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함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길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사랑하지 않은 자 무죄 (작가: 정소서, 작품정보)
리뷰어: Julio, 22년 10월, 조회 19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없다면 국가에서 관리 대상으로 분류된다. 분류되어 이송되면 온갖 검사와 치료를 진행한다. 국가에서 결정하지 않았음에도 제발로 찾아간 혜원.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끼며 입원을 결정한다. 병원에 발을 디딘 후 그녀에게 펼쳐진 풍경은 당혹감과 공포감을 일으킨다.

혼란스러움 속에 두 인물이 눈길을 끈다. 그녀의 담당 간호사 박훈과 303호 강민기. 정확하고 차가운 듯 보이는 박훈은 혜원이 그 분위기에 적응할 수록 도와주면서 다른 간호사들과 다른 따뜻함을 비춘다. 이 사회를 부정적으로 보고 감정이 전혀 없어 보이는 강민기는 혜원이 필요할 때 늘 곁에 있다. 툭툭 던지는 말들을 통해 위로 아닌 위로를 전한다.

모든게 낯설게 느껴진 혜원에게 확 각인된 충격적 사실. 수용소에 가기 직전의 사람들은 괴물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사랑을 주거나 받지 못하면 곧 죽음에 이른다는 것. 유난히 무표정 무감정의 느낌을 주던 강민기도 그 괴물같은 존재라는 걸 알게된 혜원은 충격적인 선언을 하게 되는데…

바로 강민기와 결혼을 하겠다는 것!

그 선언 후 예상치 못했던 만남들이 이어진다. 가족과의 만남부터 그 과정을 미리 거쳤던 사람까지. 하나같이 이야기 하는 건 동일하다. ‘넌 후회하게 될거야, 이건 아니야’

온갖 반대에도 혜원은 그 선택을 이어가고, 강민기와 다시 세상으로 나아간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떠하다라고 딱 단정지을 수도 없고, 너무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나타나기에 참 어려운 것 같다. 그 어렵고 추상적인 감정을 객관화하여 표현했다는 점이 신박하게 다가왔다.

감정이라는 개인적인 영역을 국가가 결정하고 관리하며 남들과 다른 사람은 결국 죽음에 이루는 이분적인 구조. 감정엔 사랑만이 아니라 수도 없이 많은 것들이 있는데 왜 하필 사랑이었을까? 사랑을 못 받고 못 하는 것이 그렇게 나쁜건가? 미워하지 못하는 건 나쁜 게 아닐까?

이런 수많은 의문 끝에 나는 나만의 결론에 이르렀다. 결혼 적령기가 되면 온갖 잔소리에 시달려야하고, 결혼을 못하면 집안의 큰 골칫거리가 된 듯하다. 모태솔로, 노총각, 노처녀라는 부정적인 뉘앙스의 말들이 생긴 것도 사회의 틀 안에서 누군가의 결여된 경험을 나쁜 것이라 치부하기 때문이 아닐까.

마지노선에 있었던 강민기에게 혜원을 위로할 수 있었던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있었던 것처럼 사랑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에게숨겨진 뜻밖의 감정들이 풍부하게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사회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 감정들이라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감정들이 더 빛날 날이 찾아온다. 모두의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길, 어리숙함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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