처럼 규칙적으로 가라앉았다가 솟아올랐고 그렇게 멀리 잠든 파리의 굶주린 동맥 속으로 무색 투명한 피를 매번 새롭게 밀어 내보냈다. (브루노 야시엔스키, <나는 파리를 불태운다>, 68쪽) 

전염병 또한 도시를 흐르는 물을 따라 퍼져 나갔어요. 이어지는 불안 두려움 죽음 혼란 갈등 분열 또한 물결처럼 사람들 사이에 퍼져 나갔고, 도시 전체를 흔들고, 수많은 인간의 목숨을 위협했어요. 누군가는 물결에 휩쓸려 버렸고 다른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신념을 지키고자 했지요. 자본주의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내던 도시는 흑사병 앞에 무너지기 시작했고, 혁명을 꿈꾸는 이들이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내는 장소로 변모합니다. 

이번 소일장의 제시어는 ‘도시의 혈관’입니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도시는 어떤 모습인가요? 그 도시의 근간에는 무엇이 흐르고 있나요? 강이나 수로를 따라 물이 흐를 수도 있겠지요. 어떤 통념이나 믿음이 도시 구석구석까지 뻗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두려움이나 흥분에 찬 분위기가 흘러넘칠지도 몰라요.

여러분의 도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파도를 만들어내는 건 누구인가요?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요? 

제시어를 보고 떠올린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제시어가 본문에 꼭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기간은 6월 16일부터 6월 28일이 끝나는 밤 12시까지 입니다. 무더운 여름, 안전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mile: 

제시어: 도시의 혈관 

분량: 5매 이상 

기간: 6월 16일 ~ 6월 28일 밤 12시  

장르 및 형식 자유 

 

*참여해주신 분들께 소정의 골드코인을 드립니다.

*참여 후 댓글로 작품 숏코드를 달아주세요. 

*참여 리워드는 소일장 종료 후 일괄적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다른 소일장과 중복 참여가 가능합니다. 

ced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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