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로 그려놓은 런던의 검회색 골목들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신의 피조물 (작가: 수킴,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1월 9일, 조회 57

저는 브릿G에서 장편을 잘 읽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몇몇 작가님들의 입이 떡 벌어지는 작품들을 보고나서 장편에 손을 대게 되었지요. 이 작품은 이리저리 검색하던 중 ‘이 작품 편집부 추천에서 본 것 같은데…?’ 하고 별 생각없이 클릭한 장편소설로 아직 완결이 되지않은 상태라 감상을 적기가 어려운 면이 있지만, 꼭 추천을 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이 작품은 빅토리아시대(제가 그 시대에 대해 잘 모릅니다만 우리가 흔히 런던과 셜록홈즈를 연상할때 떠오르는 그 시대인 것 같습니다.)에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와 사건의 중심에 있는 한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님은 이 작품 이전에도 웹소설 연재를 해보신 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편을 연재하다보면 부드럽게 다음화로 이어질 때가 있는가 하면 뭔가 어색하게 연결이 될 떄도 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을 읽어보면 매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이음새가 아주 매끄럽습니다.

이런 건 작가님의 소양도 있지만 아무래도 경험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미스테리 장르에서 셜록 홈즈와 잭 더리퍼가 활약하던 근대 런던은 아주 매력적인 무대이긴 하지만 실제로 그곳을 제대로 표현해놓은 작품은 진짜배기 영국작가들 말고는 보기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런던의 모습을 묘사하듯 강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지만 읽어갈수록 생소할 수 밖에 없는 영국의 도시가 왠지 가깝게 느껴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됩니다.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몇 권 연속으로 읽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네요.

정통 미스테리 소설이지만 작가님이 작품의 여기저기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바로 당시의 신분에 따른 격차와 성차별. 특히 당시 동, 서양을 불문하고 존재했던 성차별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초반에는 그런 부분이 다양한 사건들 사이에 섞여 등장했다면 중반부 이후에는 여주인공 한 명의 입을 통해 조금 더 직접적으로 표현됩니다.

장르가 미스테리이고 배경이 익숙하지 않은 시대이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자꾸 바뀌면 아무래도 글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만, 작가님은 그 부분을 로맨스와 잘 버무려서 적절하게 다시 원래 글의 방향으로 가져오시더군요.

눈길을 한 편에 지나치게 끌려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딴 곳을 흘끔거리게 하지도 않는 작가님의 솜씨를 보면 이 작품은 앞으로 100화 이상 연재되어도 첫 화를 읽을 때와 같은 몰입감을 유지하면서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시점의 혼란이 조금 생기는데 전지적 작가시점에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와 객체가 혼돈이 될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영국에서는 쓰지 않았을 거라 생각되는 말투나 단어들이 가끔 몰입도를 흐트러뜨리는 경우가 있어서 조금 아쉽네요. 시대물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죠. 현재 쓰지 않는 말투를 표현해야 한다는 건 아주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최근에 읽어본 장편들 중 가장 잘 읽히고 몰입도도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최근 장편을 많이 읽다보니 어떤 작품들은 읽다가 중간에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의 피조물’이라는 작품은 그렇게 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앞으로도 계속 신작을 찾아볼 것 같은 재미있는 장편 미스테리물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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