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유전자를 디자인하는 세상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외치다!

인천 모처의 한 여고에서는 교사와 관리자들이 한데 모여 심각한 회의를 하는 중이다. 최근 학교에서 유전자 편집기술로 태어난 아이들을 제치고 자연 출산반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아지자, 이를 우려한 학교 측의 긴급 대책 회의가 열렸던 것. 유전자 편집기술의 첫 세대 출신인 교감을 비롯해 대부분의 교사들은 이 사실에 납득하지 못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유전자 편집반과 자연 출산반 학생들의 성적을 따로 집계하자는 꼼수를 내기에 이르는데…….

베스트 추천작으로 다시 소개하는 「DesigN」은 유전자 편집기술이 상용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고도로 발달한 생명과학기술로 인해 새롭게 발현된 계급 간의 격차를 날카롭게 담아내는 디스토피아 SF다. 공정한 경쟁이 어려워진 탓에 수능마저 폐지된 변화된 입시 풍경 속에서 의도적으로 고립되어가는 학생들의 생존 문제가 씁쓸하게 다가오지만, 이들의 유의미한 연대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최첨단 기술과 생명윤리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거리인 유전자 편집기술에 대해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이 작품과 더불어 지능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리는 수술이 보편화 된 근미래를 다룬 SF 단편 「우리는 더 영리해지고 있는가?」를 함께 보는 것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