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죽어서도 벗어날 수 없는 밥벌이의 사슬

뺑소니를 당해 젊은 나이에 저승에 가게 된 은석은 황천특별공무원, 일명 저승사자 채용 시험을 치른다. 죽은 이들은 제사상을 받아야 밥을 먹을 수 있는데, 제사 지낼 후손은커녕 결혼도 못하고 죽은 데다 본디 제사를 지내지 않는 가풍으로 인해 쫄쫄 굶고 있는 처지. 밥 안 먹는다고 굶어 죽는 것은 아니지만, 죽어서까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던 은석은 필기와 구술 시험을 시원스레 통과하여 황천 특별공무원으로 취직한다.

죽어서도 일하지 않은 자 먹지 말라는 슬프고도 재미있는 설정에 힘입은 이야기는 신출내기 저승사자와 노회한 선배 저승사자 들 각각의 사연과 업무 이야기를 풀며 거침없이 굴러간다. 묘하게 현실적인 구석들이 여기저기 넘쳐나는 저승 판타지를 읽다 보면 죽은 이들이 산 자들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다는 당연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따지고 보면 그이들 역시 다 우리네처럼 산 자들이었으므로.) 저승에서나 이승에서나 고지식하리만치 근면성실한 은석을 포함하여 면면이 개성이 가득한 저승사자 캐릭터들의 매력이 눈길을 끄는 몹시도 인간적인 저승 세계를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