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죽음보다 두려운 상실의 형벌이 내려진다면?

사형이 사라진 대신 중죄를 지은 자에게 단계에 따라 신체 일부를 빼앗는 세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김은 4개월 전 아내를 죽이고 귓바퀴를 잃었다.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주는 폐쇄적인 교도소에서 김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쇠락해 가면서도 적응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들릴 리가 없는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한다. 그것은 외부가 아닌 내부, 즉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비웃음, 신음, 속삭임 등 사건 당시의 소리가 뒤섞인 기억에서 깨어난 김은 자신이 또 다른 신체 기관을 잃었음을 깨닫는다.

사형이 사라진 지 백 년이 지난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는 마치 중세 시대에 신체를 절단하는 형벌처럼 가혹한 ‘상실형’이 존재한다. 청력을 잃고 점차 다른 기관까지 잃어 가는 주인공의 불안하고 섬뜩한 심리는 미묘한 긴장감을 띠며 보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서술은 초반에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나, 한 꺼풀씩 드러나는 과거의 정황들을 단번에 아우르는 충격적인 결말까지 읽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