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완벽한 트릭

애거서 크리스티의 첫 소설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로 에르퀼 푸아로가 등장한 것이 1920년 10월의 일로, 완벽한 대칭을 자랑하는 콧수염 탐정 푸아로도 벌써 데뷔 100주년이다.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팽을 탐독하고, 가스통 루르의 『노란 방의 비밀』에 열광했던 애거서 크리스티는 여러 단서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추리 소설을 쓰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힌다. 그녀는 당시 자신의 교구에 살던 벨기에 난민들을 생각하다 은퇴한 벨기에 출신의 경찰을 상상해 냈고, (나중에 애거서 크리스티는 책을 여러 권 쓰다 그가 계속 나이 들자 젊은 새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면서, 처음부터 푸아로의 나이를 노인으로 설정했던 것을 후회했다.) 더러운 자신의 방을 치우다가 탐정만큼은 꼼꼼하고 깔끔하게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이후 에르퀼 푸아로는 『커튼』에서 죽음을 맞을 때까지 30편이 넘는 장편과 50편이 넘는 단편에서 사건을 해결한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바로 그 에르퀼 푸아로가 등장하는 작품 중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이자, 그녀의 대표작이다. 1974년에 알버트 피니, 로렌 바콜, 안소니 퍼킨스, 잉그리드 버그만, 숀 코네리 등 호화 출연진으로 영화화되었고, 2017년에 또 한 번 그에 뺨치는 호화 출연진으로(케네스 브레너라는 지나치게 폼 나는 푸아로와 등장과 함께 사망한 조니 뎁을 포함한다.) 영화화되기도 했다. 호화 기차인 오리엔트 특급 열차가 폭설 속에 고립되고, 한 남자가 열두 번이나 칼에 찔린 시체로 발견된다.(바로 그 남자가 조니 뎁이 맡은 ‘사악한’ 라쳇이다!)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지위도 모두 다른 열두 명의 승객들이 서로의 알리바이를 증명하고, 일견 열차의 승객들은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푸아로는 그 사이에서 실낱같은 단서들을 통해 이 사건 뒤에 숨은 무섭도록 치밀한 계획을 알아차리는데……. 아직 읽어 보지 않은 이가 있다면, 작가와의 싸움에 도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