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적극적으로 구하여야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제비꽃… 의뢰 브릿G 추천

대상작품: 여름밤의 제비꽃 (작가: kojoman, 작품정보)
리뷰어: 후더닛, 1월 17일, 조회 35

 사랑이 시작되는 이야기를 읽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그것도 적당히 따스한 온천 물에 발을 가만히 담갔을 천천히 몸을 데워오는 온기처럼 무르익어 가는 사랑 이야기를 읽는 것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나 읽었네요.

여름 밤의 제비꽃’ 바로 그런 이야기입니다.

 가볍게 줄거리부터 얘기해 볼까요?

 대학생인 주인공은 친하게 지내는 복학생 선배의 이사를 도와주러 갔다가 그에게서 뜻하지 않게 부탁 하나를 받습니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자기 여동생이 요즘 매일 학교 뒷산을 오르고 있는데 무슨 고민이 있는 같으니 도와달라고 말이죠.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비상식적인 부분이 있는주인공이라면 여동생을 분명 도와줄 있을 것이라면서.

 비상식적인 부분이 있다는 말에 살짝 삐지긴 했지만, 신입생 때부터 자신을 많이 도와준 선배에게 그동안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주인공은 주희(여동생의 이름입니다.) 돕기 위해 생각했던 것보다 어두워서 더욱 적막해 보인 여름 밤의 산을 오릅니다. 주위를 둘러싼 나무들의 으스스한 그림자가 드리워진 길을 홀로 걷는데 갑작 누군가 어깨에 손을 올립니다. 화들짝 놀라 뒤돌아보니, 손을 올린 사람은 만나기로 여동생. 아직 오빠의 부탁으로 자신을 만나러 왔다는 것을 모르는 여동생이 주인공에 대뜸 묻습니다.

 “저기요, 이런 밤중에 산에서 하고 계신 건가요?”

  이런 겁도 없는 처자 같으니. 요즘 같은 세상에 밤길을 걷다가 혼자 걸어가는 성인 남자를 보면 피하는 인지상정일진데 어쩌자고 어깨에 손까지 올리며 말부터 거는 건지? 너무나 대담한 그녀의 행동에, 그녀 자신도 밤중에 산에 혼자 있으면서 그런 질문을 낯선 남자에게 할까 싶어서 여기까지 읽었을 때만 해도! 이거, 공포 소설인가?’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니더군요. 여동생이라는 눈에 알아본 주인공이 무턱대고 내뱉은뭔가를 찾고 있는데 대한 여동생의 대답으로 소설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변화합니다. 여동생이 이렇게 답했거든요.

 “뭔가 라니, 설마난쟁이를 찾고 있나요?”

 이렇게 오빠가 근심했던, 여동생이 매일 밤마다 학교 뒷산을 오르는 까닭이 밝혀집니다. 그녀는 난쟁이를 찾고 있던 거였어요. 그렇다고 그녀의 머리가 이상해진 것은 아닙니다. 아주 정상적인 사고에다 진지한 마음으로 그녀는 매일 열심히 난쟁이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공상을 현실과 혼동한 것도 아닙니다. 여기엔 여동생의 말못한 고민이 눅진하게 배여있는데, 그것은 소설을 직접 읽으실 분들의 재미를 위해 암막을 드리워 놓도록 할게요.

  고민에 대한 단서는 소설에서 미리 깔아 놓았습니다. 주인공이 오빠의 부탁을 받은 시점에 들었던 매미 소리라든가, 밤에 산을 오르기 전에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현실적으로 도저히 이길 가망이 없는 패전 투수의 모습이라든가 하는 것으로 말이죠. 주인공은 매미 소리를 들으면서 매미들이 애타게 찾고 있는 것이 뭘까 궁금해 합니다. 우리는 그게 뭔지 알고 있지요. 매미가 우는 것은 자신과 사랑할 짝을 찾기 위해서니까요. 그리고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게임에서 패배의 절망을 곱씹고 있는 투수의 모습은 자신이 난쟁이를 밤마다 찾고 있는지 고백하는 여동생의 모습과 겹쳐지지요.

 이런 식으로 보면여름밤의 제비꽃 여름밤처럼 참으로 짧은 이야기이지만 사랑에 관하여 작가가 말하고 싶은 주제만큼은 선명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비록 일곱 날밖에 살지 못하지만 순간에도 사랑을 찾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 우는 매미처럼, 그리고 패배를 예감하면서도 일말의 희망을 위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전력 투구를 수밖에 없는 투수처럼, 사랑과 너무나 멀어버린 현재의 모습이라 하여도 체념하지 말고 사랑의 가능성을 찾거나 만들기 위해 먼저 적극적으로 노력하라는 것이 말이죠. 그런 노력이 남들 눈엔 얼른 난쟁이를 찾는 것처럼 비상식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하더라도 사랑을 함에 있어 소극적이 되지 말라고 말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토커가 되라는 것은 절대 안되겠습니다만.

 여하튼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얻는다란 시쳇말도 있듯이, 사랑은 적극성 앞에서 주인공 앞에 나타난 여동생이 그러하듯이 봄날의 제비꽃처럼 홀연히 개화 한다는 것을 소설은 마치 귓속말을 하듯 살포시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소설에 제비꽃이 나오지 않는데도 제비꽃이란 제목이 붙지 않았을까 싶어지네요. 물론 제비꽃엔 수줍은 사랑이란 꽃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제비꽃이란 이름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 다시 제비가 돌아오는 때에 피어난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거든요. 적극적으로 찾고 사랑을 위해 자신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다 보면 제비처럼 사랑 역시 찾아올 것이라는 의미가제비꽃 내포되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앞서 제가 소설이 귓속말을 하는 느낌이라 말했는데, 이런 속삭임이 문득 귀에 들려온다면 소설을 저처럼 아주 귀엽게 여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담없이 벗해 보세요. 언제가 시작했던 자신의 사랑이나 언젠가 있을 사랑의 시작을 머리에 그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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