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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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없는 너의 세계는중단편 Xx / 판타지, 호러숨바꼭질 놀이의 가사에 숨은 사연아동 복지 시설을 방문한 담당 공무원 ‘나’는 원장과 면담하던 중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꺼내며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라는 숨바꼭질 노래의 기원이 사실 자신이라고 밝힌다. 정확히는 ‘치맛자락 보인다’라는 가사를 ‘머리카락 보인다’라고 바꾸었다고. 30여 년 전, 경기도 포천으로 이사 온 내게는 같이 놀 친구가 많이 생겼는데, 그중 날 때부터 금발이었던 영태는 눈에 띄는 아이였다. 그런데 늘 시간을 보내던 방식으로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던 어느 날, 영태가 실종된다. 「저녁이 없는 너의 세계는」은 현재 널리 퍼진 숨바꼭질 가사의 기원에 대하여 흥미로운 상상을 펼친다. 화자가 어린 시절 별다른 생각 없이 개사하여 부른 노래는 머리색이 눈에 띄던 한 아이의 실종과 함께 잊히는 듯했지만, 한 해가 지난 후 귀신이 함께 놀아준다는 소문과 함께 무시무시한 속도로 확산된다. 그리고 소문은 소문으로만 끝나지 않고 성인이 될 때까지도 화자의 인생을 따라다니는데, 섬뜩한 동시에 서글픈 감정을 자아내는 이야기에서 눈을 떼기 힘들다. 구전과 괴담의 특색을 긴장감 넘치게 잘 살린 매력적인 공포물이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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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악마야연재 텔로 / 판타지, 호러작은 물건 하나로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물안개가 짙은 자그마한 마을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온다. 마을 사람들은 늘 조용하고 두문불출하는 그 가족을 수상하게 여기지만 그 집에 감도는 우울한 분위기에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이른 새벽, 그 수상한 가족의 외동딸이 홀로 마을 강가에 나와 산책하다가 소원을 이루어 주겠다는 악마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 악마가 소원을 들어주는 조건이 남다르다. 영혼을 탐하지도 타인을 해하지도 않고 소원의 가치에 상응하는 소유물을 가져갈 뿐이다. 인간계와 악마계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악마가 등장하는 『안녕, 나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악마야』는 소원을 이룬 사람의 말로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옴니버스 공포 소설이다. 권선징악을 따르지 않는 의외의 결말에 놀라움, 불쾌함, 씁쓸함 등 다양한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에피소드가 펼쳐져 흥미진진하다. 관통하는 메인 스토리나 캐릭터가 없어 다소 아쉬우나 짧은 호흡으로 개성 넘치는 이야기를 부담 없이 볼 수 있으니 바로 읽어 보시길 바란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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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면 눈뜬다연재 김종일 / 추리/스릴러, 호러폭발하는 사건의 배후에 도사린 것들구급차 운전 경력 10년 동안 상식을 초월하는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인내심과 체념이 도가 튼 수정은 남편 무영과 함께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나타난 세단 차량 운전자의 보복 운전으로 큰 사고를 당한다. 3년 전의 이 사고로 인해 수정은 간헐적 폭발성 장애를 진단받고 무영은 자동차의 핸들조차 잡지 못하게 되는 운전 공포증이 생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집 앞 공간을 가로막는 악의적 불법주차와 배설물 사건, 일방통행로에서 목격한 억울한 사고와 목숨을 담보로 한 로드 레이지까지……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일들이 그들의 일상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시리즈, 『몸』, 『마녀의 소녀』 등을 발표하며 호러를 기반으로 한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여 온 김종일 작가의 신작 『잠들면 눈뜬다』는 일면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우연히 마주친 운전자와의 로드 레이지(Road Rage, 도로에서 벌어지는 운전자의 난폭·보복 행위)로 인해 인생의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 시작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피해자들의 공통적인 트라우마 반응이 초현실적 현상으로 구체화되면서 현실 스릴러를 뛰어넘는 장르적 암시가 새롭게 덧입혀진다. 뿐만 아니라 이상동기 범죄자들에 대한 병리적 진단에 더해, 소위 ‘정의구현’이나 ‘참교육’ 등의 언어로 포장된 사적 제재가 성행하는 사회적 진단까지 반영한다. 한 회차 한 회차마다 폭주하듯 펼쳐지는 사건과, 그 배후의 실체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의 스릴과 섬뜩함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실시간 연재의 묘미를 한껏 느껴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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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자유구역중단편 삶이황천길 / SF어떻게 듣느냐, 무엇을 듣느냐.선우는 음악을 사랑한다. 학창 시절 좋지 않은 음질의 노래만 들어왔던 그는, 성인이 되자마자 ‘무손실 음원’을 듣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모든 돈을 끌어모아 음향 기기에 투자한다. 그러다가 청음샵 ‘알트-헥사고니아’를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음악다운 음악을 듣게 된다. 그 이후 소리만을 추구하던 선우는 그러나 소리에, 자신의 믿음에 배신당하고 마는데. 그에게 배신을 알려 준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여자친구, 지현. 세상에 빠져서는 안 되는 취미가 정말 수십, 수백 가지는 있긴 한데, 그중에서도 하나로 빠지지 않고 꼽히는 것이 바로 ‘음향기기’다. 몇백 만원은 훌쩍 넘어가는 엄청난 금액의 음향기기를 보면 그 말에 감히 반박할 수 없다. 실제로 그저그런 스피커로 노래를 듣다가, 중저음이 제대로 들리는 헤드셋을 써 보면 내가 음악을 반만 들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돈만 있으면 저 정도 음향 기계에 지출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떻게’ 듣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듣느냐일 것이다. 그리고 선우와 지현은 알트-헥사고니아에서 기어이 그 ‘무엇’을 듣고야 만다. 음악의 본질을.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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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열차중단편 박부용 v2 / 호러, 판타지#편집부가 추천하는 출판 작품멈추지 않는 인간의 탐구와, 끝없는 미지, 정복욕, 그리고 죽음. 내게 닿은 한 통의 편지는 잊었던 옛 친구에게서 온 것이었다. 한 가지 재밌는 실험의 관객이 되어달라는 기이한 요청. 그 요청은 친구의 비범함을 기억하던 내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결말을 어렴풋이 예상하면서도, 본능에 이끌리듯, 나는 잠들지 않는 도시 클락스빌로 떠난다. * 제1회 어반 판타지 문학 공모전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