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매력적인 시대극과 가볍고 경쾌한 추리물의 만남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도시가 확장되던 19세기 런던은 부유층들의 문화와 빈민층의 슬럼이 공존하던 곳으로, 활발하고 소란스러운 이 시절 런던의 풍경은 언제나 몹시 매력적인 시대 추리물의 배경이 되어 왔다. 제목부터 톡톡 튀는 『카데바 소셜 클럽』은 온갖 범죄가 넘쳐나던 이 도시를 주재료로 개성 강한 주인공 콤비를 양념처럼 끼얹은 가볍고 경쾌한 작품이다.

강에서 천에 둘둘 말린 채 버려진 임산부의 시체가 발견되고, 검시관 알렉스는 현장으로 출동하던 길에 백색증으로 흰 토끼처럼 보이는 창녀 라핀느와 마주친다. 라핀느, 일명 핀은 뻔뻔한 얼굴로 알렉스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놀라운 후각으로 각종 냄새의 정체를 신묘하게 맞춰낸다. 그렇게 해서 길 가던 이들이 돌아볼 정도로 커다란 키에 잘생긴 얼굴을 갖춘 상류층 신사와 작고 아담한 키에 흰 머리 붉은 눈의 전직 창녀라는 묘한 콤비가 탄생하게 되는데…….

태그를 유심히 보지 않은 탓에, 놀랍게도 주인공 캐릭터의 정체에 뒤통수를 맞긴 하였다. 덕분에 전채 요리격의 첫 에피소드 「Hare and Human」의 마지막에서 라핀느가 보인 행동이 딱 내 심정.(어쩐지, 그 남자, 너무 완벽하다 했다!!!) 뭐, 브로맨스가 지겹다면 이제는 시로맨스(?)를 맛볼 때가 된 것인지도. 추리 이상으로 특정 장르의 성향이 강하지는 않으니 부담 없이 뻔뻔하고 귀여운 핀과 함께 런던의 어둠을 꿰뚫는 명랑한 추리 활극 속으로 성큼 발을 디뎌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