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도 쿠데타도 공모(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미세먼지 쿠데타 (작가: 남산, 작품정보)
리뷰어: 루주아, 8월 22일, 조회 36

잘 봤습니다.

전투 장면을 위한 심리묘사는 흥미로웠어요. 특히 그 인질극은 끔찍했지만, 그 끔찍함 때문에 마음에 들었습니다. 광기도 일관적이면 꽤 멋져 보이니까요. 상대의 멘탈을 박살 내기 위해 소중한 사람을 죽이는 건 악당이 할 법한 짓이죠. 잠수함과 구축함의 전투 장면도요.

서로 간의 함정과 계략을 교환하고 일격을 먹이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그러나 그 전투 장면에 들어가기 전과 후는 으음… 뭐라고 할까요. 너무 구멍투성이네요.

먼저 쿠데타 계획이라는 게 그렇게 한 줄로 딱 정리되기는 어렵고, 무엇보다 공군을 장악하지 못했는데 핵잠수함만을 두려워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되네요. 잠수함의 암살이라는 게 결국은 미사일 발사일 텐데 그런 정밀 타격은 공군이 더 잘 수행할 수 있을 거고요. 미군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없고요.

공군과 미군이 살아있는 시점에서 핵잠수함 하나는 아무래도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해군에서 이게 쿠데타라는 첩보를 입수했다면 공군이나 미군도 독자적으로 입수했을 것이고 바다의 암캐 호의 활약 여부와 쿠데타의 실패가 아무런 상관이 없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리플에도 썼지만, ‘바다의 암캐’ 가 대한민국의 공식 선명이라고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사전에 조사해 보셨겠지만, 함명 붙이는 방식이 있잖아요? 잠수함이면 순국선열들 이름이 붙을 텐데 하다못해 백선엽급이라고 하면 좀 모욕적이지만 그럴싸하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바다의 암캐 호와 맞서는 최충헌급 이지스 구축함은 좀 핀트가 맞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와 신의 방패! 이지스 시스템! 이라고 하지만, 그건 대공과 수상 레이더지 대잠기능이 아니니까요. 전투 장면에서도 이지스 시스템이 쓰인 건 방어용으로 단 한 번. 실제로 몰아넣은 것은 소나, 대잠헬기, 어뢰 등인데 오히려 이런 대잠기능을 더 어필하거나 혹은 림팩에서 혁혁한 성과를 보였다는 설정을 넣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차라리 대잠헬기를 다수 운용하는 경항모로 묘사했으면 어떨까 싶네요.

혹시 바다의 암캐 호에서 토마호크를 발사하거나 공군을 틀어 막기 위해 이지스함이 필요한 거라면 직접 상대해선 안되겠지요. 이러면 거꾸로 최충헌함이 수비적인 모습을 보이고 바다의 암캐호가 잠수함 특유의 잠입능력을 통해 처치하는 모습이 더 어울리겠죠.

그리고 해결 방식 또한 무식한데, 예로부터 이 나라는 뭔가가 잘못됐을 때 국민들이 바로잡아왔다. 라고 하지만, 육군에서 벌인 쿠데타를 해군에서 진실을 알리고, 해병대랑 연계해서 막아낸 거잖아요? 그냥 면피용으로 느껴지고 빼도 전혀 상관 없을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안 사령관의 인물상이 너무 편의적인, 그러니까 막선 vs 진견희라는 판을 깔아주기 위한 편의적인 케릭터로 느껴져요. 처음에는 비장하게 등장했는데 정작 이 사람이 하는 건 방독면 필터 팔아서 돈이나 벌자. 이거 이상이 안 되는 거 같아요.

끝에서야 5개년 계획 어쩌고 하는데 그렇다면 초반부 참모들을 단속시키면서 카리스마를 뽐내는 장면을 보여주거나 국회의원들 포섭하거나 하는 그런 유능함을 어필하는 장면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쿠데타의 이유가 원대한 계획이 있어서라고 하는데 그 원대한 계획이 마스크 필터 팔아서 돈 벌자! 라고 하니까 되게 없어 보여요.

설정들이 이상하단 이야기만 길게 쓰고 약 올리는 거 같은데 전투 장면은 재밌었어요. 전투 장면 때문에 끝까지 봤고요. 그러나 세계 세팅이 아주 아쉽습니다. 이 전투 장면이 어울리는 세계 세팅이 따로 있지 않을까요? 미세먼지 때문에 정부가 해체된 아포칼립스 배경이라면 차라리 어울렸을 거 같습니다. 무장 용병집단이라고 하면 바다의 암캐 호 같은 이름도 문제없이 받아들여지고요. 혁명군이 마스크 필터값을 모아서 고용했다고 하면 미세먼지도 쿠데타도 문제없이 받아들여질 거 같은데, 지금은 둘 다 어색하고 받아들이기 좀 힘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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