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펜슈타인 : 더 뉴 오더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제 건강검진에서 추가검진 이야기가 나올 연배의 분들(?) 이라면 Wolf3d.exe로 기억하실 초기 fps 게임 울펜슈타인3D의 리부트 시리즈 첫 작품인데요. 나치 독일이 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해 2차 세계대전에 승리한 상황에서 그들에게 저항하는 레지스탕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레지스탕스 인물들 중에 ‘테클라’ 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작중 주인공인 블라즈코윅즈와 잠과 개인의 연속성에 대해 논쟁합니다.(일방적으로 테클라가 블라즈코윅즈에게 말한 것에 가깝기는 하지만요) 테클라는 “어떻게 자고 일어났을 때, 자기 전의 나와 깨어난 후의 내가 같을 수 있다고 장담하지?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라고 묻고 블라즈코윅즈는 “영혼…?” 이라고 답하죠. 테클라가 원한 대답은 아니었을테지만, 적어도 그 대화 이후 둘은 서먹한 관계에서 조금 더 덜 서먹한 동료가 됩니다. 그건 아마 그 대답에 블라즈코윅즈의 진심어린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었겠죠. 작중 블라즈코윅즈는 잠을 넘어서 죽음까지 다녀오게 되니까요. 더 뉴 오더에서는 뇌에 큰 파편이 박히며 오랫동안 혼수상태로 있다 깨어나고, 후속작인 더 뉴 콜로서스에서는… 어… 음… 이건 직접 해보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아무튼 블라즈코윅즈에게 그것은 이해하기 힘든 질문이었겠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질문이었을겁니다. “나는 내가 어제의 나와 같다고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 말이죠.
이런 이야기를 뜬금없이 하는 이유는, 오늘 브릿G가 잠시 서버이관을 위해 멈추기 때문입니다. 모든 정보가 단순하게 이동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과연, 새로운 서버에 둥지를 튼 브릿G는 이전의 브릿G와 같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다면 어떻게 그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블라즈코윅즈는 영혼을 통해 증명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하나의 인터넷 플랫폼에 영혼이 있다면, 저는 그것이 그 안에서 활동하는 유저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고요. 즉, 새롭게 깨어날 브릿G가 이전의 브릿G와 같다는걸 증명할 수 있는건 아마도 브릿G에서 활동하시는 작가님, 리뷰어님, 독자님들이 아닐까요?
아침부터 잡설이 조금 길었네요. 여튼 그렇습니다. 요는, 브릿G가 무사하게 서버이전을 마치고 그 후에 아무렇지 않게 우리 모두 다시 만나서 소설도 올리고, 리뷰도 올리고, 이야기도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월요일입니다. 이제 곧 09시, 본격적인 하루의 시작이고요. 오늘 하루도, 이번 한주도 모쪼록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 행복한 마음으로 다시 만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