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닦은 전개력으로 선보이는 멋진 종합 선물 세트 공모 브릿G 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고독(蠱毒) (작가: 매도쿠라, 작품정보)
리뷰어: melpo, 18년 12월, 조회 152

댓글로 달려다가 너무 재밌게 읽어서 리뷰로 옮깁니다.

다른 단편들로 미뤄보건대, 엄성용 작가는 플롯 구성에 특히 방점을 두는 작가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랑 성향이 겹칩니다. 그래서 어떨까 했더니만 이번 작품도 여지없이 튼튼한 짜임새를 보여주는군요. 확실하게 부여된 각 인물의 역할군, 의심의 초점을 옮겨가며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 추리, 자연스러운 행동 노선의 유도와 사소한 복선 뿌리기 같은 디테일까지. 끝자락에 인물들의 동기가 밝혀지는 부분에서는 감탄이 나왔습니다. 아, 이거 정말 그렇구나, 이렇게 플롯을 완성하는구나ㅡ 그런 느낌이랄까요.

플롯은 더할 나위 없고, 중간중간 무협 팬들을 위한 서비스처럼 삽입되는 각종 설정들도 좋았습니다. 사실 제가 무협은 전혀 안 읽어 본 사람이라 제 입으로 말하긴 그런데 맛있게 살리신 거 같아요. 특별히 장황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생색만 낸 것도 아니고요. 유파 간 갈등이나 협객 간 도의 같은 요소가 작품 구석구석에 잘 녹아들어 있습니다. 운치 있는 전투(..무협 팬들이 뭐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네요) 묘사도 훌륭하고요.

심지어 로맨스 요소까지 아주 매끄럽습니다. 끝에 차에 빗대어 서로를 그려보는 장면에서는 “이게 무협 로맨스라 이거지!!!” 하고 또 한 번 절 뿅가게 했어요.

여기서 갑자기 분위기 깨는 지적 하나: 로맨스 주인공 둘이서 한바탕 고비를 넘긴 이후 장면이 살짝 슥삭 지나가네요. 이 감흥을 좀 더 끌어보시는 게 어떠실지? 여기선 투닥거리기보단 진지하게 감사를 나누고 좀 더 ‘지친 상태’인 듯한 느낌으로 대화를 쓰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사실, 그게 더 말이 되기도 하고요). 로맨스 무드는 이럴 때 한 번 바짝 땡겨서 살려야죠.

아무튼 사소한 지적이고, 현 상태로도 정말 만족한 작품이었습니다. 댓글란에서 어떤 분이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하셨는데 정말 그래요. 그리고 댓글 보면서 알았는데 이제 보니까 차도 디저트였네요…?? 설마 테이스티 문학상 응모하셨나요? 그렇다면 감히 지지해 보건대 유력한 당선 후보이십니다. 응원해버림.

전체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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