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애증이 필연이라면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언제나 밤인 세계 (작가: 하지은, 작품정보)
리뷰어: 0제야, 3월 27일, 조회 141

쌍둥이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수정란이 나뉘어 태어나는 일란성과 각각 다른 수정란을 통해 발생하는 이란성, 그리고 신체의 일부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채 태어나는 샴 쌍둥이와 난자 하나에 두 개의 정자가 수정되는 반일란성쌍둥이(semi-identical twins)의 사례도 있다. (반일란성쌍둥이는 성별이 모호한 경우와 키메라(일부 세포의 유전자형이 다른 개체)인 경우가 보고되기도 했다) 성과 나이를 막론하고 세계에는 수많은 쌍둥이가 있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특별한 취급을 받아 왔다. 터울 없이 한 해에, 보통은 같은 날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그들에게 주목한다. 모습이 같은 일란성 쌍둥이든, 다른 이란성 쌍둥이든, 평생 타인의 호기심 어린 눈빛과 질문을 감내한다. 같은 학교에 진학한다면 유명인사가 되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등장하면 화제를 모은다. 일반적인 자매 형제와 달리 쌍둥이에게는 어떤 특별한 기운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심리, 정신적으로 쌍둥이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은 많은 세기 동안 이어졌다. 그들에게 일종의 불가사의한 교감이 있으리라는 추측도 여전히 더러 존재한다.

하지은 작가의 장편 연재소설 《언제나 밤인 세계》는 이렇게 다양한 쌍둥이 중 ‘샴쌍둥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판타지 소설이다. 쌍둥이 특유의 신비감을 극대화한 이 작품은 하반신이 붙어 태어난 남매 에녹과 아길라의 이야기다. 쌍둥이를 임신한 여성은 평범한 임신과 출산 이상의 고통을 겪는다. 기술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산모의 생존을 위해 한 아이만 살리는 등의 불가피하고도 긴급한 수술이 행해지기도 했다. 뱃속에서 영양의 불균형으로 한 아이가 사망하거나 다른 형제의 몸 또는 모체에 흡수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하니 건강한 쌍생아가 출생하는 것은 현대의학의 영역에서도 상당히 어려운 영역임에는 분명하다.

하지은 작가는 《언제나 밤인 세계》에서 이러한 고통을 견디고 태어난 두 아이의 시작을 잔인하도록 비틀어 놓는다. 두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이며, 필연적으로 한쪽이 다른 한쪽을 증오할 수밖에 없었다. 에녹과 아길라 쌍둥이의 분리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지나치게 완벽했던 그 수술은 한 아이, 또는 두 아이 모두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말았다.

에녹과 아길라, 하나뿐인 하반신을 운명에 따라 차지한 사람은 남동생 에녹이었다.

 

 

1. 욕망과 성취의 불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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