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 – 갱스터 기담(奇談) 공모 브릿G 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의뢰 (작가: 리튼라이프, 작품정보)
리뷰어: 리컨, 18년 12월, 조회 67

브릿G에서 24편의 작품을 쓰고 계신 “리튼라이프”님의 중단편작품 “의뢰”는 미국의 갱스터 시대를 배경으로 한 기담(奇談 :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 네이버 국어사전)이다. 주로 중단편과 엽편들이기는 하지만,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오셨기에 어느 정도 완성도 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이 가능했고, “의뢰”는 그 기대치에 걸맞는 작품이었다.

 

** 이하 소설 내용이 들어있으니 작품을 읽으실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주인공 아이작은 헤이튼의 의뢰를 받아 은둔한 킬러 제이콥을 찾아가게 된다. 소설은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해 설명하거나 배경을 알려주려 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곧바로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들어가면서 속도감있게 스토리를 전개한다. 반전의 속성을 가진 중단편 작품들이 가져야 할 미덕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생략과 빠른 전개가 아닐까 싶다.

반전을 위해 지나치게 멍석을 깔아두려는 중단편 작품들은 독자에게 조금이라도 수상한 설정이나 문장들은 기억해둬야 한다는 의무감을 주어 부담스럽게 할 때가 많다. “의뢰”의 경우에는 도입부에서 별다른 설정이 없어 보이지만 곧 아이작과 제이콥 사이에 글로써 보여지는 것 이외의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독자가 눈치챌 수 있게 해준다. 최대한 생략하되 필요한 만큼만 보여주는 솜씨가 최상은 아니더라도 일정한 숙련을 통해 얻은 결과물일 것이라고 짐작된다.

덕분에 아이작과 제이콥에게 숨겨졌던 비밀들 – 아이작에게는 또다른 의뢰가 있었고, 제이콥은 오래 전에 헤이튼과 계약했던 의뢰에 실패했고 그 실패로 인해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 – 이 드러날 때까지 긴장감을 유지한 채 재밌는 반전들을 만날 수 있다. 폭력적인 고용주 헤이튼은 초반과 달리 후반에 가서는 평범한 갱스터로 한정되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다가온 21살의 아이작은 본래 목적을 숨긴 채 제이콥이 말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밝혀내려고 애쓴다. 사냥감처럼 보였던 늙고 초췌한 제이콥은 엄청난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고, 그 윤회가 아이작에게 넘어가면서 끝없는 이야기가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남긴 채 마무리된다.

모든 것들이 뒤집어지지만 작위적이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되는 작품이다. 다만, 이렇게 전형적인 스타일의 군더더기없이 작품들은 비슷한 스타일의 다른 유명한 작품들과 비슷한 점이 많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무리하게 개성을 드러내거나 실험적인 태도를 보여 실패하는 것보다 낫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작가적인 욕심을 조금 노출시켜 독자로 하여금 미끼를 덥썩 물게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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