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향

  • 장르: SF, 일반 | 태그: #환향 #SF
  • 평점×1549 | 분량: 56회, 1,708매 | 성향:
  • 소개: ‘환향’은 살인자의 목숨을 피해자의 목숨으로 치환하는 기술이다. 즉, 살인자는 죽음으로서 벌을 받고, 그 목숨으로 죽은 희생자는 살아난다. 범수는 환향 후보... 더보기

후기 및 넋두리

3월 6일

안녕하세요. 적사각 입니다.

 실시간으로 올렸다는 의미로 첫 연재작인 만큼 후기를 빙자한 넋두리를 기억과 지금의 감정이 날아가기 전에 몇 자 적습니다.

 ‘환향’은 모 공모전에 제출하기 위해 시작한 소설이었습니다. 22년에 썼으니 3년 정도 지났네요.

 세계관의 타임라인을 비롯한 ‘환향’에 대한 설정을 짜고, 인물과 스토리 라인을 구상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내용이 아니었어요. ‘환향’ 세계관에서 살인범을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였습니다. 알고보니 그 살인범이 연쇄 살인범이고… 나중에 쓸지 모르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제멋대로 김윤석 씨를 아버지 역으로 캐스팅했었죠. 하하. 

 꽤 공들여 썼습니다—라고 하기엔 엉성한 200자 원고지 1000매에 육박하는 문자 덩어리가 탄생했습니다. 공모전에서 제시한 분량이 1000매까지였기 때문에 대충 매듭만 지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그 흔적이 ‘40화 브레이크 아웃’입니다. ‘1화 브레이크 타임’에 맞춰서 수미상관을 맞추려고 소제목을 그렇게 지었죠. 그러다보니 결말이 ‘우리의 싸움은 이제부터야!’라는 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소하나의 폭로에 사람들이 힘을 모아줄 것인지, 마음을 바꾼 범수가 어떻게 소하나를 도울지 이런 건 똑똑한 독자분들에게 맡기자는 다소 무책임한 생각이었습니다. 아뇨. 처음부터 거기까지만 그릴 생각이었습니다. 이정도만 그려도 독자분들이 알아서 희망차게 상상하지 않을까? 하고요. 제 계획보다 글이 길어진 탓도 있었습니다. 쓸데없는 묘사에 힘주지 않았으면 분량이 줄어들었겠지만 잘 고쳐지지 않네요 :(

 공모전은 떨어졌고, ‘환향’은 짐이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환향’을 읽은 사람은 제 친구 한 명을 제외하곤 없었습니다.

 이 문자 덩어리를 쓴 저조차도 내용을 잊을 때쯤, 어차피 누군가에게 보일 글이었으니 썩히느니 올리는 게 낫겠더라고요. 평가가 두렵지만 그건 어떻게 올리든 이래저래 똑같으니까요.

 그렇게 24년 10월부터 ‘환향’을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40화까지는 이전에 쓴 분량을 윤색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미 많은 분량을 써놓았고, 그걸 처음부터 갈아엎을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다시 읽어보니 나쁘지 않았다는 것도 제 게으름에 한몫했습니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독자분들도 있으시겠죠. 참고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40화에 가까워질수록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론 그냥 40화로 끝내고 도망칠까?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래선 저한테도, ‘환향’한테도 못할 짓이었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을 맺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죠. 그렇게 16화나 더 써버렸습니다. 40화까지 1000매 조금 넘으니 700매 정도 더 썼네요. 이렇게 길어질 줄은 저조차도 몰랐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는 무한한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개운합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제 나름대로 결말도 마음에 들고, ‘환향’을 통해 제가 어떤 사람인지 더 알게 되었습니다. ‘환향’을 다 읽으신 분들이라면 무슨 의미인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환향’에 대해 아쉽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소재를 잘 활용하지 못했다고 말이죠.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저는 이런 글을 쓰고 싶었나봐요. 굳이 스토리를 고치고, 당사자가 아닌 ‘범수’를 주인공으로 세운 걸 보면 말이죠. 굳건한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이야기를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그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이야기보단 그 안에서 그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나봐요. 그탓에 이야기가 밋밋하거나 범수가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처럼 느껴지는 지점이 있었을 거예요. 그건 제 의도이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실패했다고 봅니다. 그래도 중심부로 많이 끌어오려고 노력했는데 어땠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넋두리를 더 늘어놓고 싶은데, 이딴 문자 덩어리를 던져놓고 할 말도 많다고—이미 많이 했지만— 하실까 봐 이만 줄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고작 후기 남기는 자리가 수상 자리가 될까 봐 일일이 언급하지 못하지만 한 번이라도 댓글을 남긴 작가님들, 독자님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읽어주실 독자님들께도 미리 감사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염치 없지만 다음 이야기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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