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냥 막 재미있고 좋았어요. 공모 브릿G 추천

대상작품: 미륵불의 진실된 사랑 (작가: 도래솔래, 작품정보)
리뷰어: 제오, 9월 15일, 조회 87

(감상을 이것저것 쓰겠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을지도. 그냥 막 쓸게요.)

 

시대 배경이?

 

인도?

아니… 중국 어디쯤인가?

혹시 신라나 백제?

그러다가 미르씨가 회복 스펠을 시전했을 때 어? 했고, 박달나무 지팡이로 만다라를 그려서 순간이동을 했을 때에서야 분위기를 파악했습니다.

아, 네, 판타지였군요.

태그를 안 보고 그냥 읽었던 탓입니다. 근데 그러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헤매는 과정도 재밌었거든요.

 

분위기. 느낌.

 

애틋한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로 옛날이야기 같고 군데군데 사랑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좋았습니다. 개그 부분도 저한테는 적당했어요.

문장들은 정말 부드럽게 잘 읽히더군요. 멋졌어요. 기가 막힌 표현에 감탄한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와, 부러워라. (부러워할 자격이 있는지조차 자신이 없었어요.)

 

성냥팔이 소녀의 경험과 상상력.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켜자 화려한 만찬이 나타나지만, 소녀가 워낙 본 게 없어서 그 상상 속 만찬에는 된장찌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죠. (만화 크레용 신짱의 한 에피소드 참조)

그게 접니다.

반지의 제왕 소설에서도 프로도 일행이 숲속을 지나는 장면이 한 페이지 넘게 (제 기억에는 그랬습니다) 온갖 나무, 풀, 꽃 등등과 함께 묘사되는데, 제 머리 속에는 그냥 소나무 은행나무 개나리 진달래 정도만 떠올랐었죠. (영화를 통해서 봤을 때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너무 뭐랄까, 큼직큼직하고 듬성듬성했다고나 할까. 좀더 아기자기할 것 같았는데.)

작품에 이런저런 묘사가 나오는데, 이야기 이해에 방해가 되는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저같은 사람에게는 그 묘사가 뭔지 몰라 상황을 비주얼하게 떠올리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 밀색 머리. 보리, 밀 할 때 그 밀인가? 찾아보니 그게 맞더군요. 이건 제가 무식한 탓이었겠지만, 배경이 동양 쪽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헷갈렸던 것 같아요. 설마 그 밀색일까 하고.

– 읍하다. 이런 말이 있었군요! 찾아보니 인사 방식이랍니다. 울었다는 얘긴가? 했습니다. 아닌 걸로 생각하고 넘어갔지만요.

– 독초. 이건 그냥 독풀로 생각하고 넘어가도 되겠죠?

– 비사. 이건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 세계의 양반을 말하는 건지, 채정아씨의 집안만을 얘기하는 건지. 그냥 넘어갔습니다.

– 오리 침수대. 아 모르겠어. 오리들이 사는 늪지대 비슷한 곳일지도.

– 로도나이트. 에이 뭐 보석이겠지. (맞혔어요!)

– 융복과 태사혜. 멋진 옷과 신발일 거야.

…등등. 그랬더랬습니다.

이건 독자의 소양 탓.

 

진실된 사랑.

 

얼마 전에 올리비아 핫세 주연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을 봤더랬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둘이 그냥 서로 너무 좋아서 발정난 개들처럼 지랄 염병을 하더군요. 그게 어쩜 그리 아름답던지! (그거 말고 로미오와 티볼트의 결투 장면도 볼만 했습니다. 당시 동네 양아치들이 싸웠으면 정말 그랬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그런 게 진실된 사랑 같아요. 커플이 그냥 좋아서 날뛰는 거. 두근거리고, 설레고, 좋고, 화나고… 그런 거. 미륵은 비슷하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고급진 뭔가를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해요. 전 그 부분은 잘 모르겠어요. (박애 좋아하네!) 제가 생각하는 진실된 사랑은 그냥 감기나 홍역 같은 거예요. 질병과 다르게 걸리면 엄청 기분 좋아진다는 것이 다르지만요. (기분이 엄청 나빠질 때도 있긴 하죠) 유전자가 자기 숙주에게 강력한 명령을 내리는 거겠죠. 그게 자기를 파괴할 것 같으면 참는 게 좋을 수도 있겠구요. 세 번째 처녀도 참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지도. 편력기사는 그냥 훌훌 털고 가면 될 것을. 그럼 나중에 다른 상대와 병이 걸릴 수도 있을 텐데. 성미가 급해.

배경 빵빵한 자와 맺어지려 하는 것도 이해는 가요. 그게 사랑은 아니겠지만. 다른 행복을 찾는 거겠죠. (유전자도 동의할 거예요. 자손 퍼뜨리기 좋으니! 성공한다면.)

아, 뭔 소리를…

 

아무튼 정말 잘 봤습니다.

이만.

…하려고 했는데, 다른 편집기에서 쓴 다음에 리뷰 란에 붙이려고 보니 비평 부탁이 있네요. 제가 그런 비평을 할 수준은 안 되지만 일단 저 나름대로 생각해 보면…

저는 딱히 심각한 결함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냥 술술 읽혔어요. 다만 진실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묘사가 애매했달까 하는 게 있는데, 그런 건 별 상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로 써서 독자에게 던져 놓으면 독자가 알아서 읽고 자기 나름대로 받아들일 것 같아요. 그리고 한 군데, 유녜와 미르가 시골처녀가 있는 갈대밭으로 순간이동하는 묘사가 빠져 있어서 잠시 헷갈렸었습니다. 무대가 갑자기 바뀌어서요. 이건 뭐 사소한 부분.

이야기로 풀어내는 방법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한 분은 (그런 분이 있었다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로서는 일단, 작가님이 이야기로 풀어내려고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흠, 작가님의 의도와 그 분의 의견을 둘 다 들어(읽어) 보고 싶기도 하네요.

뭐 그렇습니다.

진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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