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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작품: 내 최애 아이돌의 수상한 고백 (작가: 해파랑, 작품정보)
리뷰어: 0제야, 5월 21일, 조회 52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수많은 연예인, 가수, 엔터테이너는 우리나라의 공연 예술계, 더 나아가 문화 콘텐츠 산업계를 지탱하는 큰 축이다. 등장 초기 이들은 ‘대중 음악가’로 분류되곤 했다.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하는 그들은 다른 가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돌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의 ‘산업’이 되었으며 ‘팬덤’이라는 소비층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최근의 아이돌은 다른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었다. 그들에게는 특수하고 개별적인 세계관이 부여되며 각각의 구성원은 해당 세계에서 역할을 부여받는다. 그들의 노래에는 하나의 주제가 있으며 팬덤은 마치 그들의 세계관 안에서 이루어지는 역할 게임에 몰입하듯 ‘덕질’할 수 있다.

기획사마다, 개별 아이돌 그룹마다 점차 아이돌 고유의 정체성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소비자의 수요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팬덤이 아이돌의 흥망을 결정한다. 팬덤이 아이돌에게 흡수될수록, 그리고 아이돌과 팬이 쉽게 하나가 될수록 그들은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팬과 아이돌이 쉽게 융화되는 문화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아이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수의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우상화하거나 광신적으로 따르기도 한다. 아이돌에게 인생을 내건 것처럼 행동하는 ‘사생팬’이 있는가 하면, 특정 아이돌을 대놓고 싫어하는 ‘안티팬’도 있다. 팬덤 간의 불가피한 충돌과 싸움은 피할 수 없으며, 하나의 그룹 팬덤 안에서도 좋아하는 멤버의 차이에 따라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팬덤뿐 아니라 소속사 또한 자사의 아이돌을 필요 이상으로 감싸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특정 아이돌의 잘못을 보도하는 기사를 삭제하라고 언론을 압박하거나 해당 기사의 댓글을 삭제, 조작하는 행위는 사실적인 정보를 원하는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혹자는 아이돌 산업이 말 그대로 하나의 우상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비판한다. 적당한 선을 지키며 이루어지는 문화 예술의 향유에서 소비자는 최대의 효과를 보지만, 아이돌을 무비판적으로 믿거나 따르는 행위는 결코 긍정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

해파랑 작가의 연작소설 《내 최애 아이돌의 수상한 고백》은 이렇게 거대해진, 그러나 내부에는 잔뜩 곪은 문제를 하나둘 안고 있는 아이돌 산업의 민낯을 다각도로 풀어낸 소설이다. 하나의 아이돌 그룹 리더를 중심에 두고 기획사 사장과 사생팬, 리더의 가족과 해당 그룹의 다른 멤버, 매니저와 팬클럽 회장, 택시 기사 등의 인물이 등장해 그에 대한 ‘고백’을 한다. 그 고백의 안에는 아이돌 산업의 실상과 팬들이 보지 못했던 리더의 숨겨진 본성, 그리고 미디어와 콘텐츠가 애써 가리고 숨겨온 충격적인 사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내 최애 아이돌의 수상한 고백’이라는 제목처럼 당사자의 목소리를 포함한 주변인의 고백을 담은 이 소설에서 흥미롭게도 그들 모두의 입장은 오직 한 사람을 향해 있다. 아이돌, 그리고 그들의 존재에 질문을 던지는 열다섯 명의 고백에서 독자가 마주하는 것은 거시적인 아이돌 산업 그 자체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미시적으로 여러 개인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그것은 이 소설을 의미 있게 만드는 또 하나의 중심 요소이다.

 

어느 날 내 최애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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