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들어주는 램프를 발견한다면, 당신은?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나를 복제해 주세요. (작가: 사피엔스, 작품정보)
리뷰어: 그레이 드비, 3월 15일, 조회 51

왠지 내겐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있다. 로또 1등 당첨같은 게 그러하다. 물론 사지 않으니 평생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일어날 리 없는 일이다. 하지만 상상은 할 수 있지.

 

세상에, 이런 신나는 일이 있나!?

 

당장 20억이 생긴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집? 차? 최신형 전자제품? 아니면 세계여행? 아 지금은 코로나 정국이니 그건 빼도록 하자. 아무튼 상상만 해도 좋지 아니한가.

 

 

하지만 로또는 ‘돈’에 한정되어 있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돈이 어쩌지 못하는 것들도 있는 법이다. 자, 돈을 포함해 보다 무궁한 선택지를 주는 마법의 램프, 그 램프 속의 요정을 만난다면 어떨까!?

 

 

<나를 복제해 주세요> 는 그런 까무러칠 정도로 좋을 상황을 맞닥뜨린 한 여성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녀는 갓난쟁이 아들의 육아로 지칠대로 지친 사람이다. 물론 누가봐도 착하고 헌신적인 남편도 있지만 그녀의 힘듦이 해결되기엔 역부족이다.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자고 싶은데 잠들 수 없는 상황에, 마찬가지로 지쳐, 코를 골며 곤히 잠든 남편이 너무 미워 걷어찼다는 서술에선…꺅!! 참으로 생생하게 소름이 끼쳤다. 나 역시 그렇게 걷어 차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싶었기 때문이다. ^^;;

 

이 작품은 한 번이라도 밤잠 설치는 고된 육아를 경험해 본 이들이라면 참으로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본인도, 요 녀석 키울 때… 그땐 그랬지의 기억이 있다. 전쟁아닌 전쟁이었지만 어느새 저 아이도 초딩6학년이 되었다. 음… 자기 사진을 동의없이 올렸다는 걸 알면 뭐라 할지도!? 모를 나이가 된 것이다. 참 세월이 무상(無常)함을 느낀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죽을만큼 힘든 일도 지나가기 마련이고, 잘나간다고 영원히 잘나가리란 법도 없다. 아이 하나를 키우면서도 어디선가 들어본 것만 같은 이런 깨달음의 이야기가 내 것이 되기도 한다.

 

 

 

각설하고, 우리의 주인공 하나는 램프의 요정 지니의 여동생 제나를 만나 소원을 말한다. 바로 ‘나를 복제해 주세요’ 라고. 참으로 신박하면서도 읭!?? 하게 되는.

 

장담하건데, 이런 순간을 만난 대부분…음… 8할의 사람들은 ‘돈’과 관련된 소원을 빌지 않을까 한다. 돈이면 다 돼. 안되는 게 어디 있어? 라는 다소 과장이 분명한 그 말이 통용되는 씁쓸함은 그냥 현실이다. 육아에 있어서도, 재벌집 마나님들은 어떨까를 상상해 보면 육아 도우미부터 최신 시설과 용품, 음식까지- 보통 사람들의 육아와는 그 난이도가 어떠하리라는 건 뭐…

 

그런데 주인공 하나는 다른 선택을 한다. 재물 따위가 아닌, 온전히 아이와 자신과의 친밀감, 물질적인 부요가 줄 수 없는 엄마와 자식 사이 한 시간을 공유하는 그런 온전함을 더 고귀하고 옳은 가치로 여긴다.

 

아! 은혜롭다. 신박하고 참신한 설정으로 시작하는 작품은 분명 선한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으로 가득하다.

 

그런데왜 이 부분에서, 나는 뭔가 개운치 않음을 느끼는 것일까.

 

이 작품을 끝까지 본 나는 어느 정도 내가 느끼는 묘함을 생각해보았다. 까놓고 말해, 선함과 재미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 오해는 마시라. 이 작품은 기존의 사피엔스님의 작품들이 그러하듯 재미있다. 대화들도 일어나는 사건들도, 이 작가님은 이야기 전개를 지루하게 내버려두는 법이 없다(올리신 작품들을 다 보진 못했지만 최소한 지금까진- 대충 기억나는 게 10편 정도….확실히 그랬다)

 

이 작품의 전반을 관통하는 가치관은 선하다. 아니, 그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하실 것이다. (사실 본인은 이 작가님 작품들이 기본적으로 그런 선함이 깔려 있어 좋아하기도 한다) 아니 이 무슨 이율배반, 모순적인 말이냐고 되물으실지도 모르겠다.

 

역시 오해 하지 마실 것은,

 

나는 단점을 지적하려는 게 아니다.

 

독자에 따라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결론적으로 나는 사피엔스님의 작품들을 본인의 것보다 좋게 여기며, 더 나아지시라는 의미에서 요것까지 고려해 보시면 어떨까 하는 말씀을 드리려 한다.

 

 

사실 이건 정말 묘한 지점이라 나 역시 풀어 써보기가 쉽지 않다. 음…

 

미묘한 추세인데, 요즘 TV 예능을 보면 유독 어딘가 모자라 보이거나 허술해 보이거나, 경우에 따라 뭔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누군가가 나오는데 그게 또 인기를 끄는 경우가 있다. 그걸 보는 시청자들은 에이 난 저 정도는 아냐. 하며 상대적인 우월감을 가진다.

 

극단적으로 악당, 악인이 주인공인 경우도 요즘 간혹 본다. 이 경우 독자나 시청자에게 주는 것은 상대적인 카타르시스다. 도덕적으로 아주 선한 사람이 아니어도 어우, 나쁜 놈!하며 본인은 저보다는 착하다 여기는 것이다.

 

반면, 정말 착한 인물이 나오면 그걸 좋게 여기면서도 은연중 또 자신과 비교하며 씁쓸 내지는 우울해 한다. 그게 자신과 비슷한 위치나 나이, 배경을 가졌다면 더 그렇다. 예를 들어 나는 남자고 기혼이고, 어린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적당히? 많이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 작품에서 돕는다는 개념부터가 잘못된 것이다를 깨닫게 하는, 절대적으로 헌신적이고 좋은 남편이요 아빠가 등장하면… 음메 기죽어…하며 상대적인 괴리감을 느낀다. 음… 나도 저런 좋은 이가 되어야지 생각하기 보다 말이다. 이게 보통의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이건 ‘공감’의 상실 내지는 저하를 의미한다.

 

혹시 여기서 시사점을 얻으실 수 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기본적으로 착한 주인공들만 등장하게 되면- 혹시 그 안에서 꽁냥꽁냥 투닥투닥 할지라도, 그리고 끝까지 착하게 결말이 지어지게 되면… 한 편의 ‘재미있는’ 윤리책을 본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는 말. 이 작품 속 캐릭터들은 물고 뜯고, 지지고 볶고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 착하다. 그러니 왠지 뭔가 기대?의 폭이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착한 결말로 끝난다. 여기서 독자들이 어떻게 느끼고 어떤 감정을 가질 것인가- 정말 세밀한 부분이긴 하지만 생각해 볼만한 지점이지 않을까.

 

또 한편 나는 사피엔스님이 지독한 가난, 정말로 참혹하다 할만한 고난이나 비극을 맞닥뜨리는 캐릭터를 그리실 수도 있었으면 한다. 지금까지 사피엔스님의 작품들을 보면(다 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무난한 중산층 이상의- 지적이거나 학업 수준이 높거나, 딱히 돈 때문에 궁하지 않은 캐릭터들만 본 것 같기도 하다.

 

때로 균형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구성도. 의도적으로 삽입된 자극적인 요소는 작가에겐 필수불가결의 고려점이 아닐까 한다. 당연히 알고 계신 내용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은연중 자기도 모르게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친다면 혹 그걸 지루해 할 독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으시길 바란다. 그러니… 일견 횡설수설같은 이 리뷰의 결론이랄지 작가님에 드리는 바램은… 작가님께서 다른 ‘무기’도 생각해 보시라는 것. 경우에 따라 아주 ‘빨간 맛’이란 무기를 장착하시어 매콤히 시전하실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물론 순한 맛을 찾는 독자들도 있을 수 있으니, 이건 어디까지나 옵션의 개념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TMI- 맛이라는 단어로 타고 나온 엉뚱 말이지만 개인적으론 진라면 순한맛 파다.)

 

 

조금 다른 이야기로, 공감되지 않았던 부분을 하나만 들자면

 

주인공 ‘하나’는 복제된 둘에게 ‘두나’와 ‘세나’라는 이름을 붙여주고는, 바로, 종처럼 부린다. 자신과 똑같은 기억과 자아?를 가진 둘이니 만큼 자신의 명령과 지시에 토달지 않고 따를 게 분명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즉시 하대하며 바로 육아를 포함한 집안일에 투입시킨다. 이 부분에서 나는 ‘안드로이드’가 생각났는데 인공지능을 가진 조력자라면 나의 사고 방식과 생각의 패턴을 꿰고(프로그래밍되어), 그대로 움직여주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명령을 통해서 말이지.

 

하지만 작품 속 두나와 세나는 안드로이드가 아니다. 뜬금없이 세상에 나온 것도 당황스러운데 갑작스럽게 내려진 명령에 자신들을 삭제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따르는(물론 반란을 꿈꾸지만) 두나와 세나는, 저 하나의 태도에서부터 어딘가 수긍하기 어려웠다. 이건 복제된 존재들을 인격체로 볼 것이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이긴 한데 오히려 이 작품을 관통하는 착한 맛과는 다소 유리된 느낌이었다. 물론 뒷 부분에 그러한 조치를 후회하는 하나의 장면이 연출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이전에 본 사피엔스님 작품들의 논리적, 인간적인 전개와 비교되어 더더욱 어떤 전개를 만들기 위해 다소 부자연스럽게 지어진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부분이야 말로 망고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다. 넘어가시라.)

 

 

 

거듭 이야기 하지만 이 작품은 재미있다. 충분히, 시간을 내어 읽고 즐기실 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과연 이 작품의 끝이 어떻게 지어질 것인가 상상하며 보는 맛도 있었다. 본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에서 나온 헛소리일 수도 있다. 허니, 직접 확인해 보시면 어떨까?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한다. 추천드리며 이만 휘리릭~~ (램프의 요정이 사라지는 …형용형 BGM이라고 우김)

 

p.s: 위에 나도 걷어차인적 있는 것 같다 했었는데… 확인차 아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런적 있지 않아? 했더니 돌아오는 소리가… ‘죽이고 싶었다.’ 고…. 차원 다른 소름이 쫙… ^^;;;

 

p.s2: 착한 맛 결론 말고 엉뚱한 맛 결론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마지막 소원으로… 재원 역시 세 명이 되고, 세 커플이 되어… 알리바이를 확보한 채 은행을 털… 죄송합니다^^;; 정말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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