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의 딸’에게 가해진 사회적 폭력 공모 브릿G 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Y의 딸 (작가: 아그책,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월 18일, 조회 67

얼마 전에 읽었던 작품중에 홍콩 미스터리작가인 찬호께이의 ‘망내인’이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익명의 누군가가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놓은 악의가 가득한 글로 인해 한 중학생 여자 아이가 자살하는 이야기였죠, 대단히 과격하고 폭력적이고 일반적인 현실적 공포를 드러내는 작품이었습니다.. 누구나 보여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타인에 대해 거부감이나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고싶은 본능적 욕구가 있죠, 아니 보여지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는 기미만 보여도 대중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누군가를 매도하곤 합니다.. 사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이 누군가가 어떠한 이야기를 대상이 되는 한 인물에 대해 끄집어내기 시작하면 대중은 자신이 단초를 제공한 것이 아닌 이상 그 이야기에 날개를 달아주게 됩니다.. 내가 먼저 꺼낸 이야기가 아니고 남이 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조금 과장되게 판단한 이유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을테니까요, 그게 선의든 악의든 그 어떤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중은 그렇게 누군가에게 가해지는 대중적 판단에 동참합니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대중은 언제나 제노비스 신드롬의 중심에 있으니까요, 늘 방관자로서 자신의 악의가 희석되리라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비열하고 저열하고 악의적인 인터넷 뉴스들이 쏟아내는 어이없는 뉴스를 보곤 합니다.. 심지어 찾아서 보기도 하죠, 하지만 판단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 이건 아니라는 생각으로 조심하게 되는 것은 있습니다만 여전히 익명과 대중적 공분이라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가해지는 엄청한 악의적 폭력은 지금 이순간에도 도를 넘고 있죠, 가려지고 보여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짓된 정보와 소문에 희생되는 수많은 사람들을 우린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작품도 그러한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아주 단순한 단편적 형태로 누군가가 아무렇게나 찔러대고 두드려대는 폭력의 그늘에 드리워진 악의적 굴레를 벗어날 길을 찾는 우리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입죠, 한 아이가 꿈을 꿉니다.. 오래 전에 자신이 알았던 아이가 꿈 속에 나타난 것이죠, 그리고 그 아이는 자신의 사진을 가지고 있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그 아이의 사진을 찾아보라는 이야기에 꿈에서 깬 나는 아이가 알려준 곳으로 가서 확인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알려준 베란다 책장에는 그 아이와 한 반이었던 중2시절의 도덕 교과서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책등에 큼지막하게 적어놓은 교과서의 참고 사진의 모델이었던 아이를 발견합니다.. 뒤적거리는 교과서의 페이지의 중간중간 등장하는 아이는 한결같이 밝고 예쁜 모습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누구나 아는 윤혜연이라는 연예인의 딸이었죠, 아이들은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지만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리길 싫어하는 아이는 좀체 티비출연이나 광고같은 것도 찍지 않고 단지 엄마의 생일선물로 교과서 모델이 되었다는 것이죠, 이런 예쁜 딸을 둔 윤혜연은 자신의 아이를 대중에 내보이고 싶었는 지도 모릅니다.. 누구나에게 자랑하고 싶은 예쁜 아이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아이는 아빠를 모릅니다.. 어려서부터 싱글맘인 연예인 엄마하고만 살았던 모냥이군요, 그리고 어떠한 이유로 자살이라는 고통스러운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나에 꿈에서 자신의 죽음과 현재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나 봅니다.. 왜 이 예쁘고 누구나에게 선망의 대상인 아이가 죽음을 택했을까요,,,,,

스토리는 그렇게 어렵지않게 흘러갑니다.. 처음의 시작점부터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에 대한 설정을 미리 그려내기 때문에 한 아이에 대한 기억으로 우리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그리고 한 아이의 죽음에 대한 나로 시작된 이야기에 자신의 대입시키기 시작하죠, 가식적인 감정을 끌어내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의 고3의 남학생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의 기준선에서 우린 주인공이 보여주는 기억의 편린들속에서 주변의 악의적 편견을 바라보게 됩니다.. 하나씩 도덕 교과서속의 아이의 모습속에서 비도덕적인 현실적 괴리를 보여주는 것이죠, 성장해가는, 그리고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여린 중2의 아이들의 마음속을 후벼파는 이야기를 대단히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낸 악의는 대중이라는 공분속에서 감춰지며 잔인성을 스스로 감추는 능력이 있죠, 나만 그런게 아닌데, 쟤들도 나랑 다르지 않잖아, 그리고 그게 사실이 아니면 아니라고 하면되지 뭐가 문제야, 이렇게 인간의 잔인한 악의적 근성은 절대적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가해진 감성적 폭력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스스로도 그것이 얼마나 큰 고통으로 대상에게 다가가는 지 모르죠, 자신이 알고있는 이야기가 진실이 아니라면 그뿐이니까요, 이 단편소설은 그런 아이들의 단순하고 간단한 심리적 악의와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대해 아무렇게나 떠들어대는 어른들의 대중적 악의를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죠, 당하는 상대가 아무리 자신의 진실을 드러내려해도 그 순간에 그것은 자기 합리와와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린 압니다.. 그리고 그 거짓된 이야기를 그냥 내버려둔다고 해도 인간이 가진 누군가를 탓하고자하는 사악한 본능속에서 그 더러운 찌꺼기는 사라지지 않죠, 그러니 늘 소문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당하는 사람에게서 남겨진 것은 대중의 폭력으로 생겨버린 흉터밖에 없는 것이죠,

도덕 교과서를 통해 하나씩 찾아가는 아이에 대한 기억들속에서 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이 든 중년 아저씨로서 이 아이의 이야기속에서 나름의 아픔을 인식하게 됩니다.. 한결같이 등장하는 연예뉴스속에서 우울증과 대인 기피증을 앓고 있는 그리고 그로 인해 죽음까지 이어지는 상황속에서 죽음조차 대중의 놀림으로 전락해버리는 현실속에서 저 역시 나와는 상관없는 타인의 삶속에 드리워진 악의를 아무렇지도 않게 방관하는 방관자가 되어버리는 모습을 떠올리며 일종의 죄책감을 느낍니다.. 이 이야기는 대중적 관심이 많은 공인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죠, 우리의 일반적인 삶의 모습속에서도 수많은 아이들이 그들의 삶의 공간이 학교와 가정의 생활속에서 당하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조금은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주변의 친구들과 타인들에게서 거부당하고 소외되는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감성적 폭력을 생각해봐야되는 것이죠, 그게 나의 아이, 당신의 아이, 우리의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 작품 “Y의 딸”은 딱히 반전적 상황도 등장하지 않고 추리적 측면도 그렇게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의도한 대중적 악의성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는 설정은 충분히 즐겁습니다.. 죽음을 택한 아이와 소통하는 현실속의 나라는 인물의 캐릭터성에 대한 공감적 심리와 그의 이야기로 인해 집중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문장적 접근도 마음에 들었구요, 무엇보다 작가님이 가지고 계신 작품적 감성들이 제가 읽은 몇몇 작품속에서 느낀 바와 같이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방법들이 상당히 좋습니다.. 물론 좋은 스토리와 구성으로 추리와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적절하게 혼합하여 보여주신다면 더욱 멋진 대중적 재미가 가득하겠으나 그동안 작가님의 단편들에서 보여주신 감성적 즐거움은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감성이 마음에 들고 아직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몇몇 작품을 통해 작가님의 느낌을 나름 즐겁게 감상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심플한 이야기의 이면에 드러내는 사회적 고립과 소통의 부재와 감춰진 악의적 감성들을 조금은 부족하고 조금은 연약하고 조금은 깨어질 우려가 큰 존재적 캐릭터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며 그 감성적 공유를 하게 만드는 방법론이 무척 재미지고 즐겁게 와닿아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작품 보여주시고 이러한 작가님의 감성을 중심으로 한 미스터리스릴러 중편같은 작품들도 선보여주시면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늘 건필하시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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