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부터 추리, 스릴러, SF, 판타지까지 다양한 장르를 통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지현상 작가님과 나눈 서면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죽음이란 대부분의 사람에게 본능적인 ‘공포’이지 않을까요? 단어 하나만으로도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공포 말이지요. 죽음을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의식 밑바닥에 있는 무언가를 툭툭 긁어 건드리는 느낌입니다.”
Q. 안녕하세요, 지현상 작가님. 황금가지 제1회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인 「그날의 꿈」 외에도 브릿G에 직접 올려주신 작품들을 무척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호러, 추리/스릴러, SF, 그리고 판타지까지 다양한 장르를 통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이렇게 서면 인터뷰를 청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간단히 작가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책 보는 것 좋아하고 글 쓰는 것 좋아하는 대한민국 남성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는 지역의 서점에서 근무한 지가 어느덧 8년 차입니다. 한데 서점에서 일한다고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더군요. 하하. 근무가 생각보다 무척 고되답니다.
서면 인터뷰하시는 분들을 보며 늘 부럽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제안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면서도 믿기지 않네요.
Q. 브릿G에 소중한 작품을 등록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인 「그날의 꿈」은 몇 번이고 과거로 돌아가 죽은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예상할 수 없는 결말로 독자를 끌어당깁니다.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는 죽고 싶어 하는 남자가 한 청년과 죽음을 흥정하고 파는 흥미로운 대담에 독자를 초대하지요. 「문 뒤에 지옥이 있다」는 문을 열면 시공간이 무작위로 나타나는 디스토피아에서 주인공이 가족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긴박한 상황을 그립니다. 「우리는 모두 아이를 싫어한다」와 「집으로 가는 길」은 SF 하위 장르인 종말 세계관에서 좀비와 인간의 경계에 있는 한 개인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집필하신 작품에 공통적으로 추리/스릴러와 호러 장르가 드러나는데요. 특별히 좋아하시는 장르나 주로 집필하시는 장르가 있으신지 궁금하며, 있다면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 이와 같은 작품들을 집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저는 재미있겠다 싶은 글을 딱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는 편입니다만, 굳이 좋아하는 장르를 꼽으라면 역시나 호러와 스릴러입니다. 그 뒤로 SF, 판타지, 추리 장르 순이겠네요.
좀 부끄럽지만 한창 의욕만 앞서던 시절에 SF와 각종 신화가 뒤섞인 장편 작업들을 진행해 본 적이 있었어요.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능력에 비해 욕심이 너무 과했던 터라, 결말까지 마무리를 지었지만 말아먹은 원고도 있었고 시놉시스는 그럴듯하게 구상했지만 제대로 써내지 못한 아이디어도 있었습니다. 판타지도 써보려 했는데 워낙 많은 작품을 접해본 장르다 보니 저만의 세계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렇게 별다른 진전 없이 슬럼프를 겪다가, 어느 날 스티븐 킹의 단편집 『옥수수 밭의 아이들』을 읽게 됐습니다. 그전까지는 공포 장르란 ‘오싹오싹 무서운 이야기’ 뭐 이런 느낌이란 편견이 있었는데, 그 편견이 확 사라지는 일이었죠. 그 뒤로 스티븐 킹의 작품도 많이 찾아 읽고, 앨런 포의 작품집이나 『링』 같은 유명 호러 소설을 찾아 읽기도 했습니다. 아! 황금가지에서 출판한 한국 공포 소설 단편집들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ZA공모전을 접하게 되었어요. 아마 3회 차였을 겁니다. 그때 처음 공포 장르 글을 써보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더군요.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여전히 SF나 판타지도 써보겠다며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만, 호러 장르를 가장 좋아하고 주로 쓰게 된 건 아마 그때부터인 것 같습니다.
Q. 「문 뒤에 지옥이 있다」는 문을 열면 시공간이 무작위로 나타납니다. 딸, 아내와 헤어진 이후의 전개는 일상적인 시공간의 뒤틀림이 발생하며 사건이 중점적으로 벌어지는데요, 이 작품 역시 집필하실 때 타임리프의 설정을 염두에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물어보신 작품은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 공모할 소설들을 구상하다가 떠오른 이야기였습니다. 1회 차 공모 때 작업해 놓고 퇴고까지 했던 원고지요. 한데 이게 쓰다 보니까 도통 타임리프가 이야기의 주요 설정이 되지는 못하더라고요. 그래도 불안한 마음을 안고 2회 차 공모에 넣긴 넣었는데, 역시나 떨어졌습니다. 하하하하. 2회 차 예심평 중에 ‘시간여행이라는 개념 자체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야기에 추가로 붙인 것뿐인 작품들이 다수 있다’는 평이 있었는데, 가슴이 팍 찔리는 게 ‘아 딱 제걸 보고 하는 소리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지금이나마 알아보고 물어봐 주셔서 굉장히 감사하답니다. 물론 브릿G에 게시한 글은… 흐름도 문장도 많이 고쳐서 첫 공모 상태보단 많이 양호합니다. 사실 손보기 전의 원고는, 위의 이유가 아니더라도 떨어질 만하긴 했었습니다.
Q. 「그날의 꿈」은 남자친구인 ‘민호’의 시점에서 전개되며, 「우리는 모두 아이를 싫어한다」는 남자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또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문 뒤에 지옥이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아버지가 화자입니다. 특별히 아버지를 화자로 삼으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이야기가 남성 시점에서 주로 진행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A. 그건 제가 남자다 보니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쓸 때 감정이입이 더 잘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성 화자를 다룰 때보다 심리묘사나 감정표현이 더 잘되는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한몫 하지요. 여성 화자를 내세워서 글을 쓰다 보면 말투나 행동은 어느 정도 흉내를 낼 자신이 있지만, 항상 속마음도 진짜 이럴까 의문이 들거든요. 제게 여자는 미지의 존재랍니다. 하하.
‘아버지’라는 화자에 대해서는, 글쎄요. 같은 이유로 남성 화자를 꺼내 들길 좋아하는데 ‘가족’이란 주제를 내세워 쓰려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도 언젠가 ‘아버지’가 될 일이 있지 않을까요? 평생이 지나도록 ‘어머니’가 되어볼 일은 없겠지만요.
Q. 다섯 작품 모두 다소 씁쓸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간단명료하지만 충격적일 수 있는 결말은 읽는 이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데요. 평소 작가님의 집필 방식과 이야기를 매듭짓는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또 집필 활동에 영향을 끼친 작가나 작품이 있다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결말을 정해놓고 쓰는 일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소재만 문뜩 떠오를 때도 있고, 서두를 쓰기도 전부터 결말이 떠오를 때도 있고, 아예 앞뒤 없이 결말만 떠오르는 일도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어쨌든 마음이 이끌려 쓰다 보면 처음에는 생각지도 못한 결말들이 툭툭 튀어나온다는 거지요. 그러다가 정말 이거다 싶은 결말이 떠오르면, 앞의 문장도 조금 고치고 복선도 넣으면서 글을 싹 뒤집어엎고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래서인지 늘 수많은 가능성 중에 하나만을 콕 집어 ‘결말’을 내기에는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합니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를 지으면 좋겠다 싶은 거죠. 어떻게 보면 과한 욕심인데,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제가 생각하는 결말로 독자의 생각을 유도는 하되 ‘딱 이렇게 끝났습니다’ 하고 쓰지는 않도록 노력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쓰다 보면 추리소설처럼 범인, 동기, 트릭, 플롯 다 짜고 쓰는 글이나(물론 작가님들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몇몇 장르를 쓸 때는 저렇게 작업합니다) 장편을 작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연재는 꿈도 못 꾸죠. 글이 언제 뒤집힐지 모르니까요. 하하. 그래서 아예 퇴고를 끝내고 한 파트씩 올려보려고 작업 중인 아이디어는 몇 개 있습니다.
집필활동에 영향을 끼친 작가를 뽑으라면 역시 스티븐 킹이겠네요. 필립 K 딕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화적 SF 상상력도 좋아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조금 논외지만 ‘수메르 신화’와 관련된 대체 역사서들도 좋아합니다. 스티븐 킹의 작품 중에서는 「트럭」, 「금연 주식회사」, 「벼랑」, 「1408」을 정말 좋아하는데 제 작품인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댓글 중에 ‘금연 주식회사 느낌이 난다’는 글이 있어서 그렇게 좋아하는 티가 나나 싶어 뜨끔했던 적이 있습니다.
Q. 단순히 죽음이 아닌 ‘완벽한’ 죽음이라는 거래할 수 없는 추상적 개념을 판다고 표현한 제목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문 뒤에 물리적 공간이 아닌 형이상학적 개념인 지옥이 있다는 제목 「문 뒤에 지옥이 있다」, 그리고 아이에 대한 불호를 개인이 아닌 전체로 확장하는 제목 「우리는 모두 아이를 싫어한다」 등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들입니다. 작가님은 작품의 제목을 대개 어떻게 정하시는 편인지요? 각 작품의 제목이 어디에서 기원하는지 궁금합니다.
A. 제목을 그렇게 짓는 이유는 읽히고 싶은 욕심이 크기 때문입니다. 아직 제 이름만으로 어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보니 제목이 확 끌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죠. 일례로 「문 뒤에 지옥이 있다」의 원래 제목은 그냥 ‘문’이었습니다. 음, 확실히 고칠 필요가 있었어요. 하하.
그러다 보니 단지 끌리는 제목이 떠올라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제목만’ 떠오른 거죠. 그럴 땐 제목에 맞춰 소재를 정하고 이야기를 구성합니다.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가 그렇게 만들어진 단편입니다.
Q. 「그날의 꿈」과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는 죽음이 직접 소재로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우리는 모두 아이를 싫어한다」, 「집으로 가는 길」은 인간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존재가 등장합니다. 「문 뒤에 지옥이 있다」도 살인을 포함한 범죄가 범람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합니다. 작품들이 대부분 ‘죽음’이라는 소재를 기저에 깔고 있는데요. ‘죽음’이라는 소재를 이야기로 푸는 작가님의 방식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에서 ‘죽음’이라는 소재가 어떠한 가공을 거쳐 작품으로 승화되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죽음이란 대부분의 사람에게 본능적인 ‘공포’이지 않을까요? 단어 하나만으로도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공포 말이지요.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일수록 좋겠지만, 공감이 되고 이입이 되어야 무서운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부끄럽지만 ‘죽음’에 대한 특별한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포소설을 쓰다 보니 상황을 더 무섭게, 더 극적으로 몰아붙이려고 의도치 않게 자주 접하는 단어입니다. 죽음을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의식 밑바닥에 있는 무언가를 툭툭 긁어 건드리는 느낌입니다. 너무 솔직했나요? 쓰다 보니 질문에 비해 너무 별것 없는 답변이라 죄송할 따름입니다.
Q. 디스토피아 혹은 종말 세계관을 배경으로, 비범한 존재가 아닌 평범한 개인의 일상을 비틀어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주시는데요. 디스토피아 혹은 종말 세계관이라는 배경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그와 같은 배경 안에서 인물과 서사를 고민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디스토피아나 종말을 맞이한 세계란 저 자신도 전혀 원하지 않는 미래의 모습입니다. 이것 또 한 보편적인 공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쓰는 저조차도 께름칙하고 불편한 배경이라면 공포 소설은 그 ‘배경’만으로도 어느 정도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참혹한 세상 안에, 특정 상황을 만들어 놓고는 주인공을 툭 던져 넣는 거지요. 그리고 글을 쓰면서 주인공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지 지켜봅니다.
주인공에게 어떤 성격을 부여하는지에 따라 자잘한 대사부터 사건, 결말이 다 달라지는데 보통 실제 지인 중에 한 명을 모티브로 삼거나, 인상 깊었던 영화나 소설을 참고삼아 가상의 성격을 만들어 냅니다. 물론 별다른 고민 없이 짜놓은 상황에 취해 그냥 쭉 써내려 갈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보통 제 성격을 많이 닮은 주인공이 끔찍한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Q. 브릿G는 중단편 작품 활동을 비중 있게 지원하고 있는데요, 작가님께서 등록하신 작품들 또한 모두 단편입니다. 단편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큰 부담 없이 여러 작가를 만나보고, 또 여러 아이디어를 접해 볼 수 있다는 것 같습니다. 취향에 맞는 작가를 찾아내기도 좋고, 취향에 맞지 않는 글을 보아도 투자한 시간을 생각하면 그리 리스크가 크지도 않겠지요. 무엇보다 좋은 건 분량이 짧다고 그 내용의 깊이도 얕으리란 법은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작가의 입장에서는, 결말까지 가기 전에 이야기의 힘이 빠지는 일이 장편보다 월등히 적지 않을까 합니다. 실험적인 글도 많이 써볼 수 있고요.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좋은 건, 더 좋은 결말이 생각났을 때 언제든 글을 고치기 쉽다는 점입니다. 하하. 저는 항상 글을 뒤집어 엎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Q. 오픈 베타를 시작한 지 오래지 않은 브릿G에 초기부터 작품을 소개해주셨는데요. 다른 사이트나 지면에서 작업을 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브릿G에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차이점이나 장단점에 대해서도 여쭙고 싶습니다.
A. 음, 일단 브릿G는 타 사이트들과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작가와 독자의 연령층도, 작품을 보는 시선도 조금 다르지요. 워낙 조심스러운 문제라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인터뷰 글을 여기까지 정독해 주신 분들이라면 대부분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브릿G는 기회의 땅이지요. 저처럼 이제 막 걸음마를 떼려는 글쟁이에겐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리뷰나 피드백도 사이트의 제도 자체로 자리 잡고 있고, 다양한 콘셉트의 공모전도 많이 하고, 작품을 선별해 출판 지원도 진행 중이지요. 아직 시행되진 않았지만 멘토링 시스템도 정말 기대 중입니다.
요컨대 브릿G는 스스로 글을 돌아볼 요건들과 종이책에 이름과 글을 올릴 기회가 가득한 곳이에요. 게다가 일단 책이 나온다 하면 공신력 있는 출판사에서 발행되게 됩니다. 사실 이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제가 서점쟁이다 보니 출판사에 좀 민감합니다. 하하. 그리고 독자 입장에서는 출판 작가 분들이 많이 활동하는 플랫폼이라는 것과 중단편이 활성화되어있다는 점, ‘큐툴루’ 배지 같은 레어한 상품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이 있겠네요.
아직 오픈베타 중인 신생 플랫폼이다 보니 유입 유저가 조금 적은 게 아쉽습니다만, 이건 단점이라기보단 어쩔 수 없이 거쳐 가야 하는 첫 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릿G 파이팅입니다! 아참, 이 자리를 빌어 지난 밸런타인데이 때 ‘큐툴루’ 배지 이벤트에 당첨시켜 주신 것과 이번에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를 출판 지원작으로 선정해주신 것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Q. 브릿G에서 읽으셨던 작품이 있다면 기억에 남는 작품을 간단히 추천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A. 저는 솔직히 다독한다 말하긴 어렵고, 제목이 끌리는 것이나 브릿G의 추천작품들을 읽는 편입니다. 그렇게 띄엄띄엄 읽는데도 워낙 재능 있는 분들이 많아 재미있게 읽은 글들이 정말 많지요. 물론 제가 아직 접해보지 못한 작가님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도 읽어본 작품 중에서 한 분 꼽으라면 ‘위래’ 작가님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브릿G 초반에 「쿠소게 마니아」를 접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해 구독해 놓은 작가님이에요. 이번에 동 작품으로 출판 지원도 선정되셨더군요. 축하드립니다.
이분 글을 읽고 있다 보면, 단순히 재미있는 것을 넘어서 그 소재 선정이나, 참신한 설정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 이분 글 중에 「존은 맛있다」라는 글이 있는데요, 전 사실 제목만 보고 이게 좀비 소설인 줄 알았어요. 그때 마침 ZA공모전도 슬슬 진행되고 있었거든요. 근데 아니더군요. 이글을 보고 아이디어가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스포일러일 수 있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읽어보세요, 재밌습니다.
Q. 「그날의 꿈」은 황금가지 제1회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인데요, 당시 수상 소감이 궁금합니다. 또 준비하고 있는 공모전 작품이 있으신가요. 작가님의 작품을 기다리는 독자 분들을 위해 앞으로 집필하고 싶은 방향이나 계획하고 있는 작품이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당시 당선 소식을 본 저는 정말 방방 뛰었습니다. 한창 슬럼프에 빠져있던 시절인데 덕분에 자신감도 조금 얻었고, 공식적으로 첫걸음을 떼게 됐으니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자극도 받았지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그래서인지 제 취향과 맞는 공모전이다 싶으면 일단 써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도 ZA 공모전 접수를 위해 쓴 글이지요. 사심을 좀 드러내자면, 이번에도 좀 잘 됐으면 싶은 마음이 있답니다. 하하. 그리고 올 하반기에 열릴 타임리프 공모전을 위해 장편 소설도 하나 구상 중입니다. 이제 원고지 70매 정도 작업했네요. 일단 장르는 로맨스인데, 언제 본성이 튀어나와 스릴러로 돌아설지 모르겠습니다.
음, 공모전 외의 집필 방향이라 하면, 일단 단편은 호러/스릴러 위주로 계속 진행할 것 같습니다. SF도 떠오르는 단편이 몇 개 있는 참이라 기회만 노리고 있답니다. 그리고 장편 중에서는… 동화 속 주인공들을 모티브로 틀을 짜놓은 세계가 하나 있습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설정인데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네요. 이건 간단히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고, 언젠가 꼭! 브릿G에서 연재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브릿G에서 작가님의 작품을 읽으실 독자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또 이제 첫발을 내디딘 브릿G에 조언 한마디 해주신다면 소중히 듣겠습니다. 작가님의 입장에서 브릿G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그 또한 귀한 자양분으로 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A. 독자 분들께는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인터뷰 기회를 주신 브릿G에도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요. 열심히 쓰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브릿G는 언젠가 크게 성공할 거라 생각해요. 추천, 큐레이션, 공모전, 자유게시판까지! 담당자분들의 정성이 느껴지는 플랫폼입니다. 게다가 이만큼 기회가 널린 플랫폼이 어디 있나요! 아직 홍보가 덜 되었을 뿐인 거죠. 시간이 지나 사람들의 유입이 너무 많아지면, 사실 글을 쓰는 저로서는 경쟁이 너무 치열해 질까 봐 조금 걱정이랍니다.
음, 바라는 점이라면 사이트 기술적인 측면에서 몇 가지가 있습니다. 단문응원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를 띄우는 방식에 관한 것인데요. 숏코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조금 더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한참을 헤맸거든요. 아마 브릿G를 가볍게 즐기시는 독자에게는 너무 어려운 사용법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위의 사항을 수정해주신다면, 해주시는 김에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달린 단문응원에 ‘스포일러를 포함’ 기능을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어떨까 해요. 스포일러엔 독자 분들 만큼이나 작가님들도 민감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소중한 단문응원을 숨겨 놓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스포일러라 그냥 놔둘 수 없다면, 현재는 독자 분께 따로 쪽지를 드려 숏코드 사용을 요청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현재는 독자 분들께서 대체로 잘 응해주시지만, 나중에 사람이 더 많아지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에요. 애초에 조금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고요.
그 외에는 불편 사항 없고 항상 감사하면서 브릿G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는 브릿G 기대하겠습니다! 담당자님 항상 건승시기를 바라며, 이 긴 인터뷰를 읽어주신 독자님들은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Interviewed by 영국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