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책

  • 장르: 판타지, 호러
  • 평점×65 | 분량: 99매
  • 소개: 헌책방에서 ‘대박 책’을 우연히 손에 넣은 한 무명작가 이야기. 더보기
작가

대박 책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쓴다 감상 브릿G추천 이달의리뷰

리뷰어: JIMOO, 5월 23일, 조회 73

[ 그런데, 어떻게 써야 하죠? ]

대박 책이라는 마법의 아이템을 가지고도 작가는 써야만 한다. 비법은 매일 꾸준히 한 자 한 자 쓰는 것.

의외로 만능이 아니었다. 사실 그게 기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퇴고도 안 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쓰기만 했는데 완벽하다? 잘 팔리기까지 한다? 엄청난 일인 게 맞다. 그 대박 책으로 아무리 재능 있는 작가라도 장편 소설을 완결까지 한 번에 다 쓰진 못한다. 가지기만 하면 펜이 알아서 저절로 써주는 것이 아니라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시간을 들여 직접 써야 한다. 이런 현실적인 묘사들이 <대박 책>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저렇게 대단한 물건을 가지고 있다면 남에게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쓸 법도 한데 대박 책의 원래 주인은 자기가 쓸 생각은 하지 않고 희생될 사람만을 찾으러 다닌다. 어떤 고생인지 잘 알기 때문이 아닐까? 

 

 500원의 의미. 

[ 이거면 됐어. ]

[ 목숨값이라고 해두지. 목숨 걸고 잘 써 봐. ]

500원짜리 동전은 10원, 50원, 100원보다는 가치가 있지만 1000원, 5000원, 만 원짜리에 비해서는 한없이 적다. 특히 요즘같이 물가가 높아진 시대에는 살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지만 라면, 삼각 깁밥, 밥 한 끼를 사 먹기엔 부족한 가치를 가진 500원은 차곡차곡 쌓여야 비로소 쓸 만한 가치가 생겨 나간다. 

글 쓰는 사람은 많다. 소소하게 번다는 사람이 많고 대박 났다는 사람은 흔치가 않다. 쓰는 건 쉽지 않고, 돈벌이는 어려운, 글쓰기라는 비효율적인 일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러 돈 안 벌어야지 이런 사람이 어디 있을까? 생존에 대한 고민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대박 책>의 주인이 되었던 작가들. 

 주인공 소민 작가를 비롯해 그들은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오랫동안 작가 생활을 했고 노력한 만큼 성공하지 못했으며 인생의 쓴맛을 본 그들은 대박 책을 가진 이후, 가지기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자신의 힘으로 대박 난 것이 아니라는 공허감에 다시는 글을 쓰지 못하게 된 사람도 있다. 대박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던 김천만은 그 순간을 잊지 못하고 다시 성공하기만을 바라며 타인을 찌를 칼을 들고 다닌다.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대박 작가가 되고 싶었던 그 사람을 보면 타인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껴와서 출간했다던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한다. 대박 책 가져가길 기다렸다가 작가가 생명력과 잠재력으로 완결을 내면 그것으로 자신들이 득 보기를 기대하는 도민준과 이조부 같은 인물의 존재는, 오싹하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김천만이 어렵고 막막한 시간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글을 계속 써왔다면 지금쯤 어떤 글을 쓰고 있을까? 그 정도로 성공했다면 대박 책 같은 건 없어도 편안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대박 나지 않는 글은 쓸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 짓눌렸던 걸까? 

 

대박 책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 같다. 

작가의 말에 있는나만 없어. 대박책 이란 말처럼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글로 대박을 꿈꾸는 것보다 로또를 사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용복 작가님의 <대박 책>이 주는 교훈이 있었다.

꾸준히 매일 쓰기. 완결 내기. 끊임없는 연구. 성실할 것. 오래오래 버틸 수 있도록 건강할 것.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것들을 챙겨야만 한다.

글쓰기는 분명 가치가 있다. 이것만큼은 동의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경쟁 사회라고 말하지만 글은 자신과의 싸움이 맞는 것 같다.

<대박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았다. 나는 앞으로의 내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의 바람은 계속 쓰고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쓰다가 현생이 바빠서, 정신이 없어서, 잘 떠오르지 않아서, 삶이 너무 버겁고 힘들어서라는 이유로 글쓰기를 중단한 긴 시간이 있었다.

그래도 꾸준히 썼다면 어땠을까? 미완결의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아니라, 완결을 내면서 글쓰기를 이어갔다면? 그게 늘 아쉽다. 더 많은 독자에게 읽히며 팔릴 수 있는 글은 대체 어떻게 써야 하는 걸까? 모른다. 계속 해나가야 할 고민인 것 같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지금보다 나은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 많이 늘었구나, 1mm씩은 성장했구나 하는 글을 쓰고 싶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대박 책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매일 시간을 만들어서 글을 써나가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잘 꺼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글을 쓴다. 글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금상첨화겠지만.

글쓰기는 장거리 달리기에 가까운 것 같다. 1등이 아니면 누군가에게 기억되긴 어려워도 완주하면 기분이 좋다. 충분한 준비와 체력이 없으면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그 전에 쓰러져 주저앉게 된다.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냥 쓴다. 일단 쓴다. 왜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돈벌이도 안 되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나 번뇌가 찾아올 때도 있지만 그래도 글이 쓰고 싶어서,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서 쓰는 사람들이 글을 쓴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이런저런 많은 고민을 하며 작가 활동을 이어 나갈 세상의 작가님들 힘내시길 바란다.

[ 그거 진짜야. 일단 (생략) 끝을 내야하고. ]

[ 완결 말이야. 자네, 글 쓰는 사람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