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초능력자의 등장으로 힘이 전부가 된 세계에서 사소한 초능력 덕분에 모든 것을 잃게 된 주인공이 등장하는 안티 히어로물 『갤럭시 S20 울트라- 슈퍼마이너리티 히어로 오리진』은 유쾌하고 발랄한 작품이다. 주인공 한여름은 종합 격투기 선수로 활동하다 막 은퇴한 참에 S전자의 신형 폰으로 사진을 찍는 순간 촬영 대상을 무조건 넘어트리는 초능력이 발동하고, 초능력자로 찍히며 격투기 업계에서 영구 제명을 당하고 활동 경력을 모두 잃는 참사를 당한다. 더욱 심각한 비극은 이 저주스러운 신형 폰의 약정 기간이 무려 4년이나 남았다는 사실. 우울감에 집에 처박혀 있던 그녀는 단골 국수가게에 식사를 하러 갔다 전기 능력을 사용하여 가게 사장 아주머니를 겁박하던 히어로 상필을 때려눕히고, 자신의 이 아주 사소하고 별 것 아닌 초능력도 쓸모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데.

‘안티 히어로의 히어로 사냥담’이라고 해야겠지만, 이 작품은 사실상 주인공이 자신의 약점을 두뇌와 신체 능력으로 보완하며 무늬만 ‘히어로’인 ‘빌런’들을 때려잡는 통쾌한 액션물이다. 동전에 전기를 쏘는 능력부터 담뱃재를 폭탄처럼 터뜨리는 능력, 음속으로 달리는 능력, 심지어 동물을 죽이면 그 동물의 힘을 흡수하는 다소 끔찍한 능력까지 각양각색의 초능력이 등장하는데, 거기에 비하면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찍으면 그 대상을 넘어지게 만드는 초능력이라는 것은 한도 없이 초라해 보이건만 한여름은 전직 격투기 선수로서의 기술을 십분발휘하여 못난 히어로들을 잘근잘근 밟아 가며 참교육시킨다. 명필을 붓을 가리지 않는달까. 어쨌거나 ‘히어로’라는 이름 하에 온갖 못된 놈들이 맘대로 설치는 소설 속 세상은 그릇된 인성을 가진 자가 큰 힘을 가지면 문제가 된다는 점을 너무도 명백히 보여 준다.

남산 작가는 같은 플롯으로 장편 연재물을 쓰던 중에 글이 너무 잘 써져서 단편으로 완성을 해 버렸다고 하는데, 오름 하나를 단신으로 없애 버릴 정도로 강력한 능력자가 결말에서 악당 같은 대사만 남기고 사라진 것부터 히어로 랭킹 체계나 히어로와 경찰의 관계, 히어로의 직급이나 수입 등등 세계관의 많은 부분이 여전히 덜 풀린 채로 남아 있다. 좀 더 한여름 양의 활약을 만나 보고 싶은바, 모쪼록 ‘오리진’이라는 단편의 제목에 어울릴 이후의 이야기를 장편으로 만나 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