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가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댕댕이 소설 8편!

2018.11.15

인류의 오래된 동반자인 ‘개’는 ‘고양이’와 더불어 문학사에서도 영감을 주는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주인을 지키는 충견설화가 비중 있게 발달했는데, 주인을 구하기 위해 물에 적신 몸을 굴려 화제를 막은 ‘오수의 개’ 이야기를 비롯해 각종 설화와 민담이 각 지역마다 산재해 있지요.

이처럼 국내에서는 기록문학을 통해 발굴되는 이야기가 많은 반면 판타지, SF, 추리, 역사 등 장르에 초점을 맞춘 현대서사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마크 트웨인, 오 헨리, 기 드 모파상 등 고전 작가들의 관련 작품을 엮은 앤솔러지도 국내에서 출간된 바 있으나, 고전 번역 문학에서 벗어나 ‘개’라는 단일 주제로 창작소설을 출간하는 프로젝트는 선례가 없었습니다.

무술년을 맞이하여 출간된 8편의 단편소설들은 인류보다 먼저 우주로 쏘아 올려진 ‘라이카’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SF부터, ‘댕댕이’라 불렸던 한국 토종개 동경견을 주인공으로 한 화려한 변신담까지 참신하고 독특한 서사를 고루 갖춘 작품들입니다.

2018년이 가기 전에 꼭 만나야 할 댕댕이 단편소설 시리즈, 이제 모든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토우 by.장아미

정체불명의 늑대 사람과 토종개 동경견이 벌이는 한판 승부
이세계의 변신 행렬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한여름 밤의 판타지아!

원치 않는 이별을 맞이한 직후 슬픔에 잠겨 홀로 거리를 헤매던 유진에게 한 남자가 가판대에서 팔고 있는 흙빛의 작은 인형을 권합니다. 제값을 치러야 효력이 생긴다며 남자는 그녀의 약혼반지를 요구하고, 유진은 고민 끝에 반지를 내어주고 꼬리가 짧은 개 모양의 인형을 받아들지요. 후회하지 않을 거라던 남자의 말을 뒤로하고 걷던 그때, 주변 풍경이 검붉게 물드는가 싶더니 정체불명의 보행자들이 유진을 위협하기 시작하는데…….

흔히 ‘댕댕이’라 불리는 유행어가 작품 속 주인공인 ‘동경견’의 옛 이름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복종심이 강하고 짧은 꼬리가 특징인 토종개 동경견의 일화를 각종 이세계의 존재들과 아울러 역동적으로 담아낸 하룻밤의 환상적인 변신담! <토우>와 함께 만나 보세요.

 

천국의 번견 by.유사본

매일 밤마다 시체가 벌떡! 시체가 벌떡! 여기가 진짜 천국이라고?
천진난만한 반려견의 애정이 빚어낸 달콤 살벌한 사후 세계로 초대합니다!

저승길 끝에 다다른 성수는 앞으로 머물게 될 곳이라며 관리인으로부터 집 열쇠를 건네받습니다.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거주했던 곳과 똑같이 만들어진 집 앞에서 당황스러워하던 그때, 성수는 집 안에서 반려견 똘비를 발견하고 있는 힘껏 반가움을 표하지요. 스스로도 지옥행이 마땅한 인간임을 알기에 성수는 자신이 왜 천국에 왔는지 의문스럽기만 한데, 관리인은 그저 똘비를 위해 천국 같은 환경을 유지해 주면 된다는 말만 반복할 뿐입니다. 그렇게 천국에서의 하루가 저물어 가던 그날 밤, 갑자기 잔뜩 곤두선 채 마당을 향해 우짖는 똘비의 모습을 보고 성수는 위화감을 느끼는데…….

반려견과 인간은 죽어서 어떻게 연결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가장 ‘강아지다운’ 발상이 빛나는 이야기로, 한없이 주인을 사랑했던 천진한 반려견이 빚어낸 달콤 살벌한 사후 세계의 나날들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집니다!

 

견폐 by.서번연

개 울음소리를 따라가다 맞닥뜨린 진실의 흔적들
동서양을 잇는 감동적인 충견설화의 탄생

영문도 모르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늘 함께 지냈던 백구마저 죽어 혼자가 된 몸으로 사찰에 몸을 의탁한 ‘나’는 날마다 들려오는 개 울음소리 때문에 회한에 잠깁니다. 시간이 갈수록 가까이서 울부짖는 듯한 소리에, 원한을 품은 개가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자신을 찾는 것이라 생각해 모든 것을 스스로의 업으로 여기고 있지요. 한편, 검은 개를 앞세워 달리는 대가리 없는 서양귀에 대한 소문이 온 마을을 휩쓸고, 곳곳에서 끔찍한 목격담이 잇달아 들려오는데…….

작품 제목이기도 한 ‘견폐(犬吠)’는 개가 짖는 소리, 또는 짖는 행위 그 자체를 뜻합니다. 머리 없는 기수 두라한의 전설을 차용해 이색적인 공포감을 더하는 동시에, 괴이한 존재로부터 오직 주인을 지키고자 했던 개의 생태적 기질을 앞세워 백구가 자리했던 흔적들을 애틋하게 더듬어 나갑니다. 옛날 어느 한때, 주인을 지키고자 무던히도 애썼던 흰 개에 대한 애수 어린 회고담. <견폐>에서 함께 만나 보세요.

 

늑대의 시간 by.임태경

형태를 넘어선 유대와 교감의 끝에서 파생된 새로운 감각
다시, 제 삶을 찾아 떠나는 백구의 감동적인 이야기

백구로 불리는 ‘나’는 갓 태어났을 때부터 다른 형제들과 비교해 남다른 구석이 많았습니다. 개장수 할멈의 집에서 다른 개들이 2년도 채 못 되어 어디론가 팔려 갈 때에도 홀로 살아남아 7년째 버티고 있지요. 겉으론 볼품없어 보이는 할멈은 개장수를 빌미삼아 한탕을 노리는 인정사정없는 냉혈한으로, 할멈 밑에서 일하는 훈련소장 여자만이 내가 ‘엄마’라고 부르며 유일하게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검사 출신이라고 소문난 할배가 개를 사기 위해 농장에 방문하고, 나는 할멈의 치밀한 계산에 떠밀려 곧 팔려 나갈 위기에 처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남다른 기질이 도드라지며 은빛 늑대의 꿈을 꾸는 백구의 일대기가 애절하게 그려지는 이야기로, 형태를 뛰어넘는 유대가 폭발하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하게 된 백구의 새로운 삶을 담담하게 관조하는 감동적인 성장 소설입니다.

 

마중 by.배명은

주인을 지키기 위해 두 번이나 맞바꾼 생사의 길
전설로 남은 토종개 발바리의 감동적인 모험담

친부에게 학대 받던 주인 아이를 지키려다 눈에 흉한 상처를 입고 죽은 발바리 ‘초롱이’는 마지막 절차인 환생을 기다리며 저승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허락 받은 귀들에 한해 단 하루 동안 이승 출입이 가능해진 귀신단옷날,
왁자하게 축제를 즐기던 초롱이는 여섯 살밖에 되지 않은 주인 아이가 곧 죽어 저승에 오게 될 거라는 비극적인 소식을 듣게 됩니다. 주인과 재회할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초롱이는 주인의 운명에 맞서 위험천만한 모험을 감행하려 하는데…….

소형 애완견을 통칭하는 말로 쓰이는 발바리는 문헌상의 기록으로만 전해지는 한국의 토종견 중 하나입니다. ‘자기 자신보다 주인을 더 사랑하는 이 세상의 유일한 생명체’라는 명제를 입증이라도 하듯, 주인 아이를 지키기 위해 두 번째 목숨을 내건 발바리 초롱이의 마지막 도전이 애잔하게 그려지는 이야기. 저승사자, 사천왕, 염라대왕, 미륵 등 한국 설화와 민담을 기반으로 한 토속적 설정이 탄탄하게 빛나는 동양 판타지. 감동적인 이야기 <마중>을 함께 만나 보세요.

 

보리 by.차삼동

유기견의 주인을 찾아 나선 세 남매의 집요한 추적극
교차되는 시점이 자아내는 탁월한 긴장감과 허를 찌르는 반전!

온 가족이 함께 추수감사절 예배를 마치고 나오던 길, ‘민희’는 작은 방울소리를 내며 거리에서 홀로 떠돌고 있는 강아지를 발견합니다. 주인이 근처에 있을 거라 믿고 동생과 함께 사방을 헤매고 다녔지만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해 임시로 개를 보호하게 되지요. 그러나 부모님의 이혼으로 사이가 불편한 외갓집에 얹혀사는 처지인데다, 애완동물을 키울 수 없다는 할아버지의 엄격한 규칙 때문에 민희를 필두로 한 세 남매는 하루빨리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 주려하는데…….

인터넷과 SNS를 비중 있게 활용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 나가는 아이들의 추적극은 단연 명쾌하고, 발화자의 시점이 교차되는 입체적 구성은 반전의 타격을 배가시키며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우연히 만난 유기견의 과거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각종 미스터리와 진실의 조각들, 그리고 그 중심에 놓인 강아지의 존재감이 더없이 사랑스럽게 빛나는 일상 추리물! <보리>에서 만나 보세요.

 

우주에서 돌아온 지옥견 라이카의 복수 by.dcdc

머나먼 우주로 쏘아 올려진 라이카는 어떻게 되었을까? 
난장의 복수극 너머, 새로운 라이카의 모습을 발견하다

1957년 11월 3일, 구소련의 스푸트니크 2호에 태워진 채 우주로 쏘아 올려진 지구최초우주항행생명체 라이카. 그로부터 정확히 한 세기가 지난 뒤인 2057년 11월 3일, 은하에서 미지의 초능력을 얻은 라이카는 인간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서울에 불시착합니다. ‘지옥견’이라 불리며 인류가 쌓아올린 문명을 초토화시키는 라이카의 위력 앞에 한국 정부는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볼 뿐. 그러나 발사 직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세간의 기록과는 달리, 당시 소련에서 은폐했던 사건의 진상이 추가로 밝혀지는데…….

라이카 추모곡으로 널리 알려진 「Space Dog」 등 인간의 미욱한 욕망에 희생된 생명을 기리는 그간의 작업들에서는 애잔함이 깃든 감성적 접근이 두드러졌다면, 본 작품은 SF적 상상력에 힘입어 라이카를 자발적 행위의 주체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목합니다. 작가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단지 복수극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나아가 무한한 미래의 가능성을 이어주는 가교로서 라이카를 재정의하지요. 지구에도, 우주에도 나쁜 개는 없다는 메시지가 감동적으로 빛나는 이야기, 함께 만나 보세요.

 

개가 된 존 버르의 인간성에 대한 사례 by.송한별

밀폐된 우주선에서 사라진 항해사, 그리고 나타난 웰시 코기 한 마리
대우주무역 시대를 배경으로 현 세태를 꼬집는 한판 풍자극

외우주 무역선 스페이드 호의 선내 폭행 사건 주동자로 구금되었던 ‘존 버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그를 대신해 구치소에서 발견된 것은 갈색 털의 웰시 코기 한 마리. 입항 기록도 남아 있지 않은 이 개는 어쩌다 여기 놓이게 된 걸까요? 평소 폭언과 술주정이 심해 동료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던 존 버르의 거취를 놓고, 승무원 긴급회의가 소집되는데…….

암호화폐 투기 현상이 들끓었던 현대 한국사회의 단면에 착안해, 대우주무역 시대로 이관된 인간군상의 모습을 꼬집는 한판 풍자극이 유쾌하게 펼쳐지는 이야기. 함께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