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차 편집부 추천작

감정을 읽는 소녀와 감정이 읽히지 않는 소년이 선사하는 일상 미스터리

영어 선생님이 학교 옥상에서 실족사한다. 자살인지, 사고사인지, 심지어 타살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그 사건 후, 스스로 친구들을 따돌려서 왕따를 자처하고 있는 소녀 임수희가 내게 말을 걸어온다. 카페에 마주앉은 수희는, 자신이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놀라운 얘기를 전한다. 그리고 자신이 영어 선생님의 장례식에서 기묘한 ‘기쁨’의 감정을 느꼈으며, 분명히 누군가가 영어 선생님의 죽음을 기뻐했다고 얘기한다. 그녀는 함께 영어 선생님의 죽음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나는 영어 선생님의 일에 왜 이렇게 신경을 쓰냐는 질문에 대한 수희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기에, 함께 이 일을 캐보기로 마음먹는데…….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의 감정이 읽히는 능력으로 인해 친구와 대화조차 쉽지 않고 사람 많은 곳은 고통스럽기까지 한 소녀. 대부분의 사람과는 말 한 마디 없이 지내는 그녀가 소년의 앞에서만 벽을 허물고 수다스러워지고 감정을 드러낸다. 그런 소녀를 냉정한 눈으로 관찰하고 지켜보는 소년은 소녀에게 있어 타인의 감정에 방파제가 되어 주는 존재다. 겉으로 보기에는 친구 하나 없고 혼자를 자처하는 소녀가 실은 몹시 인간적이고, 반대로 무리 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소년이 사실 감정이 부족하다는 점이 재미있다.

단편으로 만났을 때 다소 부족하던 미스터리의 무게감은 연작의 하나로 수정되면서, 시리즈의 시작을 여는 목적에 완벽히 들어맞는 사건으로 재탄생했다. 이 귀여운 콤비의 이야기는 현재 ‘컨닝’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어서 다음 편이 올라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