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G에서 처음 읽어보는 단편소설 공모 브릿G 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열네 살, 어쩌면 거짓말 (작가: 김노랑, 작품정보)
리뷰어: 아난, 9월 7일, 조회 123

브릿G에 들어와, 소설을 연재하던 중, 리뷰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작가분의 소설은 거의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제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벅찼거든요.

최근엔 머릿속이 답답하고 글이 잘 써지지 않아서 잠시 집필을 중단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리뷰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이 글이 저의 첫 리뷰가 되겠군요.

전문가적인 느낌보다는 개인의 감상과 생각 위주의 리뷰가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글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은 작가가 왜 이런 배경을 설정했을까… 였던 것 같아요.

주인공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집안 (그리고 이혼 가정)의 소녀 입니다. 부모님의 불화를 생생하게

목도하고 가난의 냄새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입니다. 가난의 냄새는 주로 할머니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표현됩니다. 가령 걸레의 냄새,  청소를 해도 사라지지 않는 꿉꿉한 냄새등이 그런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설을 쓸 때 여러가지 상황이나 배경을 설정하는 것이 가능한데, 작가가 왜 이런 어려운 환경에

사는 주인공에 대해서 쓰게 되었는지가 첫번째로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하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가난, 부모의 불화, 새어머니, 불통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아버지…

단순히 어려움을 딛고 열심히 사는 청소년의 이야기는 아니였죠.  그 이전에, 이제 막 월경을 시작하게 된

이 주인공이 조금씩 조금씩 커 나가는 연약한 식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성장통… 이랄까, 사춘기를 지나는 연약하고 아슬아슬한 감성이 느껴졌던 글이었습니다.

조금 슬펐던 것은 그렇지 않아도 사춘기는 아슬아슬한 것인데, 환경의 열악함이 더해져서 슬픔이 가중되는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작가님이 이런 감정적인 부분을 씀에 있어서 굉장히 절제된 톤을 시종일관 유지합니다.

 

그래서 마치 소설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 사고가 슬픈 상황이나 놀랄만한 사건처럼 보여지지 않고,

그냥 현실에서 겪을 법한 일상으로 그려지고 있고 주인공은 그 나이의 아이답지 않게 상당히 모든 상황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느낌입니다. 어떤 부분은 어린 아이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지나치게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모습입니다. 아이들이 돈까스를 시킬 때 혼자 순두부찌개를 시키는 장면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점이죠.

 

하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 주인공은 마음 속에서 울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느낄 수는 있습니다.  어쩌면 이게 현대인들이 감정 처리하는 방식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과잉적인 감정을 상당히 자제하면서 요즘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게 미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글을 읽으며 차라리 이 아이가 울고 떼쓰고 화를 냈더라면 덜 슬펐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기를 적극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삶에 대한 의지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어쨌든 그런 간결한 감정처리엔

작가의 의도가 들어간 것이라 봅니다.

 

작중에는 폭력이 등장합니다.

아버지한테 맞기도 하는 장면이 있는데 (물론 몇문장으로 굉장히 간결하게 처리됩니다.),

글을 읽으면서 그런 물리적인 폭력보다 주인공에게 상처가 되는 것은 주인공 밖의 있는 세계와

주인공이 굉장히 이질적으로 만나게 되는 접점 그 자체가 주인공에게는 고통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자신의 몸이 낯설고 (월경을 시작) 세상이 낯설고 (생리대를 어디서 구매하는 모르는 상황),

그리고 자신을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들 자체가 폭력이 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새어머니는 주인공에게 ‘자신을 다스리는 법’ 이라는 두꺼운 책을 선물하는데,

사실 새어머니가 주인공을 가슴 속 깊이 이해했더라면 그런 책은 선물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 책은 사실 ‘너 앞으로 행동 조심해’ 라는 경고장과 같거든요.

 

그래도 주인공이 끝까지 그냥 덤덤한 반응을 보이며 끝나지는 않습니다.

글의 후반부에 ‘영웅’ 이라는 소년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의 새로운 친구가 되는 이 남자 아이는,

주인공과 꽤 비슷한 상황에 있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영웅이도 새어머니와 살지만 그의 가정은 화목하고 사랑받고 있고 유복한 집안에서 사는

아이입니다. 영웅이는 주인공에게 록음악을 선물합니다. (음악 테이프)  샤우팅 창법이 가득한 과격한

음악입니다. 이것이 주인공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express)하는 것을 처음으로 배우는

과정이 아닌가 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잠시 저도 학창시절을 떠올렸습니다.

전 고등학교 때 일본 록그룹을 좋아했습니다. 물론 주인공처럼 환경이 열악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의 나이 때엔 어쩔 수 없이 뭔가 세기말 적이고 강력한 표현 방법에 끌렸던 나이였던 것 같아요.

(이것은 사담입니다만…-_-)

 

어쨌든 영웅이… (어쩌면 주인공 마음 속의 영웅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에게 테이프를 건네 받은

주인공의 삶은 조금씩 변해갑니다. 아주 조금씩요. (사실 마지막까지 주인공은 주인공을 억압하는

캐릭터 (아버지, 새어머니) 에게 큰 반항을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마음 속엔 자유의 노래가 조금씩 싹트고 있습니다.

언젠간 주인공도 조금씩이나마 힘을 되찾아서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는 날이 오길, 독자로써 바래게 되었습니다.

(자유로운 이미지의 새 사진 한장을 첨부해봅니다.)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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