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죽음의 한 꺼풀 뒤에, 그래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순정 소설’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서로에게 첫사랑이었으나 미처 이루지 못한 남녀가 죽음을 목전에 둔 채 어울린 일주일을 그리고 있지만, 이 글을 로맨스로만 읽기에는 다소 아쉽다. 한 사람 한 사람 작가가 애정을 기울인 것이 느껴지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모두가 가슴에 와 닿는 탓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그것이 언제라도 때 이르게만 느껴지겠지만, 결국 이별 뒤에도 남은 이들은 힘차게 살아가야만 한다. 여러 조연급 캐릭터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다정하고 상냥한 시선은 모든 남은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처럼 느껴진다.

여담이지만 작품의 리뷰 중에, 눈처럼 꽃잎이 쏟아지는 벚나무 아래에서 두 주인공이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하나의 컷처럼 남았다는 글귀가 있었는데, 편집자 역시 유난히 그 장면이 선연하게 잔상처럼 남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하고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 것은 덤.

2017년 9월 2차 편집부 추천작

톡 건드리면 터져 버릴 것 같은 따듯하고 슬픈 감성 판타지

죽음,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만큼 견디기 어려운 것이 있을까. 사랑하는 이가 너무나 갑작스럽게 곁을 떠난다면, 누구나 한 번쯤 후회로 가슴을 칠 것이다. 미처 하지 못한 말에 대한 후회 혹은 하지 않았어야 됐을 말에 대한 후회로. 그리고 그런 후회와 함께 죄책감 혹은 원망마저 인다면, 남은 이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예기치 못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 삶의 이정표마저 잃어버린 이들을 따듯하게 보듬는 글이다.

‘저승사자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찾아온다’는 다소 섬뜩하면서도 애잔한 말과 함께, 오래 전 죽어 그립고 또 그리운 소꿉친구 ‘나무’가 희완의 앞에 나타난다. ‘람우’라는 이름을 ‘나무’라고 부르는 그녀에게, 나무의 모습을 한 저승사자는 친근하게 발음이 엉망이라 꼬집으며 앞으로 두 번만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고통 없이 편하게 죽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앞으로 일주일 뒤에 너는 교통사고로 끔찍한 죽음을 맞을 거라고 경고를 던지며. 그리고 이름을 부르라고 우기는 저승사자와 이렇게라도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어하는 여자 사이의 미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이야기는 나무와 희완의 현재와 과거가 번갈아 진행되며 양파 까듯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감정과 슬픈 인연에 대해 털어놓는다. 둘 사이의 풋풋한 감정의 묘사가 사랑스럽기에 그 갑작스러운 헤어짐이 더 애잔하고, 마침내 진실이 모습을 드러낼 때 그것은 톡 건드리기만 해도 툭 하고 터져버릴 것처럼 슬픈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죽음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는 따듯하고 잔잔하다. 뒤 이은 에피소드도 모두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