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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님? 사장님! 저승에서 찾아오신 나의 사장님

‘죽은 뒤에도 삶이 이어질 것인가’라는 문제를 익숙하고도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장편 소설 『황천특별공무원』은 ‘죽은 뒤 영혼은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섬뜩한 해석을 제시했던 단편 「증명된 사실」과는 어떤 의미에서 완전히 대척점에 위치하고 있는 소설이다. 『황천특별공무원』에서는 우리네 슬픈 노동의 사슬이 저승에까지 이어져, 죽어서도 일하지 않으면 맘껏 먹거나 쉴 수도 없다. 사실 제사상을 받아야 그나마 먹을 수 있는데, 주인공은 제사를 지내 줄 후손은커녕 결혼도 못하고 죽은 처지라서 쫄쫄 굶으며 죽지도(!) 못하고 있다. 하여 목구멍이 포도청인 신세의 주인공은 저승에서라도 잘 살아 보겠다는 각오로 저승사자 시험에 도전한다.

작가는 그렇게 신입 저승사자가 된 주인공이 명부에서 사라진 망자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를 메인으로, 그 위에 맛깔스러운 로맨스를 가볍게 얹었다. 100화가 넘는 작품이지만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따스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매력적인 전개로 인해, 저승에서의 생활을 소개하는 첫 화부터 저승사자의 애인에게 도시락을 배달 온 심부름꾼 무당이 남긴 ‘사자님이 전해주랬어요’라는 대사를 ‘사장님이’로 오해한 동료들의 수다로 이어지는 유쾌한 에필로그까지 물 흐르듯 가볍게 읽힌다.

자, 저승사자 공채에 도전한 신입 저승사자의 좌충우돌 업무담에 동참해 보자. 죽은 사람들만 한가득인데도, 그 어디보다 사람 냄새 풀풀 나는 저승으로, 출발!

5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죽어서도 벗어날 수 없는 밥벌이의 사슬

뺑소니를 당해 젊은 나이에 저승에 가게 된 은석은 황천특별공무원, 일명 저승사자 채용 시험을 치른다. 죽은 이들은 제사상을 받아야 밥을 먹을 수 있는데, 제사 지낼 후손은커녕 결혼도 못하고 죽은 데다 본디 제사를 지내지 않는 가풍으로 인해 쫄쫄 굶고 있는 처지. 밥 안 먹는다고 굶어 죽는 것은 아니지만, 죽어서까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던 은석은 필기와 구술 시험을 시원스레 통과하여 황천 특별공무원으로 취직한다.

죽어서도 일하지 않은 자 먹지 말라는 슬프고도 재미있는 설정에 힘입은 이야기는 신출내기 저승사자와 노회한 선배 저승사자 들 각각의 사연과 업무 이야기를 풀며 거침없이 굴러간다. 묘하게 현실적인 구석들이 여기저기 넘쳐나는 저승 판타지를 읽다 보면 죽은 이들이 산 자들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다는 당연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따지고 보면 그이들 역시 다 우리네처럼 산 자들이었으므로.) 저승에서나 이승에서나 고지식하리만치 근면성실한 은석을 포함하여 면면이 개성이 가득한 저승사자 캐릭터들의 매력이 눈길을 끄는 몹시도 인간적인 저승 세계를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