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조름하면서도 매우면서 달달한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치킨의 맛은 어떠십니까? (작가: 조제, 작품정보)
리뷰어: vega, 4월 20일, 조회 50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코로나)로 인해 집 밖으로 나가는 것도 눈치보이는 요즘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5월까지 지속된다는 소식이 들린 요즘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횟수도 증가했다는 보도도 나오더군요. 자장면, 햄버거, 족발 같은 전통 강자부터 마카롱, 에그타르트 등 디저트까지 모든 음식들이 배달되는 세상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음식은 단연 ‘치킨’이 아닐까 싶은데 치느님이라고도 불리는 이 음식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입맛도 사로잡고 있다고 하니 치킨의 아성(城)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같은 치킨을 놓고서도 개개인마다 느끼는 맛이 다를 수 있고 치킨 뿐만 아니라 음식에 대한 추억들도 있으실 거라 생각하는데 조제 작가님의 「치킨의 맛은 어떠십니까?」도 이런 맥락을 포착하여 서술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품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단편소설답게 분량이 많지 않습니다. 사실 텍스트를 읽을 때 제일 우려스러운 부분이 분량인데 이 작품은 그런 고민을 단박에 해결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짧은 분량 속에 담긴 이야기는 그리 짧거나 가볍지 않더군요!

이 작품은 전반부와 후반부의 뉘앙스가 달라지고 있는데 전반부는 자본주의 사회 속 빈곤층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고 후반부는 아빠와 주인공의 관계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전반부에 나와있는 모습은 당장 우리 집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주변에 흔히 보이는 풍경이니까요. 작가님은 주인공의 심경이 드러나있는 독백(앞으로 납입기한이 몇년이나 남은 학자금대출을 꼬박꼬박 갚는 것도 힘들었고—강조는 인용자)을 통해 이러한 경제적 궁핍의 현장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안에는 주인공의 고단하면서 헛헛한 심경도 녹아내고 있지요. 이런 와중에서 주인공의 아빠는 치킨을 사 달라고 조르는데 주인공은 끝내 치킨을 사주지 못합니다. 돈이 없다는 이유에서인데 작가님은 끊임없이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개인의 삶과 가정이 깨져버리는 고발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치킨은 주인공의 현재 경제적으로 궁핍하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사고로 사망한 아빠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되어서 중요하게 주시하며 읽었는데 주인공이 치킨을 한마리 사고 엄마와 나눠먹는 걸로 보아 원한 관계였던 아빠와의 관계가 조금이나마 나아졌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이런 기류의 변화는 주인공의 대사(그렇지만 시간은 흘러가고 죽지 않는 이상 사람의 상처는 아주 미세하게라도 조금씩 나아진다—강조는 인용자)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과의 관계는 나아졌을까요?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고 보이는데 여러분의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 작가님은 의도적으로 이 부분을 남겨놓아 우리들에게 생각할거리를 던지신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요새 코로나로 집 안에만 뒹굴거리는데 모처럼 재미있고 생각해 볼만한 작품을 읽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시고 여러분들 또한 제가 느낀 감정들을 조금이나마 느끼신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네요! 끝으로 제가 쓴 졸저(著)를 읽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바치며 오늘 밤에는 치킨 한 마리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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