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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월드를 아시나요?

분류: 책, 글쓴이: 조나단, 7월 7일, 댓글8, 읽음: 109

안녕하세요, 조나단이라고 합니다. 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책 한 권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몇 년전에 사서 책장에 쌓아두었다가 잊고 있었는데, 책장을 흩어보다 뒤늦게 읽게 된 책이에요. 제가 요즘 스릴러를 쓰며 그 안에 갇혀 머리를 찧고 있는 중이라… 환기시킬 다른 장르가 필요했거든요.

SF. 그것도 스페이스 오페라. 정도면 환기가 되겠다 싶어 읽기 시작했죠. 

 

한국 SF에서 스페이스 오페라? 얼마나 제대로 하겠어? 하고 읽기 시작했다가 다 읽고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와~ 이거 스페이스 오페라 맞잖아!

우리 SF 중에는 스페이스 오페라를 표방하고는 지엽적인(?) 이야기만 풀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된 스페이스 오페라를 만난 것 같아 반가운 작품이었어요.

게다가 상당히 재미있어요. <링월드>에서 영감을 받은 게 분명한 작품인데 ‘데미테서렉트’라는 존재와의 대화나, 하이라이트 ‘고래들의 전투’ 같은 묘사에서는 작가의 오리지널리티와 독창성도 느껴져요.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녜요. 제 경우엔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내부 편집(이건 편집자의 문제일까요?)과, 자꾸 개그욕심 부리는 주인공이 그렇더군요(하지만 그건 취향의 문제일 뿐이고).

저에게 이 작품이 멋진 건, 작가가 스페이스 오페라의 장르 규칙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게 느껴졌고 그걸 ‘제대로’ 구사하고 있다는 거예요. 재미와 함께요.

<링월드>를 읽은 분이라면 분명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 읽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하드SF’가 주는 경이로움도 함께 느끼실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는, 브릿G에서 SF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SF 역량을 키우는 첫번째는 작가의 눈높이를 높이는 것인데, <레일월드>는 그 눈높이를 높여줄 수 있는 작품 같아요… 이 정도는 써야 책으로 나옵니다. (음, 이건 저한테도 해당되는 말이군요. :)

한국 SF에서 이런 본격 SF, 제대로 그려진 스페이스 오페라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저 같은 SF 팬들을 위해서요.

 

재미있게 읽은 호기심으로 작가를 뒤져보다… 엄정진 작가님이 브릿G에도 서재를 갖고 계셔서 감상 남겨봅니다. <중재 3부작>으로 기획하신 작품이라는데,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언젠가라도… 오래간만에 제대로, 즐겁게 감상한 스페이스 오페라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작가님. 

조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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